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야기는 이 글을 쓰기 시작하고 얼마 안된 시점에..
동기모임에 나가서 주워온 에피소드인데 들으면서도 팔에 소름이 데롱데롱 매달렸었어..
그래서 아끼다 아끼다.. 내 휴가를 기다려준거에 대한 보답으로 늘어놓도록 할께..ㅋㅋ
( 당사자한테 직접 들은게 아니므로, 신변 보호를 위해 자잘한 부분은 내 맘대로 쓸꺼야.. )
동기녀석 친구중에 'M'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또래보다 조금 일찍 결혼을 했나봐..
'M'의 나이가 어리니까 신부 나이또한 어렸는데.. 연애하면서 돈을 쓸바에야..
차라리 같이 살면서 차곡차곡 모아가자.. 이렇게 생각을 했대..
다행히 부모님도 이런 'M'의 생각을 존중해주셨고.. 양가모두 비슷한 사고방식이신지라..
결혼할때 많은 돈을 보태줄순 없다.. 하지만 너희에게 절대 노후를 보장받지도 않겠다.. 라고
선언하셨대..
그렇게 별탈없이 상견례를 마치고 결혼준비를 할수가 있었고..
결혼준비과정중에 제일 많이 싸우고 지지고 볶고 사네 안사네한다는...
신혼집마련하기 퀘스트에 돌입하기 된거야..
'M'이 가지고 있는돈과 부모님이 보태주신 약간의 돈을 합쳐도
서울 중심가에 전세집을 구하기가 조금 버거웠나봐..
일단 직장하고 가까운곳에 터를 잡기로 하고
그동네 부동산이란 부동산은 죄다 돌아다녀봤는데.. 아파트는 꿈도 못 꾸고..
투룸빌라 정도가 'M'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 들어갈수 있는 정도였는데..
그나마도 신축빌라는 불가능했다고해..
부동산에서도 'M'이 가진돈이 많지 않으니까 비슷한 가격대의 집을 보여줬는데..
상상하던것보다 훨씬 작은 규모와 낡은외관에 실망을 하게 된거지..
그렇게 현실앞에 몇번 좌절을 하고 눈을 좀 낮추자 싶어서 여기저기 둘러보던 어느날..
좋은빌라가 나왔으니까 저녁때 보러오라고 중개인한테 전화가 왔대..
전 세입자가 집을 내놓고 계속 자리를 비우고.. 비밀번호도 알려주지 않아서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았는데.. 보여줄수가 없어서 못나갔던 방이 있는데..
그 세입자가 오늘은 집에 있다고 보라오라고 했다면서 아무래도 그 집에 임자가
'M'인것 같다고 좋아하면서 말이야..
'M'도 답 안나오는 집보기가 점점 지쳐가던 와중이라
예비신부한테 좋은소식 있다고 전화를 했대..
그리고 퇴근을 하고 집을 보러 갔는데..
신나서 주절거리는 중개인하고는 다르게.. 세입자 표정이 엄청 어둡더라는거야..
그집도 신혼인지 갓난아기는 아니고 유모차에 탈정도의 애기를 키우고 있었고..
남편은 퇴근을 안한건지..와이프만 있었는데.. 뭔가 숨기는게 있는것처럼 집을 둘러보는
'M'의 뒤를 바짝 붙어서 쫓아다니더라는거야..
다세대 빌라인지라 집주인이 제각각인데.. 지은지는 오래 된 빌라지만..
지금 집주인이 산후에 본인들이 들어오려고 리모델링을 싹~ 한터라 내부는 아주 깨끗했대..
그렇게 집을 둘러보는데.. 처음 입구에 들어설때부터 위화감이 느껴졌던 벽이 있었대..
집은 아주 마음에 드는데 그 부분이 계속 신경쓰였던 'M'이 그 벽쪽으로 다가서니까..
세입자인 여자가 더 심하게 들러붙어서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주절대더라는거야..
마음은 90% 정도 계약을 하는걸로 결정했던 'M'이 아랑곳하지 않고..
그 벽으로 다가가 만져보는데
벽이 아니고 나무로 된 판넬이였대..
뜨악해진 'M'이 이게 뭐냐고 여기에 공간이 더 있는거냐고 물어보니까..
여자가 한숨을 쉬더니.. 원래 복층빌라라고 하더라는거야..
한층만 둘러봤을때도 넓었는데 그만한 공간이 위에 더 있다고 하니까 'M'은 오히려
더 좋았는데.. 한가지 세입자 여자의 반응이 마음에 걸리더래..
그래서 왜 막아놓은거냐고 물어보니까..
자기네는 식구가 적어서 굳이 윗층을 쓸일이 없었고.. 여름이나 겨울에 난방비를
감당할수가 없어서 나무 판자를 가져다 막아놓은거라고 설명을 했대..
