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쓰는 거라 떨리네요 잘 부탁드려요^^

어떤 면에선 제 인생 중 제일 무서웠던 이야기입니다.

- 전봇대 귀신-

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27사단에는 매우 유명한 귀신이 살고있다.

나는 헌병 특기를 받아서 27사단 헌병대로 자대배치를 받았다.

처음 27사단에 가게 되었다는 얘길 들었을 때, 나는 이제 죽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군기가 빡세기로 소문난 헌병, 게다가 지옥의 27사단이라니...

'38도선'을 표시한 바위로 된 표지판을 보게 되자 슬슬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우선 모든 신병을 27사단 보충중대로 보내지는데, 마침 양력 1월 1일이 끼어 있어서

그곳에서 꿀맛같은 일주일을 보냈다.

헌병은 나와 내 동기 단 둘 뿐이었다. 다른 풋내기들 앞에서 헌병 맛도 못 본 내가,

있는 가오 없는 가오 다 잡고 있을 때, 헌병대에서 우리를 데리러 왔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27사단 헌병대로 끌려갔다.

무시무시해 보이는 선임들은 갈굴 때는 눈물이 쪽 빠지게 갈구는데,

이성이라는 게 있어서 그런지 이유가 있을 때만 갈궜다.

신병 대기 기간이라고 1주일 동안 내무실에 혼자 앉아서 아무 것도 안하고 있으려니

더 죽을 맛이었다.

대기 기간이 끝나고 드디어 근무에 투입이 되었다.

헌병은 야간 근무가 위병소 근무와 영창 근무 그리고 불침번 세 가지 밖에 없다.

그 중에 첫 근무가 새벽 2시 ~ 4시 까지 2시간 동안 서는 위병소 근무였다.

3명이서 근무를 서는데, 위병소 내근 1명 밖에서 경계서는 두 명으로 나뉜다.

30분에 한 번씩 교대를 하는 식이다.

첫 30분이 지났고, 일지 작성을 마친 왕고가 투고랑 교대하여 막내인 나랑 왕고랑 

경계근무를 시작했다. 병장이었던 왕고는 심심했는지 나에게 무서운 얘기를 해주었다.

왕고 : 야

나 : 이병 ㄱㄱㄱ!

왕고 : 너 전봇대 귀신 아냐?

나 : 잘 모르겠습니다!

당시 경계 근무자 두명은 서로를 마주본 채 서로의 등 뒤를 경계하는 식으로 근무를 섰다.

왕고는 내 20미터 정도 뒤 쪽에 있는 전봇대를 가리켰다.

왕고 : (목소리를 깔며) 여기 화천에는 전봇대 귀신이라는 게 있는데 말야, 긴 생머리에 

          흰 소복을 입고 꼿꼿이 서서는 미동도 하지 않아. 근데 전깃줄 위를 스윽~ 하면서 이동해서 다녀.

          이 전봇대에서 저 전봇대 또 다른 전봇대로.

내 등골은 점점 오싹해져왔다.

왕고 : 근데 그걸 목격한 사람이 한 둘이 아냐. 77연대 79연대 애들도 초소 근무 설때 목격했었어...

         더 무서운건, 전깃줄 위를 지나가는 그 귀신을 계속 쳐다보고 있다가 눈이 마주치면...

나 : (꿀꺽)

왕고 : (더 목소리를 깔며) 마주친 병사는 꼼짝도 못하게 되는데, 귀신이 전봇대 위에서 그 병사 앞으로

          스윽~ 하고 가까워져서 바로 코 앞에 귀신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기절한대...

나 : 저..정말입니까?

왕고 : (여전히 심각한 얼굴로) 그래. 그러니까 전봇대 위에도 잘 지켜 봐야돼. 혹시 귀신이 나타나면

          보고해야 되니까.

분위기 탓인지 나는 점점 경직되었고, 반 정도는 믿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전봇대 위를 긴장하며

바라보았다. 소름끼치는 귀신의 얼굴을 상상하면서...

문득 근무중이라는 사실이 떠올랐고, 나는 다시 경계를 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그때였다! 내 바로 코 앞에 무시무시한 어두운 얼굴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겁에 질린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앞으로 휘둘렀다.

그렇게 나는 병장의 얼굴을 때리고 말았다.

신병 신고식은 가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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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