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이모들과의 캠핑.

갓서른둥이 작성일 14.09.27 20:03:20
댓글 13조회 11,963추천 38
꼬마시절 얘길 좀 시리즈로 해 볼까해.   이제 알겠지만 내 어린 시절은 참 암울했어.   친척집도 맘대로 못가고 그 흔한 바캉스도 못갔었어.   물론, 방학이 되거나  쉬는 날에는 부모님이 가까운 곳엔 자주 데리고 가셨지만   다 당일치기였었지.       얼마나 놀고 싶었겠어?   또 얼마나 놀러가는 애들이 부러웠었겠어?   엄마,아빠 손잡고 산으로 바다로 바캉스 놀러가는 애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어.     항상 풀이 죽어 있던 나를 불쌍하게 생각하신 춘천 이모가 한번은 놀러를 가자고 하시는 거야.   그것도 무려 1박 2일로.     물론 한번도 어디가서 자고 온 적이 없던건 아니지만   단언컨데 순수하게 놀러가는 목적으로 박을 해 보긴 처음 이었지.     난 전날부터 들떠서 날을 꼬박 세웠는데 다음 날 피곤 하지도 않았어.   춘천 이모랑 뜩이 아저씨, 그리고 나.   거기에다 효연 이모랑 순규 이모랑 순규이모 남친까지 가세해서는   그때 봉고차 알지?   그걸 렌트해서 가까운 계곡을 갔지.   난 너무 들떠서 창에서 눈을 떼지도 못하다 전날 밤을 샌 여파로 깜빡 잠이 들었었는데   도착 해서는 뜩이 아저씨가 텐트도 다 치시고는 날 깨우셨어.     난 너무 신나서 밥 먹고 놀라고 하는데도 바로 물놀이를 시작했고.   너무 신나게 놀았던 거야.     그러다 밥도 먹고 좀 놀다 수박도 먹고 그렇게 놀았어.   이모들이랑 아저씨들이 안전하게 지켜줘서 잘 놀수가 있었어.       물귀신?   별로 겁 안나지...   가드가 몇명인데..ㅎㅎㅎㅎ       그렇게 잘 놀고는 저녁에 캠프 파이어도 하고......   저녁 식사후 아저씨들은 준비한 고기며 술이 모자랄것 같다며 차를 가지고 나가셨고.   우린 우리끼리 재미 있게 놀았지.     한적한 계곡이라 낮에는 사람이 좀 있었는데 밤이되니 거의 철수 하고   일박을 하는 사람은 우리와 친구끼리, 연인 끼리 온 두세팀만이 남게 된거였어.         그때,   주위가 소란스러워 지는거야?   우리 일행이 일제히 쳐다봤는데 거긴 남자 몇명이 다른 텐트에 놀러온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고 있었어.     그런거 있잖아?   예전 시골가면 괜히 타지 사람들에게 시비걸고 텃세 부리던 망나니같은 놈들.....     난 무서워서 우리 이모 품에 꼭 안겼어.   이모가 무서워 말라고 다둑거려 주시더라구.     그때 그중 몇명이 우리 텐트로 오는거야.   와서는 여자끼리 왔네 우리랑 짝이 맞네 마네 하며 지들끼리 낄낄 거리면서   시비를 걸었지.       아저씨들도 없는 상황인데.   그런데 이모들은 너무나 편해 보였어.     그냥 개가 짖냐? 하신 표정으로 말야.     그 동네 건달들은 열이 받은 거야?   여자 3이 꼬마 하나 데리고 앉아 자기들을 겁을 안내니 그랬나 보지? ㅋㅋㅋㅋㅋ     기세가 험악해지자 수박을 열심히 먹고 계시던 순규 이모가 그제야 맨 앞에 서 있던 험악한 건달을 보시면서   그러시더라구.       "쯧쯧쯧  불쌍한 놈들..."     그 건달은 광분을 해서는 당장이라도 이모를 한대 칠 기세였지.   그러자 이모가 차분하게 한 말씀 하시더라구.       "너네 돌아가신 할머니중에 이렇게 이렇게 생기신 분 계시지?"       그 소릴 듣고 그 인간들이 다 놀랬지.   막 니네 할머니 아니냐 그러면서.     그런데 그놈은 놀라면서도 기가 죽기는 싫은지 한소리를 하더라구.       "웃기네...노인네들이 다 늙으면 다 비슷비슷하게 그렇게 생기지  어따 무당 흉내질이야?"       우리 순규 이모가 대답 했어.     "응!!!  나 무당 맞는데?"     "그 할머니 왼쪽 뺨에 큰 사마귀 있지 않으셔?"     놈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지.     그때를 안 놓치고 이모가 한 소리 더 하셨어.       "니네 할머니가 지금 니 옆에서 슬픈 표정으로 너 쳐다보고 계신다.   어떻게 지금까지는 할머니 덕으로 버텼나본데 너 계속 이러구 다니다 니 할머니마져 실망하시고 떠나면....   너,          객.사.한.다???? "       그 험악한 남자가 밤인데도 얼굴이 사색이 되는게 보이더구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쐐기를 박으셨지.     "뒤엣 놈!!  넌 내일이 할아버지 제사면 집에 가서 제사 준비나 돕고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할 일이지   이러고 다니냐?   얘랑 어울리지마라!~~~~  같이 저승길 떠나기 싫으면...."       놈들은 크게 당황해서는 재수가 없다는둥 하며 다 물러갔어.   내가 보기엔 겁난서 도망 간건데. ^^     그렇게 놈들이 물러가고 다른 텐트의 야영객들이 다 와서 고맙다 하고 그러던중 아저씨들이 왔어.     이모들은 쓸데가 없다고 막 웃으며 놀리시고.   그렇게 밤이 무르 익었지.   아저씨들이 오시고는 우린 고기와 술을 먹으며 얘기 꽃을 피웠어.   뜩이 아저씨는 물론 내 까까도 잊지 않으셨지.     그쪽 분들이라 얘기가 죄다 굿 얘기 아니면 귀신 얘기, 신령 얘기 였어.   난 무서워서 이모 팔을 꼭 껴안고 있었는데.   우리 이모는 애 무섭다고 그만 얘기 하라고 뭐라 잔소리 하셨지만   딴사람들은 재미 있다고 막 더 얘기하더라.   못된 어른들.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러는 사이 난 졸리기 시작 했는데 이모가 둥이는 졸리면 텐트에 들어가 자라고 하더라구.   난 시져 시져 하며 도리도리를 했지.   무섭다고.       이모들은 이모들이 있는데 뭐가 무섭냐 했지만,   무서운건 무서운거야.     그렇게 밤이 깊었고 난 춘천이모의 품에서 잠이 들었어.   잠이 깬건 한참 후 였나봐.     깨어보니 텐트속에서 이모들 틈에 끼어 자고 있더라구.     효연이모, 순규 이모,우리 이모..이렇게 자고 있는데   난 순규 이모와 우리 이모 사이에서 편안하게 자고 있더라구.     뜩이 아저씨와 순규 이모 남친은 옆에 같이 친 조금 작은 텐트에 주무시는지 안 보이셨는데   난 요의를 느끼고 깨어난 거였어.     아마 저녁에 많이 먹은 수박이랑 음료수 같은거 때문 이었을꺼야.       난 비몽사몽간에 밖에 나가 오줌을 누려고 텐트 지퍼를 올리는데,       그 순간 밖에서 두런 두런 말소리가 들렸지.   난 쭈삣 했지만 이미 지퍼를 다 올리고 급하게 몸이 반쯤 빠져나간 뒤였어.       "나온다  히히히  나온다 히히히힛"     "나와라 나와 우히히히힛"     "어서 어서 키키키" 등등         참 많은 소리가 나더라구.   