듣고보니까 이해가 됐던 'M'이 윗층도 좀 둘러보자고 말하자마자 이 여자가
갑자기 안된다고 고함을 꽥 내지르더라는거야..
고함소리에 중개인도 놀라고 예비신부도 놀라서 쳐다보니까.. 그여자가 한다는 말이..
윗층을 한동안 안올라가서 먼지도 많을텐데.. 애기가 있으니까 곤란하다면서..
계약을 하면 다음에 신랑이 있을때 같이 보여주겠다고 하더라는거야..
소리를 지른게 좀 마음에 걸렸지만.. 어린애기가 있으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던
'M'이 집의 다른부분을 둘러보는데..
원래 방이 두개였던 부분을 거실로 확장을 한거라.. 거실도 쇼파가 들어갈정도로 넓고
주방도 깔끔하게 리모델링 되어있더래..
예비신부도 마음에 들어하고 윗층이 보너스로 생긴 기분이라 'M'도 집이 꽤 마음에 들었나봐..
중개인이 가격은 집을 본 다음에 이야기 해주겠다고 일단 보라고 했는데..
'M'이 제시한 가격보다 살짝 윗선이라도 돈을 융통해서 계약을 해야되겠다 생각을 했대..
그리고 가격을 물어보는데...
이게 왠걸.. 'M'이 제시한것보다 천만원이상 가격이 낮더라는거야..
놀란 'M'이 재차 물어봤는데 중개인이 그 가격이 맞다며 헤죽 헤죽 웃더라는거지..
생각지도 못했던 윗층도 생기고 거기다 가격까지 낮으니까 'M'은 마치 횡재한것 같은
기분이였는데.. 중개인이 하는말이..
세입자가 집을 급하게 빼야 되는 사정이라 계약금을 당일날 좀 걸고 가야 된다고
하면서 아마 이정도 집에 이정도 가격이면 내일이라도 당장 집이 나갈거라고..
반협박조로 말을 하더라는거야..
사람심리라는게.. 중개인이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그집이 당장이라도 나갈꺼라는
조바심이 생기더래..
'M'은 마치 귀신에라도 홀린것처럼 백만원을 계약금으로 걸고 그집에 들어가기로 했대..
그리고 혼수준비를 위해 집 사이즈를 재러 간 그날..
드디어 윗층을 볼수가 있었대..
그집 남편이 윗층은 없는거다 생각해야 되는데.. 뭐 이런것까지
보냐고 투덜거려서 'M'이랑 얼굴을 좀 붉혔는데.. 의외로 윗층 상태가 좋더래..
윗층을 전혀 사용 안했다는 세입자 여자의 말과는 달리.. 윗층 거실에.. 소음방지용
매트가 깔려있었는데.. 그 옆에 덤벨같은 운동기구가 있는걸로 봐서는..
이집 남편이 헬스장으로 몇번 사용한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는거야..
판넬로 막아놔서 군데 군데 벽지에 곰팡이가 쓸은 부분이 있는것만 제외하면
윗층에 방도 두개나 있고..거실도 넓고 화장실까지 있는게 아예 집이 하나 더생긴..
그런 기분이였다고해..
예비신부는 벌써부터 윗층을 서재로 만들고 거실은 헬스장으로 쓴다고 난리가 났고..
'M'도 그런 예비신부를 흐뭇하게 쳐다보는데..
왠지 모르게 세입자 부부가 눈동자를 굴리면서 'M'과 예비신부를 과하게 관찰하는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더라는거야..
참 기분나쁜 커플이다..라는 생각을 한 'M'이 이사날짜를 합의하는데..
자기네는 최대한 빨리 나가야 된다고 하면서 'M'이 유난을 떨어서 윗층 판넬까지 치웠는데
애기가 있으니까 사정 좀 봐주라고 애원과 질타가 섞인 말을 하더라는거야..
기분이 확 나빠졌지만 예비신부가 참으라고 말리기도 하고..
워낙 집이 마음에 들었던 'M'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알겠다고 했대..
대신 집주인이 윗층 도배를 새로 해주고 아래층 포인트 벽지 부분을 바꿔주기로 하고
예상보다 빠르게 입주를 하게 된거지..
그리고 순조롭게 집을 꾸미고 결혼식까지 마친 'M'과 그 와이프가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그집에 본격적으로 살기 시작하면서..
생각치도 못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한거야..
신혼여행에서 돌아오고 양가 어른들 집에도 방문하고..
처음 일주일은 신혼의 단꿈을 느끼기도 어려울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갔대..
'M'의 와이프는 결혼식을 한달여쯤 남겨두고 회사를 그만뒀는데..
