몇 년 전까지 서마산 시장 근처에서 작은 대폿집을 운영하시던 저희 큰 고모가 바로 어제 들려주신 이야기 입니다.
어제 낮. 고모댁 거실.
고모 : 아우 윽수로 졸립네
나 : 고모 잠깐 주무실래요?
고모 : 아이다. 지금 자면 새벽에 잠이 안 와가 고생한다.
제가 고모댁에 놀러와서 불편하신 것 같아서
나 : 그럼 방에 들어가서 주무세요.
고모 : 내는 365일 거실에서만 자. 방에서는 잠을 못 자.
나 : 왜요, 고모?
고모 : 불편해서. (졸린 눈으로) 인자 그기 안 나타나네... 딴 데로 가삤나... 참 착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물었죠.
나 : 누가요? 귀신이요?
그때부터 자세히 말씀해주셨다.
고모 : 귀신인지는 몰라. 생시 같기도 하고. 옛날에 나 장사할 때, 방에서 자고있는데 누가 툭~툭~ 치드라. 첨엔 쫌 무서웠는데, 그 담에는 그기 툭툭 치믄서 "니 빨리 일나라. 일나서 나가라." 이래 하는기다. 그래가 평소보다 좀 일찍 나가면 그날은 장사가 대박이 나드라. 손님들 음~청 몰리오고... 먼저뻔에 느그 둘째형(고모의 둘째 아들)도 짝은 방에서 먼 소릴 들었다카는데 잘 모르겠다. 그기 참 착했는데...
나 : (속으로 오오~ 신기하다~) 그럼 이제 방에서 주무셔도 되잖아요?
고모 : 이젠 더버서 거실서 잔다. (웃으시며) 맹미이(고모의막내딸)한테 이기 어디갔을꼬? 하니까 옆방에 있다카드라(막내딸의 장난)
무섭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신기한 현상이었고, 막상 착한 귀신인지 그냥 어떤 현상인지 모를 그 존재를 못 보게 되어 아쉬웠습니다. 고모께서는 미신을 전혀 안 믿으셔서 생시현상이라고 말씀하셨지만요... 연로하셔서 지금은 장사를 못하시지만, 계속 하셨다면 꽤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지금도 그때 손님들한테 전화가 와서는 "어디서 장사 안합니까?"라고 물어본다네요.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