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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복동과장 님의 글
예지몽..그리고 가족들의 죽음 http://pann.nate.com/b202296176
오늘은 좀 무서운 이야기를 해야겠어.
무서운 이야기는 할머니께서 해주셔야 최고잖아. 그래서
반말을 써 보려고.. 기분나쁘게는 생각하지 말아줘.
그냥 내가 할머니라고 생각해줘.
난 다섯번의 예지몽을 꿨어. 아버지, 큰아버지, 외할머니,어머니.
그리고 고모... 물론 모두다 돌아가셨어.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혹시 내가 글쓰는 직업을 가져서
지어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줘. 아무리 내가 지어내기
잘하는 글짓기작가래도, 부모님의 죽음으로 뭔가를 얻어내고
싶진 않거든.
꿈을 꿨어. 아버지와 내가 단둘이 버스를 타고 산길을 달렸지.
운전기사의 얼굴은 보이지도 않았어. 단지..까만옷을 입고
단발머리를 한 여자분이었다는 것 밖에 기억이 나지 않아.
길이 아닌데도 그 버스는 아주 잘도 달렸어. 그 왜, 이웃집토토로에
나오는 고양이버스처럼 말이야. 그런데 갑자기 버스가
절벽으로 추락하게 돼. 순식간의 일이였어.
버스는 영화에서나 나오는 것 처럼 절벽 어느부분에 걸려서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지. 조금만 움직여도 버스는 밑으로
추락할 것 같았어.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께서 창문을 열더니
날 창문밖으로 던져버렸어. 꿈이라 가능했겠지.
다행히 떨어진 곳이 솔잎이 많은
소나무 꼭대기였는데, 바로 내 눈가를 스치며 버스는 추락했어.
그리고 그 운전기사와 눈이 스치듯 마주쳤어. 새카만 머리카락에
눈이 대부분 가려져 볼 수 없었지만 이상하게 가려진 머리카락
사이에서 나는 느낄 수 있었어. 소나무에 걸린 내가 아깝다는
식으로 말이야.. 그 꿈을 꾸고 나서 정확히 일주일 뒤였어.
기억 할 수 밖에 없는게 그 일주일후가 어버이날 뒷날이었거든
어버이날 뒷날이 어머니의 생신이었어. 우리어머니는..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수족을 못 쓰셨지.
아버지께 난, 어버이날 말고 그 다음날 가서 아버지랑 같이
시장을 보자고 말했어. 아버지는 흔쾌히 그러자고 했고
그날을 기다렸지. 그런데 뜬금없이 내게 일이 생겼어. 수업을
듣게 된거야. 그리고.. 그 수업날 아버지 혼자 시장에 가셨을
그 시간에 계속 전화가 왔어. 그땐 발신자표시를 볼 수 없었거든
수업중이라 받지 않았어. 그런데 자꾸 전화가 와서 받게 됐지
119 아저씨야.. 아버지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셨대. 그자리에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게 돼.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
그리고 현장에 도착했는데,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오토바이
잔해들과, 어머니를 위해 장을 봐 오신 흔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어. 어머닌, 그날 날이새도록 아버지를 기다렸어.
동네 할머니께 어머니를 맡겨두고 난 아버지 장례식을 치뤘어.
뇌수술을 받으면서 어린꼬마아이의 정신연령이 되버린 어머니는
오토바이 끌고 장보러 다녀오겠다며 나가셨던 대문만 밤새도록
바라보셨다고 해. 장례를 끝내고 돌아오는데.. 등골이 서늘해졌어.
일주일전에 꿨던 꿈도 생각났고, 그날 수업이 없었다면, 아버지와
함께 그 오토바이를 타고 장을 보러 갔을텐데..라는 생각을하니
무서워졌어.. 그리고 그날부터야.. 가위에 눌리게 돼.