일자체가 이직도 많고 티오도 많아서 쉽게 다른 직장을 잡을수 있는 그런 직업이었나봐..
그만두고 집도 좀 꾸미고 한 삼개월 정도 쉬면서 신혼다운 신혼을 보내고
직장을 잡아야겠다 생각을 했대..
그래서 그날도 출근하는 'M'한테 모닝 뽀뽀 ( 급 쓰기 싫어지는 대목이네.. )도 해주고
출근준비로 엉망이 된 집도 좀 정리를 하고
혼자만의 휴식시간을 갖기 위해 서재로 꾸며놓은 윗층 방으로 올라갔는데..
(말이 서재방이지.. 좌식 책상과 책꽂이 두어개 정도 놓여진 그런 방이였다고해..)
그날따라 윗층에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시큼한 냄새같은게 나더래..
왜.. 오래된 동굴같은데서 나는것 같은 그런 냄새같은거 말이야..
별 생각없이 아침 밥상에 올렸던 음식 냄새인가보다.. 그렇게 넘기고
이층으로 올라가서 서재방에 들어서려는데..
얼핏 좌식 책상위에 누군가의 뒷통수가 보이더라는거야..
흠짓 놀란 'M'의 와이프가 발걸음을 멈추고 그 현실같지 않은 모습에 넋이 빠져있는데..
뒷통수만 보이던 그 형체의 모가지가 점점 비틀어지면서 그녀가 서 있는곳을 바라보더래..
근데 그게 얼굴 전체가 쭈글쭈글한 주름으로 뒤덮혀있는 할머니의 모습이였다는거야..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 흉직하기도 했고.. 왠지 모를 중압감이 느껴져서
옴짝달싹 못하고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있는데..
글쎄 그 주름투성이 얼굴이 점점 팽팽하게 부풀어오르면서 마주보고 있는 'M'의 와이프
얼굴로 바뀌더라는거야..
그녀의 얼굴로 바뀐 그 형체가..
씩 웃으면서 입을 여는 그순간.. 아까전에 맡았던 그 시큼한 냄새가 확하고 풍기더니..
'M'의 와이프가 화들짝 놀라면서 잠에서 깬거야..
그러니까 계단을 올라와서 서재방 책상에 앉고나서 'M'의 와이프가 잠이 든거고..
그 이후의 상황은 모조리 꿈이였던거지..
꿈에서 깨고나서도 한동안 그 시큼한 냄새가 방안에서 나는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너무너무 생생한 꿈이였대..
그리고 그날 저녁 퇴근한 'M'에게 와이프가 그 이야기를 들려준거지..
'M'은 크게 신경을 안쓰고 그 이야기를 들었는데..
후에 자기 발등을 찍고 싶을 정도로 후회되는 부분이 그 이야기를 그렇게 넘긴거라고 했대..
그리고 몇일이 지난 어느날 밤..
평소와 같이 아랫층 안방에서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M'의 귓가에 정체모를 소리가 들리더래..
얼핏 들으면 발자국 소리같은.. 그런 소리가 말이야..
도둑인가 싶은 마음에 잠에서 깬 'M'이 움직이지는 않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정말로 발자국 소리가 맞더래.. 근데 이게 좀 이상한게.. 뚜벅 뚜벅 하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 한 템포 전에 먼가로 바닥을 찍는듯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래..
쿵.. 뚜벅 뚜벅 .. 쿵.. 뚜벅 뚜벅.. 이런식으로 말이야..
그렇게 주의깊게 듣고 있던 'M'의 등뒤로 소름이 쫙 끼쳤는데..
그 이유가..
소리의 근원이 다른곳도 아닌 바로 윗층이더라는거야..
'M'이 누워있는 천장 바로 위.. 그러니까 윗층 거실에서부터 아랫층으로 연결되는 계단까지
그 소리가 쭉 이어지더라는거지..
그 사실을 깨닳은 'M'이 조심스럽게 안방문을 열고 거실 우산꽂이에 꽂혀있던 장우산을
냅다 움켜쥐고 거실불을 모조리 켰대..
그리고 우산을 계단쪽으로 향하게 쥔 다음 누구냐고 소리를 질렀는데..
황당하게도 쥐죽은듯이 조용하더라는거야..
사람의 인기척이라곤 느껴지지 않고 말이야..
오히려 'M'이 내지른 고함소리에 와이프가 잠에서 깨서 나왔는데..
어리둥절해하면서 오밤중에 뭐하는거냐고 묻더라는거야..
분명 'M'은 그 소리를 똑똑히 들었는데 윗층에 올라가서 확인을 해봐도
누군가 침입한 흔적은 찾을수가 없었대..
몇일전 기분나쁜 꿈으로 내내 불안해하는 와이프가 더 걱정할까봐..
