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갖고있는 나와 친구인 민섭는 여름피서지를 바다로 정했다 당연히 우리의 취미생활을 위한 여행지였다
한곳에 자리를 잡고 장비를 펼쳐놓고 하나둘씩 착용했다 머리위에 울리는 갈매기 울음소리, 잔잔한 바닷물 코끝에 맴도는 바다내음까지
이미 마음이 두둥실 떠 민섭과 나는 빨리 바다를 느끼고파 했다 바다에 온몸을 던질 채비가 끝날 무렵 멀리서 사람들이 우릴 향해
손짓을 하며 달려왔다
" 뭐야? 우리 부르는것같은데? "
" 무슨~일이세요!?!? "
큰소리로
반문하는 우리와 달리 사람들은 연신 손을 흔들며 부리나케 달려왔다
" 헉헉 자네들 여기서 뭐하는건가? "
" 네?
"
" 혹시 바다로 들어갈 생각은 아니겠지? "
왜 아니겠나 이미 장비를 착용한걸 보면 몰라서 묻는건 아닐텐데..
" 아뇨 바다에 들어가려구요 "
" 미안하네만 지금 경찰이 올거라서..아마 바다에 들어가긴 무리일거야 "
" 네? 그게 무슨..? "
아니 이게 왠 날벼략이란말인가 왠 뜬금없이 경찰이 온다고 하고 바다는 또 왜
못들어간다는건지 갸우뚱거리는 나와 달리 민섭이의 표정은 점차 경직되어갔다 민섭은 결론을 내렸는지 손을 탁치고는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 혹시 바다에 빠진 사람이 있나요? "
사람들은 너도나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뿐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민섭의 끈질긴 눈초리 때문이였는지 처음에 우리에게 바다로 못들어가게 했던 노인이 입을 떼었다
" 그.. 바다에 빠졌다고 하기 보다는..어제 여행객 2명이 왔었는데...오늘 안보여서..혹시나해서 "
얘기를
정리해보면 이곳은 그렇게 크고 발달되어 있는 지역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처럼 수소문 끝에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제 2명의
여행객이 왔다 그런데 오늘 보이지 않아서 경찰에 신고를 했다는 것 생각보다 별일이 아닌데 아마 도시와 거리가 멀고 사람들과 왕래가
많이 없는만큼 순수한 분들이라 예민하게 받아드리는것 같았다
" 저기 그 여행객들 이미 돌아갈 수도 있잖아요 너무 걱정마세요 "
" 그게..그것은 확실히 아니라네 "
" 어째서죠? "
" 우리동네는 너무 작아서 딱히 민박집 이런게
없는데 그 두명은 오늘까지 우리집에서 머물기로 했었네 "
" 짐들이 그대로 있다는 건가요? "
" 그..그렇다네
그러니 경찰에 신고한게 아닌가..그리고 그 둘은 마지막으로 본게 여기고..해서 "
무슨 변을 당한걸까...생각이 깊어지는 찰나
민섭이 순식간에 바다로 뛰어들었다
" 무..무슨짓인가? "
나도 이 사람들만큼 민섭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했다
" 얌마 뭐하는거야? "
민섭은 그런 나를 보고 씨익 웃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소리쳤다
"
혹시 바다에 빠졌을 수도 있다는거잖아 그러니 내가 확인해보려고 "
처음으로 내 친구 민섭이가 미친X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 혹시라도 그 두명이 바다에 빠졌다면.. 바닷속에서 고스란히 시체와 마주할지도 모르는데.. 이런 내 생각은 안중에도 없듯이
민섭은 또 한번 소리를 질렀다
" 아저씨 아무것도 못발견하면 우리 바다에 들어가도 되는거죠!?!? "
미친X이..맞나보다
" 야 너 이미 바다에 들어가있잖아!! 미친X아 "
" 아 그런가 여튼 좀만
둘러보고 올게 위에서 대기해 "
그 말을 마지막으로 민섭은 바닷속으로 머리를 집어넣었다 에휴.. 놀러와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우선 우리와 얘기하던 사람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기 위해 몸을 틀었다
" 하..하하 죄송해요 제 친구가 워낙
단순무식해서.. "
그때 이상한점이 눈에 띄였다 모여있던 사람들 중 몇몇사람들이 손톱을 물어뜯거나 눈을 굴리거나 식은땀을
