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여행

로제lol 작성일 13.10.16 15:48:26
댓글 5조회 2,595추천 8

내가 운전면허를 딴지 얼마 안된 어느 여름에..

 

평소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같이 가자고 해서 1박2일로 여행을 갔었어..

 

친구는 커플이였지만 난 동성친구와 함께였단 슬픈 이야기는 하지 않을께..

 

난 면허는 있지만 뚜벅이였고 친구녀석이 차가 있었는데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두명만 탈수 있는거라 어쩔수 없이 우리는 렌트를 했어..

 

청평에가서 물놀이도 하고 바베큐파티도 하는걸로 계획을 잡고 서울역에서 차를 렌트해서

 

출발을 했지..

 

그 다음은 뭐 비슷한거야..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바로 연결해서 노래를 들을수가 있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CD에 좋아하는 노래를 다운받아서 직접 구워야했어.. 노릇노릇하게..-_-;

 

전날 설레는 마음으로 선곡한 CD를 틀어서 노래도 따라 부르고 가까운 마트에 들러서

 

저녁에 바베큐 해먹을 재료도 사고..

 

그렇게 즐거운 여행이 시작된거야..

 

숙소에 가기전에 청평에서 바나나보트도 타고 플라이피쉬도 타고 한참을 재밌게 놀았는데..

 

친구 애인인 'J'가 땅콩보트를 타다가 물에 빠지고 만거야..

 

구명조끼를 입긴 했는데 땅콩보트를 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바나나보트는 한참 달릴때는 빠트리지 않고 거의 선착장에 와갈때쯤 떨어트리잖아..

 

그러니 보트 근처에서 우수수 떨어지는데 반해..

 

땅콩보트는 달리는 와중에 속도를 못이기고 손을 놔서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보트 근처에 떨어지지 않고 저 멀리 날라가다시피해서 떨어지거든..

 

그렇게 'J'가 빠진거지..

 

 

나는 선착장에서 둘이 타는걸 보고 있었는데 말그대로 땅콩이 떨어져나가는것처럼 보이더라구..

 

보트를 운전하는 사람은 누가 빠졌는지 모르니까 계속 멀어진거고

 

'J'  혼자 청평강 물속에서 그렇게 동동 떠 있었던거야..

 

나도 너무 멀리 앉아있어서 그냥 빨간 공하나가 동동 떠 있는것같은 그 모습만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 구명조끼 말고 복싱선수들 착용하는것같은 빨간 헤드기어도 썼었어..)

 

갑자기 그 공모양인 'J'가 아래로 쑥 내려가는거야..

 

그러다가 몇초 있다 다시 위로 쑥 올라오고 다시 아래로 쑥 내려가고 다시 위로 쑥 올라오고

 

몇번을 계속 그러더라구.. 처음엔 물장난 하는건줄 알았는데..

 

아래로 내려갔다 올라오는 속도가 점점 더 늦어지는게 멀리 있는 나한테도 느껴지는거야..

 

그때 다행히도 보트 운전하는 사람이 방향을 돌려서 'J' 쪽으로 향했고..

 

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수가 있었어..

 

그렇게 기다리다가 친구 커플이 선착장으로 와서 보는데..

 

'J' 얼굴이 시퍼렇게 질려있는거야.. 입술이 보라색으로 변해가지구 부들부들 떨고있는데

 

이게 물에 빠져서 질려있는거랑은 차원이 다르더라구..

 

일단 따뜻한 음료수를 사다 먹이고 수건으로 몸도 덮어주고 진정을 시키려고 애를 썼는데..

 

계속 파르르하게 떨고 있는거야..

 

결국 친구랑 들다시피해서 차에 태우고 그 더운날 에어컨도 못 키고 숙소로 향했지..

 

우리는 땀이 줄줄 흐르는데 그때도 'J'는 시퍼렇게 질려서 수건을 칭칭 감고 있었어..

 

그리고 친구보고 'J'  좀 잘 달래주라고 하고..

 

우리는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어.. 김치찌개도 끓이고 상추도 씻고 마늘도 썰고..ㅋ

 

준비가 다되서 바베큐먹자고 부르는데

 

그때쯤 되니까 'J'도 좀 진정이 되었는지 혈색이 돌아와있더라구..

 

그렇게 넷이서 술도 한잔씩 하면서 미래에 대한 얘기도 좀 하고..

