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 얘기는 영혼의 복수에 관한 얘기야.
지금은 아프셔서 작년 후반기랑 올해는 못하셨지만
아프기전에 이모는 매년 두차례 해오시던 특별한 굿이
있었어.
무슨 굿이냐하면 매년 전반기,후반기로 나누어서 길일을 택하신후
예전 나 어렸을때부터 항상 하시던 곳을 찾아 이승을
떠도는 돌볼 후손이 없는 불쌍한 영가들을 위해
자비로 준비하셔서는 천도제를 드려주셨어.
그렇게 떠도는 영을 위한 천도제가 잡히면 그전
일주일간은 점사도 안보시고 외출도 안하시며
외부와 연락도 안하시고 혹여 부정탈까 조심하시며
기도만 드리시곤 하셨어.
일종의 이모나름의 재능기부인 샘 이지.
몇년전 일이야.
하반기 였고 그해는 9월에 천도제를 했었을꺼야.
난 군대 제대후엔 천도제 기간에 학교시험이 낀 때만
제외하고는 회사 생활 하면서도 그땐 꼭 월차를
내서라도 내가 모시고 다녔거든.
나도 뭐라도 도와드리고 싶어서 말야.
그때도 이모를 모시고 항상 천도제를 지내던 곳으로
갔어.
젯상을 차리고는 준비해간 음식들을 차려놓고
이모가 영들을 부르기시작하셨지.
보통 배고팠던 영들이 였기에 천도 하기전에 항상
배불리 먹이는것부터 하셨지.
원래 이모가 불쌍한 영들을 위해 천도를 시작하셨을때만 해도 두셋, 많아야 대여섯이 왔었는데 이모가
같은자리서 계속 천도를 해주시니 귀신사회에도
소문이 났는지 세상 떠돌기도 지쳐 천도 되고싶은
영이 계속 모여들어 내가 어려서 따라다닐때는 열이
넘고 내가 몇년전 갔을때는 족히 수십은 되었었지.
천도 받길 원해 모여든 영들이다보니 많이 모였지만
다들 착한 영들 이었어.
그날도 그렇게 젯밥을 배불리 먹게한 영들을 이모가
차례차례 천도 시키고 계셨어.
그런데 그 영들중에 유난히 마른 영가가 하나 있었어.
그 영가는 딱 봐도 병들어 돌아가신거구나 하고
알수있는 그런분 이었거든.
그분은 젯상에 오셔선 먹는데만 집중할뿐 천도를
받을 생각을 안하시는 거야?
나중엔 그 영가만 남으시고 나머지분은 다 천도되어
떠나셨어.
그렇게 모두 떠난후 그 중년영가도 떠나려고 했거든.
그때까지 가만 보고있던 이모가 그 영가랑 대화를
시도했어.
난 이모가 그 영가와 대화하는걸 보고 있었어.
내가 히어링이 좀 약해.ㅋㅋ
이모는 한참 영가랑 얘길 하셨어.
아마 천도를 받으라고 설득하시는거 같았는데
한참을 얘길 하더니 중년 영가가 이모께 꾸벅 인사를
하고는 떠나더라?
얘기가 잘 안되었는지 이모는 떠나는 영가의 뒷모습을
바라보시고는 한숨을 푹 쉬시는거야.
난 궁금했지만 그땐 참았어.
괜히 잘 끝난 천도제에 내가 초칠까봐 말야.
뒷정리를 하고는 쓰레기를 차에 싣고 내려오는데
이모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시더니 거기서 멀지않은
어떤 마을을 가자고 하시는거야.
그리고 마을에 도착하셔서는 그 마을 입구에 있던
슈퍼로 가시더니 음료수랑 몇가지를 사다주시고는
먹고 기다리라시더니 다시 슈퍼로 들어가셔서는
한참 슈퍼 아줌마랑 수다를 떠시는거야.
내가 지루해져서 이모한테 그만 가자고 해야될까를
고민할때쯤 이모는 슈퍼아줌마에게 인사를 하고는
나오셨지.
이모를 모시고 오는데 이윽고 이모가 얘길 꺼내셨어.
아까 본 그 아저씨 영가가 생전에 사셨던 곳이 바로
좀전에 들렸던 마을이래.
아저씨는 중년의 한참 활동할 나이에 그만 풍을 맞으셨다고해.
그리고는 말도 못하시고는 병석에 몇년을 누워 계시다
세상을 뜨신거였는데 병이 걸려 누운거야 자기가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겠지만 아저씨가 병석에 눕고는
부인의 학대가 심했었나봐.
부인은 사람들이 안볼때는 아저씨에게 빨리 죽지도
않냐고 하면서 눈에 띄지않는 부분을 때리기도 하시고 꼬집고 하면서 학대를 하고 똥,오줌 많이 싼다고
밥도 물도 최소량 만을 주어 항상 배고픔과 목마름에
허덕이신거였어.
그리고 학대도 부족해서는 읍내서 사귄 남자를 집으로
불러들여 남편이 누워있던 옆방에서 동침을 하는둥
온갖 악행을 저질렀고 그때마다 아저씨는 피눈물을
흘리면서 꼭 복수하겠노라고 수만번을 다짐을 했더래.
이모가 그 아저씨가 살던 동네에 들렸던건 그 아저씨와 아줌마에 대해 알아보고자 들렸던거야.
시골은 보통 이장집이나 슈퍼가면 그동네 소식을 다 알수있거든.
그런데 그 아저씨네 아줌마는 동네선 얼마나 가증스러웠던지 동네사람들은
그 아줌마를 세상에 다시없는 열녀로 알더란거야.
남편을 그리 굶기고는 매일 동네 사람들 만나면
내가 정성이 부족해서 남편이 자꾸 말라간다며 눈물도
짖고 말야.
그러다 아저씨가 돌아가시고는 장례를 치루곤 보험금이니 땅이니 모두 팔고는 간통남이랑 도회지로 가버린거셨어.
아저씨가 다시 돌아 오셨을때는 이미 미리 다 정리하고 떠난뒤였는데 미쳐 살던 시골집은 처분을 못하고
간거라 그 빈집에 계속 계시며 언젠가 오겠지하며
기다린거였어.
이모는 복수는 덪없는 거라고 놔둬도 다 벌 받을껀데
복수해봐야 아저씨영도 좋을꺼 없으니 좋은데 가시라고 설득했는데 요지부동 이시더래.
자긴 어찌되어도 좋으니 꼭 복수하겠다는 아저씨를
아직 아무짓도 안한 불항한 영가를, 악령도 아니고
강제로 천도를 할수는 없다며 아저히랑 그 부인은 만나선 안되었던 악연인거 같다 하셨어.
이모는 더 뭐라고 못하시고 떠나시는 아저씨께
봄에도 올꺼니까 꼭 오셔서 배불리 드시고 가시라고
했고 아저씨는 고맙다고 인사하고 떠난거였어.
집에 돌아와서는 첨엔 나도 생각을 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