내며 다소 불안해하는 모습이였던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자리에 주저앉아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워낙 외진데라 휴대폰이 터질까 한
내 생각과 달리 휴대폰은 문제 없었다 민섭이 올라올때까지 게임하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였다 사람들은 나와 멀찍히 떨어져서
자기들끼리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얼마나 했을까 시간이 제법 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 돌아보니 사람들도 대부분 돌아갔는지 우리에게 말을 걸었던 노인과 아까 의심적어보이던 서너명 언제 왔는지 모를
경찰들이 얘기를 하고 있었다 에어탱크시간이 다 되어 가니 민섭도 슬슬 나오고 있을 것인데 십분이 지나고 이십분이 지나도 바다는
여전히 잔잔했다 뭐지? 지금쯤이면 올라와야되는데.. 무언가 이유모를 불안감이 엄습했다 나는 사람들과 얘기하는 경찰에게 다짜고짜
달려갔다
" 경찰아저씨 저기 이상해요 "
" 네? 뭐가? "
" 아니 그 뭐지 그 산소가 이제
떨어질때가 됐는데 작은거라서 그게 그런데 "
" 좀 진정하시고 천천히 말씀해보세요 "
" 나와야될애가 바다에서
안나온다구요!!! "
경찰은 내 다급함을 알아차린것인지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남아있던 사람들도 지금 상황이 어떤상황인지
분간하지 못한채 멍하니 경찰만 쳐다보았다
" 지금 해양경찰대가 출동했으니 곧 도착할겁니다 진정하세요 "
" 언제요?
얼마나걸려요? 아니다 제가 들어가볼게요 "
해양경찰대니 뭐니가 올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혹시라도 그 시간에 민섭이 잘못될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바다에 들어갈 수 없었다 장비를 챙기는 나를 경찰이 극구 만류했기에..
10분안에 오지않으면 이 경찰들을 제치고 바다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다행히 바로 해양경찰대가 도착했다 해양경찰은 바로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혹시모를 비상사태를 대비해 모든것이 만반의 준비를 해놓았다곤 하지만 불안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 불안감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극대화되었다
' 씨X 대체 제대로 찾고 있는거냐고 '
내 생각을 읽은걸까 사람들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 무..무슨일이에요!?!? "
바닷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속으로 민섭의 무사함을
간절히 빌었지만 한편엔 이미 민섭이가 잘못되었을거라는 생각을 그땐 했을지도 모른다 민섭이라 생각되는 형체의 무언가를 인양하기 시작했다
점차 민섭이 바다위로 올라왔을때 난 그 모습을 보고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인양되어 올라오는 민섭의 다리를 손으로 꼭 붙잡고
있는 불어터진 두 시체 그것이 내 마지막 기억의 장면이였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듣게 된 이야기는 더욱더 나를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민섭의 몸에 붙어있던 시체는 이미 죽은지 18시간이 지난상태였고 마을사람들 중 몇몇이 그들의 금품을 노리고 일부러 바다에
빠뜨렸다는거 그 몇몇이 아마 그때 본 불안해 하던 사람들이겠지 하지만 아직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게 있다
죽은지 18시간이나 지난 시체들이 어떻게 민섭의 다리를 붙잡고
있을수가 있었는지.. 혹시 그들의 원혼이 민섭이를 유인해 죽게 만든것인지... 아니면 그들은 자신들이 죽었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살기위해 민섭의 다리를 붙잡은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