'M'은 그냥 자다가 도둑이 든 꿈을 꾼것같다고 대충 둘러대기만 했대..
그리고도 몇번 이상한 형체를 둘다 목격하게 되었는데..
'M'의 집 화장실 변기에 앉으면 사람 눈 높이보다 한뼘 정도 아랫부분에 창문이 달려있었나봐..
일반적인 가정집 같은 경우에는 눈높이보다 조금 윗부분에 창문이 달려있는데 반해
'M'의 집은 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바로 옆에 화장실이 붙어있는 구조여서..
창문 위치가 참 애매했다고해..
볼일을 보면서 별 생각없이 고개를 돌려서 창문을 봤는데..
왠 사람의 하반신이 보여서 'M'의 와이프가 비명을 지른적도 있었고..
윗층 거실에 누워서 운동을 하던 'M'이 윗몸일으키기를 하는데..
숫자를 세면서 몸을 일으키던 그 순간
와이프가 꿈속에서 봤던 그 위치에 왠 여자가 땅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미친듯이 주워먹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하고..
결혼하고 한달도 안되서 저 모든일이 일어났다고 하니까.. 얼마나 심신이 피폐해졌을지
짐작이 가지..?
그렇게 둘다 말은 하지 않아도 그 집에 'M'과 와이프를 제외한 또 다른
무언가의 존재가 있는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는 날들이 계속됐대..
그리고 어느날 밤..
그날은 결혼하고 처음 부부동반 모임이 있는날이라..
오랜만에 술도 조금씩 걸쳤고.. 같은 또래에서 'M'이 제일 먼저 결혼을 했으니..
먼지 모를 우쭐함이 생겨서 두려운 마음이 좀 가셨다고해..
와이프하고 어깨동무를 하고 집에 들어섰는데..
집 문을 열자마자 썩은내가 코를 찌르더래..
아침에 출근할때만해도 멀쩡했는데.. 무슨일인가 싶은 마음에 불을 키고 보니까..
냉장고의 양쪽문이 활짝 열려있는데.. 마치 누가 일부러 음식물을 헤집어 놓은것처럼
야채칸에 야채들은 물론 냉동실에 있던 생선들까지..
모조리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는거야..
그쯤되니까 그때까지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폭발해서
'M'은 괜한 와이프를 붙잡고 마지막으로 나가면서 냉장고 문단속 하나 제대로 못하냐고
화를 냈고.. 와이프는 와이프대로 억울하다며.. 미치지 않고서야 내가 냉장고를 이꼴로 해놓고
외출을 했겠냐고 울면서 소리를 지르게 된거지..
근데 정말 이상했던점은.. 'M' 이 결혼한 시점이 가을이라..
아무리 음식물이 냉장고에서 쏟아져 나왔다고 해도..
와이프가 외출해서 자기를 만난 그 시간동안...
썩은내가 진동할정도로 부패가 될리가 있나 싶은점이였다는거야..
그렇게 둘이 대판 싸우고 잠이 든 그날 저녁..
'M'이 또 꿈이 꿨는데.. 저번과 마찬가지로 윗층에서부터 그 발자국 소리가 똑같이 들리는데
그날과 다른점이 있다면.. 가위에 눌린것처럼 몸을 움직일수가 없더래..
한참을 몸도 못 움직이고 그 소리만 듣고 있는데..
거짓말처럼 안방문이 끼익하고 열리더래..
고개를 돌려서 정체를 확인하고 싶었는데 마치 누군가가 'M'의 목을 고정시켜놓은것처럼
움직일수가 없었대..
그리고 그 소리가.. 쿵.. 뚜벅뚜벅.. 쿵.. 뚜벅뚜벅하고 가까워지더니..
누워있는 'M'의 귓가에
' 이제야 내려왔다.. '
저말을 반복하면서 낄낄 웃는.. 쉰듯한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더라는거야..
'M'이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던 어느순간..
고개가 움직여져서 옆을 봤는데.. 그 형체가 무언가를 짚고 있더래..
그 무언가를 봐야겠단 생각이 든 'M'이 눈동자에 핏발이 서도록 치켜뜨고
그 정체를 확인했는데..
다름아닌.. 지팡이였대..
할머니들이 들고 다니는 지팡이 말이야..
그 쿵소리가 바로 지팡이를 바닥으로 내리치는 소리였던거지..
그 사실을 인지한 순간 놀랍게도 가위가 풀리면서 'M'이 눈을 떴는데..
옆자리에 누워있어야할 와이프가 보이질 않더래..
깜짝 놀란 'M'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거실로 나왔는데 아랫층 화장실을 열어봐도
와이프가 없더라는거야..