지금까지도 눌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한달도 안 됐을거야
너무너무 힘들었어. 그러다가 낮에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난생처음 경험하는 이상한것들을 느끼고 듣게 돼. 바로 가위였지.
어딘선가 부시럭대는 소리와 함께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어.
수많은 사람들이 소곤대는 소리였어. 소곤소곤 내 귓가에 대고
자꾸 소곤소곤 거렸어. 입김도 느껴졌어.. 내 몸을 더듬는
느낌도 나고.. 그런데 그 소곤소곤 거리는 소리중에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어. " 일어나. 일어나. 빨리 일어나" 기억이 나지
않았어. 이 목소리가 도대체 누구지? 자꾸 생각하다보니..
바로 아버지 목소리야.. 아버지는 자꾸 나보고 일어나라고 그랬어.
난 일어나고 싶었지만 정말 일어날수가 없더군.. 눈을 떠서
아버지 목소리 나는 쪽으로 보고싶었지만, 도대체 눈도 떠지지
않았어. 계속 아버지 목소리와 더 커지는 소근거림만 들릴 뿐..
그런데 갑자기 누가 내 뺨을 때렸어. 그리고 나는 눈을 뜨고
가위에 풀려나게 됐어. 난 알아..그분이 아버지였을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믿고 싶고... 믿고 있어.
그리고 난 또 어느날 꿈을 꾸게 돼. 우리집은 아주 깡촌이거든.
우리집 바로 앞에 오리포라는 시냇가지만 강가처럼 넓디 넓은
물이 흐르는 공간이 있었어. 그런데 그 오리포라는 시냇가에
안개가 자욱해. 그리고 집 대문앞에서 바라 볼 때.. 고모, 큰아버지
그리고 잘 모르는분들 몇분이 줄을지어 서 계시면서 자꾸
어딘가를 뚫어지게 바라보셔. 그 시선을 따라 가보니.. 안개자욱한
오리포 그곳에서 나무로 엮어 만든 나룻배 한척이 안개를
뚫고 나오고 있었어. 난 뭔가하고 달려가게 됐지..
그 배 위엔 세 사람이 타 있었는데.. 단발머리를 하고 까만 옷을
입은 여자분과 검정양복을 입은 40대후반으로 보이시는 말끔한
남자분..그리고.. 아버지가 검정양복을 차려입고 서 계시는거야.
난 너무 놀라서 그냥 아버지를 볼 수 있다는 그 기쁨만으로
아버지께 달려갔는데 아버진 들은척도 안 하시고..
차례대로 어른들을 태우셨어.. 그런데 고모가 제일 앞에
계셨는데, 고모는 태우지 않고 큰아버지.. 모르는 아저씨.. 1.2 3
순으로 태우시고 그냥 가버렸어. 그리고 꿈에서 깼지..
무서웠어. 가만 생각해보니..그 단발머리 여자.. 전에도 본 것
같았어. . 맞아.. 아버지와 같이 탔던 버스기사였어.
시간이 흘러 그 꿈을 꾼지 한달정도 지났어. 볼일이 있어서 찾아간
큰집에 아무도 계시지 않았어. 큰아버지께서 입원을 하셨대..
알고보니 췌장암이라셨어..말기라 오래 못 사신다고.. 그러셨대.
그렇게 큰아버지도 암발견 6개월만에 돌아가셨어.
그런 예지몽을 꾸고 현실로 닥칠때마다 난 가위에 더 많이 눌렸어.
어느날은 낮잠을 자는데 안방에서 자고 있었거든.
꿈을 꿨는데 내가 단발머리를 한 여자와 막 이유도 없이 싸웠어
머리채를 붙잡고 이년저년하면서 싸웠던 것 같아.
그리고 잠에서 깨고 주위를 살피다가 또 다시 잠들었는데
이번엔 가위에 눌리는거야.. 눈을 살며시 떴어.. 안방에 화장실이
하나 더 있었거든? 그런데 그 안방 화장실 앞에서..