 

일부러 친구를 막 놀려서 'J'를 웃게 만드려고 고생 좀 했지..

 

그러다가 아까 물에 빠진 이야기가 나왔는데 'J'가 하는말이..

 

 

팔이 너무 아파서 끈을 잡고 있던 손을 놓치고.. 물에 빠져서 보트가 돌아오길 기다리는데..

 

갑자기 발에 쥐가 났대..

 

그래도 구명조끼가 있으니까 다행이다 생각하고 버티고 있는데

 

갑자기 밑으로 쑥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더니 물속으로 가라앉았대..

 

너무 놀래가지고 발버둥치는데 구명조끼보면 조이는 부분이 있잖아.. 버클식으로 채우는..

 

그쪽에서 뭔가가 버클 부분을 잡고 자기를 끌어내리고 있더래..

 

그러니까 'J' 입장에서 보면 자기 목 바로밑에 머리통이 보이고 그 형체가

 

버클부분을 잡고 끌어내리고 있는 그런 형태였던거지..

 

그렇게 끌려내려가는 도중에 한쪽 다리에 쥐가 풀려서 무릎으로 찍고 난리가 난거야..

 

겨우 풀려나서 물 위로 올라왔는데.. 또 다시 끌려내려가고

 

그걸 몇번을 반복했던거지..

 

순간 'J'는 자기가 지금 쥐가 나고 아무도 없는곳에 혼자 떠 있으니까

 

그 공포심에 환각을 경험한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대..

 

친구는 'J'가 빠지고서 사람이 빠졌다고 계속 고함을 쳤는데 보트 운전하는 사람이 너무 늦게

 

돌아봐가지고 방향을 돌리는데 시간이 지체된거라고 하더라구..

 

암튼 다행히도 보트가 방향을 돌려서 'J'를 구하러 왔고 친구랑 'J'를

 

땅콩보트가 아닌 운전하는 보트에 태웠는데..

 

그때 'J'가 구명조끼를 보더니 기겁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더래..

 


구명조끼는 버클이 총 네개가 있었는데.. 그중에 세개가 풀려져있었더라는거야..

 

밑에서부터 하나씩 하나씩..

 

마지막 남은 버클을 제외하고 세개 모두가 그렇게 풀려있었다고해..

 

 

그래서 'J'가 그렇게 무서워했던거고...

 

 


그 얘기를 들으니까 술맛도 떨어지고.. 다들 뭔가 기분들이 안좋아져서 술자리는

 

생각보다 일찍 마무리가 되었지..

 

그리고 다들 잠자리에 들었는데 우리셋은 거실에 이불을 깔고 자고 'J' 만 방에 들어가서

 

자게 되었거든..

 

근데 한참을 자고 있는데 시끄럽게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보는데.. 친구 커플이 무슨 이유때문인지 막 싸우고 있고

 

다른 친구가 둘을 말리고 있더라구..

 

무슨일인가 싶어서 나도 밖으로 나가봤는데..

 

'J'가 글쎄 고기 구울때 썼던 가위를 들고 나와서 미친사람처럼 휘두르고 있는거야..

 

그걸 보고 나도 달려가서 막 말렸지.. 일단 진정하고 가위부터 내려놓고 이야기하라고 하면서..

 

 

사건의 요지는 이랬던거야..

 

잘 자는줄 알았던 'J'가  갑자기 방문을 열고 나와서 주방을 이리저리 뒤지더래..

 

함께 갔던 다른친구는 그때부터 안자고 주시하고 있었는데..

 

칼을 집었다가 집게를 집었다가 한참을 그러더니

 

가위를 발견하곤 문 밖으로 나가더라는거야..

 

뭔가 큰일이 나겠다 싶어서 옆에서 자던 친구를 깨워서 같이 밖으로 나와봤는데..

 

가위를 든 'J'가 렌트해온 차 타이어를 막 쑤시고 있더라는거야..

 

다행히도 타이어가 두껍기도 했고 고기 자르는 가위가 예리해봤자 얼마나 예리했겠어..

 

기스만 나고 있었던거지..

 

놀랜 두사람이 가서 말리는데 친구말도 안듣고 계속 서울로 올라가자고만 하더래..

 

이걸 펑크내면 갈수 있다고 하면서..