고개를 들어 밖을 봤는데..........   어머나 젠장 맞을 ㅠㅠ       10은 넘어 보이는 귀신들이 텐트 주위를 7~8걸음 떨어진 곳에 뺑 둘러 앉아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날 반기더라구.   오라고 손짓까지 해가며 말야.       난 숨이 턱 막혔어.   얼굴에 열이 확 오르고 뒤돌아 서려 했지만 몸이 안 움직이는거야.       이모들도 못 부르고.   그렇게 정신이 아득해지기 시작했어.   홀리기 시작 한거지.     그때,   내 얼굴 옆으로 뭐가 쑥 나오는 거야?     우리 춘천이모 손이었어.     그러더니 뭐를 확 뿌리시더라구.   "꺼져랏! 이놈들아~~" 하면서.   따로 싸오신 햇볕 듬뿍 쐰 왕 소금 이었지.     소금이 날아가 후두둑 떨어지자 질겁을 하고 물러나는거야.   그러자 이번엔 이모 반대 편에서   "내 저놈의 xxx들을...." 그러시며 순규 이모가 밖으로 나가시려 하더라구.   우리 이모는 쿨하게   "놔둬라, 귀찮게 뭘" 이러시고.       그러시고는   "둥이야! 오줌이 마려우면 이모 깨우지 그랬어?  그냥 여기서 눠라" 하셨어.       난 이모가 있으니 겁나지 않터라?   귀신을 보고는   "내 소중이 물총이나 받아랏!" 하고 시원하게 갈겨줬지 ^^       그리고 다시 이모 품에 안겨 잠을 청했고.     분한 잡귀들은 밤새 텐트 주위를 서성이며       "나오기만 해봐라, 나오기만 해봐라" 하고 씩씩대고 다녔지만   이모가 내 귀를 살며시 손으로 덮어 주시자 아무 소리도 안들리고 잘잤어.     다음날 아침 일어났더니 한바탕 소란이 났어.   우리가 저녁에 해논 남은 음식들이 모조리 못 먹게 된거야.       그놈들이 분풀이를 한거지.   분명 잘 덮어둔 음식에 흙먼지가 잔뜩 들어가 있고.   그 서늘한 계곡에서 하룻밤에 국이 막 쉬고....       한 성질 하시는 순규 이모는 열이 받으셔서는   어제 왜 말렸냐고 방방 뛰시고.     우린 그냥 아침을 포기하고 일찍 내려가며 가는 길에 아침을 해결하자고   짐을 정리 했어.     그런데 짐을 다 정리해 가는데 아침부터 사람들이 한떼가 올라 오더라구.     맨 앞에 어떤 정정한 60쯤 되신 할아버지라 부르긴 뭣한 중년분이   어떤 젊은 남자 귀때기를 잡고 끌고 오시고   그뒤로 부인 이신듯한 분도 따라 오시고   어른들 여럿이 올라오시더라.       보니 어제밤의 그 깡패 아저씬거야.   아마 누가 어젯밤 얘길 집에가서 했나봐.   그때 와서 행패부린 사람들이 부랴부랴 부모님이나 어른들 손에 끌려 온거 같더라구.   우리 앞에 오셔서는 그 노인분은 공손히 인사 하시며 사죄를 하셨어.       얘기 들었다며 만신님들 오셨는데 우리 애가 몰라 뵙고 큰 결례를 했다며 깊이 사과하는거야.     아마 무속을 깊게 믿는 분들인데 자기집 아들이 잘못하다간 무슨 안 좋은 일을 당할까봐 그러셨겠지.   식사는 하고 가시라고 계속 붙잡는 바람에 그집가서 아침 잘 대접 받고 왔지.     자꾸 어제 얘기 묻길래 순규 이모가 더 이상 할머니 실망 시켜드리지 않으면 나쁜 일은 없을 꺼라 했는데...       글쎄 지 버릇 개 줬을까?   아침 먹고 참외였나 뭐였던가 잔뜩 선물로 주셔서 가져와서 한동안 잘 먹었음요.^^              
갓서른둥이의 최근 게시물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