잠들기 전까지 눈물을 훌쩍거리던 와이프가 생각나서 울컥했던 'M'은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집안 여기저기를 찾아보기 시작했대..
그리고 그런 그때 'M'의 눈을 사로잡는 뭔가가 있었는데..
다름아닌 열려져있는 냉장고였다는거야..
다른것도 아닌 냉장고 문제로 격하게 싸우고 난 후에 악몽을 꾸고..
게다가 와이프까지 안보이는 상황에서..
또 다시 냉장고문이 반쯤 열려있는 모습을 보자..
'M'의 분노가 하늘로 치솟은거지..
거칠게 와이프의 이름을 부르면서 윗층으로 향했는데.. 그때는 무서운 생각이고 뭐고간에
결혼해서 한참 신혼의 단꿈을 꾸고 있을 시기에.. 왜 자기한테 이런일이 생기나..
하는 억울함만 가득했다고해..
그렇게..불도 안키고 성큼성큼 윗층으로 올라갔는데..
창밖에서 들어오는 가느다란 불빛이 서재방 한귀퉁이를 비추고 있더라는거야..
그리고 거기서 누군가가 등을 돌린 상태로 쪼그리고 앉아있었는데..
방금전까지의 호기로운 기세는 어디로 가고.. 'M'은 한껏 겁에 질렸다고해..
근데 그 형체가 우걱거리며 입으로 뭔가를 계속 쑤셔넣고 있더래..
그 이질적인 모습에 위축된 'M'이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어깨에 손을 올렸고..
그 순간 그 형체가 고개를 홱하고 돌렸는데..
다름 아닌 'M'의 와이프였대..
냉장고에서 가져온건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상추랑 고추같은 야채를 바닥에 정신없이 뿌려놓고 그걸 꾸역꾸역 쑤셔넣고 있었던거야..
'M'이 놀래서 와이프 어깨를 마구 흔드는데..
눈 부분이 거의 흰자위만 보이던 그녀가 그때서야 뭔가에서 풀려난것처럼
정신이 돌아오더라는거야..
이게 무슨짓이냐며 'M'이 다그쳐서 물어보니까.. 와이프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울면서 잠든 이후로는 아무것도 기억이 안난다고 오히려 자기가 왜 여기있냐며
공포로 뒤덮인 얼굴을 하고 'M'에게 되묻더라는거야..
그도 그럴것이 'M'의 와이프는 매운 고추를 못먹어서 국을 끓일때만 조금씩 넣었었는데..
그 쪼그린 상태에서 매운 청량고추를 쉴세없이 입에다 밀어넣었다는거야..
기침을 하고 난리가 난거지..
윗층 거실에 불을 켜고 한동안 와이프를 진정시킨 'M'은 그날 저녁
자기가 꾼 꿈 이야기는 절대 할수 없었다고해..
그것까지 이야기한다면 와이프가 절대 견딜수 없을거라고 판단을 한거지..
그렇게 'M'의 기괴한 꿈과 와이프의 비정상적인 행동이 있던
그날밤이 지나고..
전날밤 냉장고사건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 둘은 돈이 좀 들더라도 집에
CCTV를 설치하기로 한거야..
둘다 현실주의자들이라..일련의 사건들이 귀신의 소행이라고 믿고 싶지 않았던거지..
그렇다고 보안업체를 쓰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클것 같았던 'M'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CCTV를 중점적으로 파는 상가들을 여기저기 뒤지기 시작한거야..
그리고 가격대비 제법 성능이 좋은 카메라 두개를 구입해서..
그날저녁.. 하나는 냉장고가 정면으로 보이는 벽면에 설치하고
나머지 하나는 윗층 서재방 문제의 그 장소에 설치하게 된거지..
CCTV를 설치해서 그런지 그 후로 며칠동안은 아무일도 없이 지나갔는데..
그 주 주말 'M'의 본가로 외출을 나갔다 들어온 그밤..
또 다시 사건이 터진거야..
저번 사건과 동일하게 냉장고 양쪽문이 활짝 열려있고 음식물이 죄다 밖으로 나와있었던거지..
이번엔 쉬는날이였던 'M'과 와이프가 마지막으로 집단속을 하고
출발을 했던터라..
나가기전까지 냉장고 문이 굳게 닫혀있던걸 둘이 똑똑히 목격을 했으니..
더 기가막혔던거지..
울음을 터트리며 냉장고 앞에 주저앉은 와이프를 부축해서 소파에 앉힌 'M'이
비장한 각오로 컴퓨터를 키고 문제의 영상을 확인하기 시작했는데..
어이없게도 냉장고가 열리는 그 시간대 쯤..
화면에 심한 노이즈가 생기면서 먹물이라도 풀어놓은것처럼 화면이 검게 변하더라는거야..
