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오래된 친구

불순한종자 작성일 13.10.02 20: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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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맞아 고향으로 내려갔다
작은 시골마을이고 나와 내 친구들 모두 거기서 자랐고 주변에 작은 학교에서 배우며 살아갔다.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내 고향은 여전했다.


길을 걷다가 작고 허름한 매점을 보았다. 어릴때 자주가서 불량식품을 사먹던 곳이다.
내가 학교다닐 시절 내 친구의 아빠가 운영하던 곳이었다.
사실 친구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그닥 친하지도않았고 말 몇마디 주고받은 사이였기 때문이다.
이름은 아마 김인재 엿을것이다.


옛 추억도 나고 담배도 사러갈겸 들어가봤다.
물건에는 먼지가쌓여있고 대부분 유동기한이 지났고 뭔지모를 악취가났다.
진열대를 건너면 방 하나가있다. 문이 열려있었고 사람이 보였다
옛날친구다.


하지만 어린시절 모습은 완전히 사라져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몇일 안씻은듯한 머리에 냄새나고 머리카락은 어깨까지 길게 자랐고 낡은 옷,
초점잃은 눈동자.
인재는 벌벌 떨고있었다.


순간 그 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순간 몸이굳었다.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 소리를 내버렸다. 인재는 미동도하지않고 나만 계속 노려볼뿐이다.
그러더니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 거야"

무슨 말인지 못알아들었다. 마치 어린애가 옹알이 하는듯이 들렸다.
하지만 뒤에 '거야' 라는 소리는 정확하게 들렸다.


"야.. 반갑다 오랜만이지?"
"......... ....거야"

대답은하지않고 같은 말만 반복했다. 몇년사이에 미쳐버린걸까?...


"하.. 너 왜그러냐.. 담배없냐? 담배사러왔는데"
"......... ....거야"


슬슬 짜증이 나기시작했다.


"됐다. 됐어 너희 아버지는 어디계시냐?"


인재는 방안에 굳게닫힌 문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여전히 눈은 나와 마주보고있다.
나도 모를 섬뜩함이 들어 얼른 밖으로 나가버렸다.



.


.


.


.


"아이고! 정훈아!"

이른 아침 엄마의 목소리가 나를깨웠다.

"무슨일입니까 어무이"
"큰일났다! 니 옛날에 친구 인재알제? 금마 아빠가 방에서 자살했단다! 목매달아가 인재는 미친건지 신고도안하고 계속있엇단다!"

어제 일이 떠올랐다. 공포에 질린 얼굴... 모든상황이 이해갔다.
얼른 밖으로 나가보았다.
인재는 아무말도없이 가만히서있고 구급차에 실려가는 아버지모습만 계속 쳐다볼뿐이다.




또 한번 나와 눈이 마주쳤다.





미세하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고 보니 어제 인재가 중얼거린 말이 제대로 알아들을것같다.




"저거 내가죽인거야.."

-웃대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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