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장래식장 근무하신 경험을 올린 분 이야기를 보고 생각이 나서 써봅니다.
제 친구가 겪은 이야기 입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 였으니까 한 8~9년전 일겁니다.
당시 친구가 며칠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았는데, 이유인즉슨 집안에 큰 일이 생겼고 그 일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친구의 말을 인용해서 써보자면,
당시에 친구 아버지께서 맏이셨기 때문에 할머니를 직접 모시고 사셨는데,
할머니께서 평소 당뇨 합병증으로 지병이 있으셨는데 한 밤중에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셨답니다.
다급히 친구 가족은 응급실로 할머니를 모셨고
병원 응급실에선 일단 가족은 밖으로 내보내고 당장 수술준비를 해야한다며
서둘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 시간에 걸친 대 수술 후 일단 담당 의사는 가족들한테 마음의 준비를 하라며 손을 쓸 수 있는 데 까지는
다 써봤으나 시간이 별로 없어 오늘,내일이 고비라며 상당히 비관적인 이야기를 했답니다.
친구 아버지를 비롯한 온 가족은 그자리에서 오열했고 심지어 의사는 더 경황이 없어지기 전에 장례준비까지 하라며
가족들을 안정시켰다고 하네요
어쨌건 수술을 집도한 집도의가 그렇게 포기의사를 밝힐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
결국 하는 수 없이 병원 영안실이며 장례준비를 하기 위해 지방에 사시던 친척분들 에게까지 연락해 모두
모이시게 한 후 진짜 시신에게 입혀드리는 수의까지 장만하고 상조회사에 연락해 보내드릴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일단 수술이 끝나신 후 할머니를 중환자실로 옮겨지셨고 장례준비를 마쳤지만
호흡기에 의존하신채 가는 숨이나마 이어가고 계셨기 때문에 가족들 입장에서도 섣불리 장례를 치를 순 없었다네요
할머니께서는 심장박동과 호흡을 이어가고 계셨기 때문에
맏이이신 친구 아버지의 의견에 따라 일단 며칠간만은 더 경과를 지켜보기로 하셨답니다.
그렇게 한 이틀정도가 지났는데,
가족분들이 돌아가며 간호 겸 할머니 상태를 체크하던 와중에 친구 작은어머니 그러니까
숙모께서 할머니 간호를 하며 잠깐 잠이 드셨는데
정말 이게 진짜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으실 정도로 또렷한 꿈이었는데
웬 색동저고리를 차려입고 쪽진머리를 한 눈이 가늘게 찢어진 젊은 여자가 할머니가 입원중이신 병실 앞으로
당당하게 걸어들오어니
"이 할머니 안 죽었어~ 빨리 지금 가서 흰 소금 한되랑 붉은 콩 한 되 구해서 할머니 얼굴에 대고
쎄개 내려쳐!"
라고 말하며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꿈이 깨셨다는데 영 꿈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꺼름칙해서 다음날 바로 가족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셨답니다.
가족분들 중 기독교 신자 이신 친구의 고모님과 몇몇 가족분들의 말도안되는 꿈 이야기일 뿐이라며
반대하셨지만, 모시고 사신 입장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강하셨던
친구 아버지께선 혹시 아느냐... 정말 제수씨 꿈이 맞다면 어차피 돌아가실 분이시라면 한 번 해보자고 하셨답니다.
일단 현대 의학으로도 죽음을 예고했고 돌아가실 분 면전에 그런 짓을 한다는 것 때문에 망설이신 가족도 계셨지만
결국 모시고 사셨고 할머니를 제외한 가장 큰 집안의 어른이신 친구 아버지 의견에 따르기로 하셨고
친구 아버지와 꿈을 직접 꾸신 친구 숙모, 외에 친구 아버지의 살아계신 당숙 어른 한분 만을 대동한 채
숙모님의 꿈 내용대로 늦은 밤 조용하게 의식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 쪽진 머리의 여자가 시키는 대로 해보셨답니다.
그러고 약 이틀정도가 더 지났고
간간히 조금씩 반응을 하긴 하셨지만 할머니께선 여전히 의식이 없으셨고
가족들 중에서도 이상한 꿈 때문에 고인이 되실 분께 무례를 범했다며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왔다네요..
그렇게 친구 아버지께서도 괜한 죄책감에 괴로워 하셨는데
정확히 그 일을 치르고 3일정도가 지나서 할머니의 심장 박동수가 정상수치를 유지하시더니
거짓말처럼 눈을 뜨고 사람을 알아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말씀을 나눌 수 있을 정도까지 되셨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할머니께서 눈을 뜨시자마자 힘겨운 목소리로 무언가를 찾으시듯이 두리번 두리번 거리시며
던진 말씀이..
"이 년 어딨어? 이년.. 이 죽일 년... 이 년 어디갔어?" 셨답니다...
나중에 할머니께서 완전히 회복을 하시고
들려주셨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고 합니다
돌아가신 친구의 할아버지 즉 할머니의 남편께서는
젊은 시절부터 조금은 방탕한 생활을 많이 하셨는데, 결국은 그로인해 외부에서 흔히 말하는 '첩'까지 두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좀 순화해서 표현하자면 친구의 '작은 할머니' 정도 되시겠네요..
그 '작은 할머니' 께서 평소 눈치도 없고 조강지처이신 할머니께 민폐를 많이 끼치셨는데,
그로인해 두 분의 사이가 너무나도 좋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친구의 할아버지께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 까지 한 집에서 어떻게 같이 공존하셨을까 싶을 정도로 앙숙 지간이셨는데
결국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슬하에 자녀가 없으셨던 작은 할머니는 '첩'이라는 오명을 평생 뒤집어 쓴 채
집은 물론 동네에서도 쫓겨나듯 떠나셔야 했고 그 뒤로 친구 아버지 및 할머니의 자식들이 장성하실 때까지
연락이 없으셨는데 그 '작은 할머니' 께서 어느날 밤 할머니의 꿈에 나타셨고
"형님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소 형님 내가 억울해서 그냥은 못 가니까 같이 갑시다"
하시며
젊은 시절 그 모습 그대로였지만 얼굴이 창백하고 머리가 산발한 채 나타나
할머니의 목을 조르시고 넘어지신 할머니의 배 위에 올라타셔서도 계속해서 목을 조르고 계셨다고 합니다..
친구 할머니께서는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려고 노력하셨지만
그 힘을 당해내실 수 없으셨다고 하셨고 그 기간이 할머니께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신 기간과 동일했다고
하네요..
이 후 친구 할머니께서는 회복하시고 금방 돌아가실지도 모를거라는 수술 집도의와 담당 의사의 말과는 달리
약 4년 여를 더 사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요즘도 가끔 그 친구를 만나면 정말 시간이 꽤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잊혀지지가 않고
할머니와 가족들 그리고 자신이 겪은 일이 너무나 무섭기도 하면서 신기하기도 하다고 합니다.
이 후 친구 아버지께서 할머니가 말씀하신 그 '작은 할머니'에 관한 행적을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알아보셨지만
살아계신지 돌아가셨는지 여전히 알아내지 못하셨고
그 때 당시 비법을 알려준 친구 숙모 꿈속의 그 색동저고리 옷의 여자는 누구였으며,
진짜 할머니께서 의식을 잃고 돌아가실 뻔 한 일이 '첩'으로 들어오신 그 '작은 할머니' 때문에 벌어진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저도 굉장히 무섭고 신기하게 들었던 이야기 였습니다.
아무튼 제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라 재미있게 읽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