 

그렇게 말하는 'J'의 표정은 지금 생각해도 좀 소름돋았어.. 가위를 뺏으면 물어뜯어서라도

 

타이어를 펑크내고 말겠다고 소리소리를 질렀으니까 말이야..

 

우리 셋이 겨우겨우 진정시키고 셋다 술을 먹어서 운전하기도 힘든데.. 이 밤중에

 

어딜 올라가냐고 술이 좀 깨면 새벽에라도 출발할때니 제발 진정하라고 했어..

 

근데도 막무가내더라고..

 

우리가 술을 마셨으니까 타이어를 펑크내고 보험회사를 부르자고.. 그럼 올라갈수 있는거

 

아니냐면서 말도 안되는 억지를 피우기 시작하더니 그게 안먹히니까..

 

방안에서 핸드폰을 들고 나와서 여기저기 전화를 걸기 시작하는거야..

 

결국 자기 동생이 콜택시를 타고 여기까지 오기로 했다는거야..

 

그때부터 분위기는 정말 삭막해졌지..

 

친구는 계속 'J' 랑 투닥거렸고 결국 동생한테 다시 전화해서 오지 말라고 하라고 그랬어..

 

다행인건 술자리가 일찍 끝나서 우리 셋다 술이 많이 깬 상태였다는거고..

 

그래서 그냥 친구가 운전해서 서울로 올라가기로 결정을 한거야..

 

자기 애인이 음주 운전을 하겠다는데도 좋다고 웃는데.. 진짜 'J'가 얄밉더라..

 

그래도 어쩌겠어.. 난 면허는 있지만 운전해본 경험이 없었고

 

또 다른 친구는 면허가 없었으니 말이야..

 

그렇게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다시 짐을 싸서 차로 옮기고 서울로 향하는데..

 

헤드라이트를 켰는데도 밤길이라 그런지 무척 어두웠어..

 

둘이 싸웠으니까.. 친구가 운전을 하고 내가 보조석에 탔거든..

 

'J'는 뒷자리 창가에 딱 달라붙어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고..

 

다른친구는 피곤했는지 잠을 자고 있었어..

 

한참을 달리는데..

 

차가 갑자기 붕 뜨는 느낌이 드는거야..

 

그러더니 아래로 곤두박칠 치는데.. 그 잠깐의 순간동안 별 생각이 다 들고

 

일단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뒤에 자던 친구 이름을 불렀어..

 

그 잠깐동안 차안은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어..

 

뒤에 있던 'J'는 소리 소리 지르고 잘 자던 내 친구는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로 튀어나오고

 

진짜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

 

그렇게 차가 어딘가로 쿵하고 떨어졌고 다행히 다들 크게 다치지는 않아서

 

차밖으로 나와봤는데.. 글쎄 차가 도랑에 쳐박혀있는거야..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 위에 차가 지나다니기위해 작은 다리를 만들고 그 밑이

 

물줄기가 고여있는 도랑이 있었던건데.. 그 속으로 우리차가 떨어진거지..

 

천만다행인건 그 도랑이 그리 깊은게 아니였던거고.. 그래서 그나마 우리가 무사할수

 

있었던거야..


사고가 났지만 무사했던 우리들은 다행이다.. 하고 수습을 하고 있었고..

 

'J'가 원하던대로 보험회사를 부를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거야..


 

'J'는 그런판국에도 친구들 걱정은 못할망정 그럼 우리 못올라가냐고  철딱서니 없는 소리를

 

계속 지껄이고 있었어..

 

아.. 진짜 지금 생각해도 화가 나네..

 

렌터카 회사에 전화를 했는데 시간이 시간인지라 아무도 받지를 않더라구..

 

하는수없이 렌타카에 붙은 보험회사 연락처로 전화를 했더니 일단 관할 경찰서로 전화를 하라고

 

하더라..

 

나중에 렌터카 회사와 비용청구 문제도 있고 해서 경찰이 출동했다는 기록이 필요하다고

 

그러는데.. 대충 보니까 우리가 그 새벽에 휴양지인 청평에서 사고를 내니까

 

음주운전을 의심하는것 같더라구..

 

뭐 어쩔수가 있나..

 

사고를 낸 우리 책임이니까 112에 신고해서 근처 지구대 차가 온거지..

 

술도 조금밖에 안먹었고 그나마 몇시간 자다 나와서 그런지 음주로 인한 문제는 없었어..

