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 있었던 일이다.
그 때 나는 수험을 앞두고 있어, 한창 공부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친구 중 한 명이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에게
[뭐, 나랑 같이 있던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둬라.] 라며 전화 카드를 한 장씩 나누어 주었다.
전화 카드를 보니 그 녀석의 사진이 프린트 되어 있었다.
나를 포함해 모든 친구들은 갑자기 왜 이런 걸 주는 것인가 싶어 다들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카드를 나눠주고 며칠 뒤, 그 녀석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당연히 카드를 받았던 친구들은 모두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어머니께 전화 카드를 보여 드렸다.
그러자 어머님은 [실은 말이다..] 라며 전화 카드를 만들기 며칠 전의 일을 이야기 해 주셨다.
한밤 중에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친구가, 갑자기 어머니에게 가서 말을 했다는 것이다.
[뭐든지 좋으니까, 무언가 추억이 되는 걸 만들어 두고 싶어요.]
어머님은 놀라서 [왜 그러니, 갑자기?] 라고 물었다.
그러자 친구는 [나, 혹시 가까운 시일 안에 죽을지도 몰라요.] 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무슨 바보 같은 소리니!] 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친구는 공부를 하던 도중 죽음의 신을 보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단순히 수험 공부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설마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어머님은 계속 우셨다.
지금도 그 녀석에게 받은 한 장의 전화 카드는 추억으로서 내 책상 서랍 한구석에 소중히 남아 있다.
번역 : VKR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