그리고 다시 재생된 화면에서는..
거짓말처럼 냉장고 문이 활짝 열려있더라는거지..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M'이 얼음처럼 굳어져있는데..
머리속으로 윗층 CCTV 생각이 퍼뜩하고 지나가더라는거야..
그 CCTV에는 무언가 찍혔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이 말이야..
떨리는 손으로 윗층 CCTV 화면을 재생시킨 'M'이 화면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그때..
눈을 깜빡이는것처럼 화면이 잠깐 검정색으로 번쩍하더래..
워낙 집중해서 보던때라 별거 아닌 그 동작에도 깜짝 놀랬는데..
번쩍하고 제대로 돌아온 화면 귓퉁이에서 뭔가를 본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는거야..
등뒤로 한기가 느껴지는데..
소파에 앉아있던 'M'의 와이프가 자기도 보겠다며 'M'쪽으로 다가오더라는거야..
그순간에도 와이프가 이 장면을 보면 절대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 'M'이
그자리에 있으라고.. 내가 먼저 보고 보여주겠다고 하고..
다시 화면을 앞으로 감아서 보는데..
정사각형 화면 귓퉁이에
쭈글쭈글 주름진 노파의 얼굴이 아주 잠깐 보이더라는거야..
거의 모니터로 들어갈 정도로 바짝 붙어서 화면을 보던 'M'이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게 된거지..
그 소리에 'M'의 와이프도 덩달아 놀라고
무슨일이냐고 달려온거야..
'M'이 어버버하면서 화면을 가르키니까 와이프가 자기도 보겠다며
문제의 그 장면을 재생시켰는데.. 정말 어이없게도 화면이 깜빡거리는 장면 이후로
아무것도 찍혀있지 않더래..
'M'이 본 그 노파의 모습은 아무데서도 찾아볼수 없었다는거야..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였던거지..
도저히 그집에 있을 자신이 없던 'M'이 모텔이라도 가자고 와이프한테 이야기를 했고..
'M'의 그런 모습에 놀란 와이프도 그렇게하자고 합의를 한거야..
둘은 그렇게 간단하게 옷 몇벌만 챙겨서 신혼집을 도망치듯 벗어나게 된거지..
그리고 모텔에 도착해서 떨리는 마음을 진정하고..
그간에 있었던일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기 시작했대..
처음 와이프가 그 할머니의 꿈을 꾸고.. 'M'이 자다가 가위에 눌리고..
냉장고가 열리고.. 지팡이를 짚고 있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마지막으로 CCTV 영상에 'M'만 목격했던 그 소름끼치는 노파의 모습까지 말이야..
왠지 모든 정황이 그럴듯하게 맞아떨어지더라는거지..
날이 밝자마자 'M'을 그집으로 안내했던 공인중개사를 찾아가보자라고 다짐을 한거야..
그리고 둘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문제의 공인중개사를 만나러 간거야..
'M'이 축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에 살던 세입자와 그 전에 살던 사람들까지..
그집에 관한건 하나도 빼놓지 말고 사실대로 알려달라고 하면서..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부탁이라고 애원하다시피 그러니까..
중개인이 열어놨던 부동산 사무실 문을 닫고 이야기를 시작하더래..
자기도 자세한건 모르고.. 사실 세입자였던 그 부부는 집주인의 딸과 사위인데..
그집에 입주한지는 오개월도 채 되지 못한 상황이였는데 세달정도 살고 난 다음부터
집을 빼달라고 여러번 찾아왔다고 하는거야..
근데 중개인 말대로 이사람들이 집에 붙어있어야 방을 보여주고 집을 빼주는데..
무슨일인지 집에 있는 날이 없었고..
있다고해도 다들 출근한 대낮에 가끔씩 있는게 전부였던터라..
집을 보여줄수가 없었다고 하면서 말이야..
그 이야기를 듣던 'M'이 그럼 집주인은 언제 이사간거냐고 물었더니..
갑자기 중개인이 입을 뻐끔거리면서 대답하기를 꺼려하더래..
무슨일이 있구나 싶었던 'M'이 다그치면서 물으니까 겨우 대답을 했는데..
집주인은 꽤 오래 살았는데..
집주인이 모시고 살던 시어머니가 그집에서 돌아가시고 난 후에..
바로 이사를 갔다고 하더라는거야..
중개인의 그말에서 뭔지 모를 이상한 느낌을 전해 받은 'M'이 자세히 말해보라고
계속 재촉했는데.. 중개인은 그 이상은 정말로 자기도 모른다고..
그냥 지병이 있어서 돌아가셨는지.. 오밤중에 앰블런스가 와서 싣고 가고..
그 다음날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만 전해들었다고 하더라는거지..