 

평범하게 사고 경위에 대해 몇가지 질문하고 사진 몇장 찍고 그러더라구..

 

근데 뜬금없이  'J'가 지구대에서 나온 경찰한테 자기를 좀 태워달라고 하는거야..

 

집으로 가야된다고.. 여기 있으면 안된다고 하면서.. 말이야..

 

경찰이 황당해하면서 일행 아니냐고 묻는데도 그럼 지구대까지만이라도 태워다 달라고

 

아주 애원을 하더라구..

 

친구는 물론이고 우리모두 뜨악해서 'J'를 바라봤는데도 아주 사정을 하면서 제발 태우고

 

가라고 하는거야..

 

그쯤되니까 우리를 바라보는 경찰들 눈빛이 좀 변하기 시작했어..

 

처음엔 운전한 친구 면허증만 봤는데.. 나머지 친구랑 내 신분증까지 보여달라고

 

하면서 뭘 적더니..

 

진짜로 'J'를 태우고 가더라구..

 

뭐 이런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있나..

 

솔직하게 그때는 그런 애를 애인이라고 달고 온 친구 녀석도 꼴보기 싫었고 'J'는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인줄 알았어..

 

진짜 운한번 더럽게 없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보험회사 차를 기다렸고.. 삼사십분쯤 지나서 렉카차랑 보험회사 직원이 와서 사고 수습을 했어..

 

그리고서야 우린 겨우 그곳을 빠져나올수 있었고..

 

올라오는길에 등신같은 친구녀석이 'J'가  걱정된다며 지구대에 들려보니까..

 

'J'는 벌써 가고 없더라구..

 

경찰이 그러는데 동생이 데리러 온다고 했다며 지구대에 온지 얼마 안되서 나갔다고 하더라..

 

우린 뭐 그런가보다하고 다시 보험회사 차를 타고 서울로 오는데..

 

그때가 거의 날이 밝아오던 시간이였어..

 

술먹고 좀 자다가 실랑이 하고 짐싸서 차를 타고 사고를 내서 경찰오고 보험회사 오고..

 

저 많은일이 하루밤만에 다 일어났던거지..

 

멍하게 창밖을 내다보며 반 수면상태로 있는데..

 

친구가 갑자기 보험회사 직원한테 차좀 세워달라고 하는거야..

 

뭔일인가 싶어서 보험회사 직원도 왜그러냐고 하는데

 

방금 지나간 곳에서 'J'를 본것같다며 차 좀 세워달라고 그러는거야...

 

놀래서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보니까..

 

'J'가 정말 그 도로가를 걸어서 내려오고 있더라구..

 

친구말을 먼저 듣지 않았다면 귀신이라고 생각할 그런 모습으로 산책나온것처럼

 

걸어내려오고 있었어..

 

차에서 내린 친구가 'J' 한테 가서 이게 뭐하는짓이냐고 화를 냈고 차에 태웠는데..

 

아까 그 반쯤 미치광이 같던 모습하고는 다르게 혼이 나가있는것 같더니..

 

차에 타자마자 잠들어버리더라구..

 


그렇게 좁은 차에 낑겨서 서울로 올라왔고..

 

다음날 병원에 가보니 나랑 뒷좌석에 있던 친구는 찰과상만 조금 입었고..

 

운전했던 친구는 발목 인대가 늘어나서 한동안 고생을 해야했어..

 

'J'는 아주 멀쩡했고..

 

렌터카 수리비가 꽤 많이 나와서 한동안 내 등골이 휘청했지만 그나마 안다친게 다행이라고

 

그렇게 생각했어..

 

'J'랑 친구는 초반엔 병원도 같이 가고 잘 지내는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헤어졌다고 하더라..

 

나중에 친구가  회복된 다음에 'J' 의 이야기를 했는데..

 

 

 

그날 경찰서에서 동생을 부르려고 하는데 통화가 안되더래..

 

동생 핸드폰이 이상한건지 전화를 걸어도 신호음이 이상하게 가고 지구대 전화로 해도

 

안되고.. 그래서 처음엔 지구대에서 좀 자다가 갈 생각이였는데..

 

 

내 친구가 밖에서 'J' 를 쳐다보고 있더래.. 걱정되서 온건가 싶어서 지구대 밖으로 나왔는데

 

어느샌가 저 멀리 가서 또 한참동안 보고 있더라는거야..