옆에서 가만히 듣던 'M'의 와이프가 자기들이 겪은 일을 중개인한테 털어놓았고..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중개인의 얼굴이 점점 흙빛으로 변하기 시작하더래..
그리고 덧붙이는 말이.. 집주인인 그 며느리가 남편이 죽자 시어머니를 그렇게 구박하고
밥도 굶기고..
얼마 안있어 새남자를 맞았다고 하더라는거야..
여기까지 듣게 된 'M'은 필시 자기들이 목격한 할머니와
집주인의 시어머니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다고 짐작을 하고..
중개사사무실을 빠져나와서 먼저 세입자에게 전화를 건거야..
그간의 일을 모조리 설명하고.. 그렇게 빨리 이사간 이유를 묻자.. 몇번을 발뺌하면서
남편에게 전화하라고 윽박지르던 여자가.. 'M'의 와이프가 전화를 낚아채서
울며불며 사정하자..
마침내 덩달아 울음을 터트리더라는거야..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자기도 피해자라며.. 어쩔방법이 없었다고 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집주인인 엄마한테 전화를 해봐도 얻을건 없을거라고..
처음엔 안그랬는데.. 엄마한테 새남자가 생기고 변하기 시작했는데..
그러면서 그딸이 시집가면서 해준 집을 내놓으라고 하도 패악을 부려서
하는수없이 할머니가 돌아가신 그집에 들어갈수밖에 없었던거라고..
울먹거리더라는거야..
근데 자기도 'M'이 겪었던 그 일들을 겪으면서 도저히 그집에 살수가 없었고..
엄마한테 이야기하자 윗층으로 올라가는 통로를 막아버리라는 말만 할뿐
어떤 조치도 취해주지 않았다고 오히려 엄마를 원망하더라는거지..
모든 이야기를 듣게 된 'M'이 그딸과 전화를 끊고 당사자인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콧방귀를 뀌면서
무슨 말도 안되는 귀신타령이냐고 앙칼지게 되받아치더라는거야..
혹시 모를 상황때문에.. 딸과의 대화내용을 녹음해둔 터라..
그 이야기를 하자..
집주인이 상황에 심각성을 느꼈는지..만나자고 하더래..
그집으로 갈테니까 거기서 기다리라고 하면서 말이야..
들어가기 싫어하는 와이프를 달래서 집에 들어온 'M'이 드디어..
집주인과 만나게 되었는데.. 계약할때 온화하게 미소짓던 표정과는 전혀 다르게
표독스러운 얼굴로 'M'을 쏘아보면서 말하더라는거야..
다른거 다 필요없고 다른사람 구하고 복비를 'M'이 물기 전까지는 계약을 해지할수 없다면서..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 없다고 큰소리를 떵떵치더래..
그리고 데려온 남자를 흘깃 쳐다보면서 동의를 구하는듯이 보였는데..
그 남자도 자기가 아는 형님들이 얼마나 많은줄 아냐며 거의 협박하듯이
'M'을 몰아세우더라는거지..
그리고 귀신이 어딨냐고 같이 올라가보자고 하고 앞장서서 걸어가고 남자도 뒤따르는데..
거실을 지나 서재방에 도착했을때쯤..
갑자기 집주인이 한자리에 못박힌것처럼 우두커니 멈춰서더라는거야..
남자가 집주인 어깨를 몇번 흔드는데 미동도 안하고 멍하니
서재방 한쪽 벽면만 응시하던 집주인이
진짜 귀신이라도 본것같은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면서 갑자기 계단쪽으로
미친듯이 도망을 치더래..
거의 괴성같은 비명을 지르면서 달려가니까 남자도 덩달아 같이 뛰어내려갔는데..
집주인이 얼마나 정신없이 뛰어내려갔으면.. 계단 끝부분에선 넘어져서 굴르기까지 했다고해..
그리고 그대로 현관문을 열고 걸음아 나살려라 도망을 친거야..
그 황당한 상황에 'M'과 와이프가 어처구니 없어하면서..
도대체 뭘 본건가 싶어서 집주인이 응시하던 그 벽면을 보는데..
또 뭔가가 이상하더라는거야..
일반 벽하고는 조금 다른 그런 느낌..?
'M'이 그 이상한 느낌에 벽면에 손을 가져다 대고.. 노크하듯이 쿵쿵하고 쳐보니까..
일반 시멘트벽하고 다른..안이 텅 빈것같은 소리가 들리더라는거야..
그 소리에 놀란 'M'이 그 벽에 붙어있는 벽지 부분을 손으로 조금 긁어내보니까..
시멘트 벽이 아닌 나무 판넬 같은게 보이더라는거야..
'M'의 와이프가 말리는데도 뭐에 미치기라도 한것처럼 'M'이 벽면 한쪽 벽지를
죄다 뜯어내고 판넬까지도 걷어버렸대..
그때 생각엔 돈을 물어주는 한이 있더라도 그 알수없는 지긋지긋한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생각밖에 안들었다고해..
그리고 판넬을 걷어내자..
그곳에선 미닫이로 된 문이 하나 나오더라는거야..
한쪽벽만 뜯어내도 충분히 그 문을 열수가 있었는데..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한기가 느껴지면서 극도의 공포가 몰려왔다고해..
비장한 각오를 하고 그 미닫이 문을 열어제낀 'M'은
그자리에서 움직일수가 없었대..
그 미닫이문 너머엔 두어평 남직한 작은 방이 또하나 있었는데..
글쎄 그방 귀퉁이에 검은색 지팡이 하나가 놓여져있더라는거야..
가위 눌린 'M'이 목격했던 바로 그 지팡이가 말이야..
너무 무섭고 말도 안되는 상황인데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쏟아지더래..
그렇게 우는 'M'을 부축해서 둘이 그 지옥같은 빌라에서 빠져나오는데..
그 빌라앞에.. 집주인 차가 버젓이 주차되어 있더라는거야..
평소 조용하던 'M'의 와이프가 미친듯이 차 창문을 두드리면서 쌍욕을 내뱉었는데..
창문 너머로 울고 있는 집주인과 달래는듯한 남자의 그림자가 얼핏 보이더래..
그리곤 씩씩거리던 'M'의 와이프가 조금 진정을 한 그때쯤..
창문이 열리면서 남자가 어디 조용한데 가서 이야기좀 하자고 하더래..
그래서 넷이 그 근처 커피숍으로 자리를 이동했고..
집주인이 입을 열었는데..
그 이야기를 간추리자면.. 남편과 집주인 아줌마 딸 시어머니 이렇게 네식구가 그 집을 사고
이사를 했는데.. 치매기가 있던 할머니가 자꾸 밥을 안준다고 집주인 아줌마를 구박했대..
그리고 몇년이 지나 남편이 사고로 죽고 할머니도 돌아가셨는데..
결코 자기가 어떻게 하거나 그런게 아니라..
지병도 있었고 사인 또한 그걸로 밝혀졌대..
근데 할머니가 돌아가신게 바로 그 서재방이였고.. 그후로 새로운 남자분을 만나서
이사를 했는데..자기가 투자한게 있어서 돈이 좀 필요해서 딸한테 그걸 받고
집을 내줬다는거야..
근데 딸이 이사하자 마자 뭐 할머니가 보이네 어쩌네 요란을 떨었고..
그때까지만해도 딸이 할머니가 보고싶어서 헛것을 보는줄 알고..
그냥 할머니 계시던 서재방에 판넬을 대고 벽지로 발라버리라고 한거고..
올라가는 계단 또한 그렇게 하라고 조언을 했다는거야..
딸은 돈도 없고 갈데도 없으니.. 알겠다고 한거고..
그런데도 계속 못살겠다고 하소연을 하니까.. 집을 싸게 내놓는대신 전세금의 반만
딸한테 내주는 조건으로 'M'에게 그집을 떠안긴거고 말이야..
이야기를 듣던 'M'의 와이프가 도망치듯 집을 빠져나간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서..
왜 그 미닫이문의 존재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았는지 따졌고..
아까 놀래서 뛰쳐나갈때 분명 그 미닫이 문쪽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냐고 재차 물었는데..
끝끝내 그것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대..
설명을 들으면서 먼가 찝찝함을 'M'도 느끼고 와이프도 느꼈지만..
일단 그것보다 그 집에서 나가는게 우선이였던터라..
다른거 필요없고.. 일주일내로 전세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했대..
어찌보면 계약서상에 없던 구조물이 있었던거고.. 그것도 잘 물고 늘어지면 계약위반이
될수 있다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주절주절했다는거야..
그러자.. 집주인도 아까 법적으로 하자 없다고 배째라던거와는 다르게..
열흘내로 보증금을 돌려줄테니 그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래..
그 열흘동안 'M'과 와이프는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모텔을 전전하며 살았는데..
그래도 그 집에서 지내던 한달 남짓한 시간보다 훨씬 더 잘자고 잘 지냈다고해..
열흘후에 보증금을 돌려받은 'M'은 처음 구했던 빌라보다
많이 열악한 조건으로 집을 구할수밖에 없었고..
부모님들도 뭐하는짓이냐고 화를 냈는데..
끝까지 아무말도 하지 않았대..
그리고 몇년이 지나고 퇴근길에 그 집 앞을 우연찮게 지나가는데..
거실 불이 환하게 켜져있더래..
누가 살고 있는것처럼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