 

그렇게 아주 가깝게 붙지도 않고 너무 멀리 떨어지지도 않게 둘이 걸었는데..

 

'J'가  아무리 말을 걸고 그래도 대답을 안하더래..

 

서운한 마음에 소리를 질렀는데..

 

그때 고개를 든 그 사람은 아무리 봐도 친구가 아니더래..

 

분명 친구가 입고 있던 옷이 확실하고 실루엣도 맞는데.. 얼굴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더라는거야

 

그 모습이 너무 기괴하고 이상해서 한참동안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는 그 순간에..

 

귓가에서 찢어질 정도로 크게 정신차리라는 외할머니의 호통소리가 들리더라는거야..

 

그리고 나서 주변을 보니까..자기가 어느샌가 물가로 나와있더라는거야..

 

작년에 운행하던 사람들이 그냥 방치하고 간 선착장들이 몇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에 'J' 본인이 서 있더라는거지..

 

그 사실을 안 'J'가 방향도 모르는데 냅다 도망을 친거고

 

그 상태로 다시 지구대를 찾아 헤매는데 방금 전까지만해도 가깝게 있던 곳인데

 

도저히 못찾겠더라는거야..

 

그래서 걷고 또 걷다가 우리한테 발견이 된거고..

 

경찰들은 동생을 부른다고 하다가 'J' 가 나가니까 으레 동생이 와서 갔겠구나 한거지..

 

그 이야기를 듣고 친구가 그럼 그날 왜 그렇게 서울로 올라오자고 발악을 했냐고

 

물어보니까..

 

돌아가신 'J'의 외할머니가 무당이셨나봐..

 

크게 신당을 차려놓고 하는건 아니고.. 액막이정도만 하고 동네 사람들 점만 좀 봐주고

 

그러셨다고해.. 강한신을 모신게 아니라 굿판을 벌이거나 그정도는 못하셨다고 하더라구..

 

근데 그날 저녁 'J'가 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데..

 

창문에서 톡.. 톡..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래..

 

마치 창문에 누가 돌을 던지는것 같은 그런 소리 말이야..

 

그 소리에 홀린듯 'J'가 창문을 열었는데.. 창문 밑에 외할머니가 서계시더래..

 

반가운 마음에 창문밖으로 고개를 내민 그때..할머니가 뭐에 눌린듯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데..

 

' 'J'야 ... 'J'야.. 당장 올라가그라.. 거있는 아들은 내방쳐뿔고 니 혼자 올라가야한데이.. '

 

그말을 하시더라는거야..

 

꿈속에서도 어떻게 자기 혼자 올라가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할머니한테 같이 가면 안되냐고

 

되물으니까..

 

' 그럼 니도 성치못한다!!   내 힘이 이거뿐이 안되니 당장 올라가그라!! '

 

원통해하면서 그렇게 대답을 하시더라는거야..

 

그리고 그때 풀숲에서 검은 실루엣이 거짓말처럼 휙하고 나와서 할머니 목을 조르기 시작했대..

 

놀란 'J'가 할머니를 구하려고 방문을 뛰쳐나가려는 순간 잠에서 깬거야..

 

너무 생생한 꿈 때문에 잠이 깬 'J'가 불을 키고 창문을 보는데...

 

아까 분명 모기 때문에 꼭꼭 닫아놨던 창문이 방충망까지 모두 열어제껴져 있었던거지..

 

꿈속에서 'J'가 할머니를 보려고 고개를 내밀던 그 모습 그대로 말이야..

 

'J'는 그 순간부터 다른건 다 생각이 안나고 무조건적으로 서울에 올라가야겠다는

 

일념 하나에 사로잡힌거지..

 

그 이야기를 하는 'J'는 울고 있었고..

 

본인이 한 행동이 잘못된것인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땐 정말 그럴수밖에 없었다고.. 친구에게 사과를 했다고 해..

 

우리에게도 미안하다고 꼭 전해달라고 하면서 말이야..

 

 


헤어지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그냥 성격 차이라고만 했고..

 

우리도 분위기상 깊게 캐물을수가 없었는데..


 

 

우리가 함께 보낸 그날이 어떤식으로든 연관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떨칠수가 없었어..


출처 : 네이트판  - 강사니

로제lol의 최근 게시물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