머리가 헝크러진채로 검정옷을 입은 여자가 다리를 접고
두손으로 다리를 감싼후에 머리를 쳐박고 있는거야..
난 누굴까 누굴까 하고 계속 쳐다보는데..그 여자가 갑자기
고개를 확..쳐들었어. 꿈에서 싸웠던 그여자야..
그 여자는 갑자기 일어서더니 내 옆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 곁으로
오는거야.. 가위 눌려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움직일 수 없잖아..
움직이면 더 조여오고... 정말 어머니에게 해코지라도 할까봐
발악을 했어.. 그 여잔 서서히 어머니 곁으로 오더니 어머니의
머리를 쓰다듬고 날 쳐다보며 비웃듯이 한번 웃더니 사라졌어.
그 뒤로 난 어머니가 어떻게 될까봐 노심초사했어..
그 여자가 나오고, 그런 꿈을 꾸면 항상 가족중에 한분이
돌아가셨으니까.. 다행히 어머니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가위는 눌리고 있었지만..가위에 익숙해진
그 시기에.. 또 한번의 꿈을 꾸게 돼.. 여든일곱살이 되셨던
외할머니의 생신잔치에 놀러가는 꿈이었어. 그런데 주인공이신
할머니께서 방안에서 나오시지 않고 손님들을 기다리게 했어.
사람들은 수근거렸고, 외삼촌은 할머니를 모시러 가겠다며
할머니 방문을 열었는데, 거기에 이상한 사람들이 할머니를 업고
춤을 추고 계셨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기억도 나질 않아.
다들 한복을 입고 있었고, 할머니 표정은 어린아이가 된 마냥
행복해 하고 있었기에 다들 말리지도 않고 구경만했어..
그렇게 꿈에서 깨고, 몇주후에 할머니는 아무병 없이
그냥 노환으로 편하게 돌아가셨어. 난 이게 끝인지 알았지..
그 뒤로 몇년간은 아무꿈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거든..
난 내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나갔고, 어머닌 어머니대로
장애에 익숙해지셔서 그렇게 모든게 걱정없이 슬픔없이
살 때였어.. 어김없이 찾아 온 가위따위에게 힘차게 뛸 심장도
없을만큼 가위는 무섭지 않았어. 그런데 가위가 끝날무렵..
스르르르 잠드는데 꿈을 꾸네..
말했지..우리어머니는 수족을 못 쓰셨다고.. 일상생활에서도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물리치료를 자주 다녔었는데..
꿈에서도 똑같이 어머니를 물리치료실에 데려다 주는 꿈이었어.
그런데 물리치료실에 도착하니 어머니께서 갑자기 화를 내셔.
넌 멀쩡한 사람을 왜 병신 취급하나면서..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시는거야..그리고 너무 빠르게 어디론가 달려가셨어.
그땐.. 수족을 못 쓰셨던 어머니께서 달려나가시니 마음속으로
정말 좋았어.. 실제로도 저랬으면 하는 바람이 컸던것 같아.
난 어머니를 쫓아갔어. 어찌나 달리기가 빠르던지.. 순식간에
없어진 어머니를 찾아 헤맸어. 그러다보니.. 내가 어릴적 살던
동네 5일장이 열리던 곳 까지 가게 된거야..
장이 서서 사람들은 우글거렸고.. 난 그곳에서 어머니를 찾았어.
그런데 우글거리던 사람들이 임금님이라도 행차하신듯..옆으로
물러서는거야.. 그리고 그 좁은 사람들 사이에서 버스 한대가
나왔어. 꿈이라서 그런지 신기하지도 않았어.
그냥 버스가 오는구나라고 생각했지. 그렇게 버스가
내 곁을 지나가는데.. 난 정말 놀라게 돼..
내가 늘 꿈속에서 봤던 새카만머리의 단발머리 여자와
그 여자 옆에 어머니가 앉아계시는거야. 그땐 알았어..
어머니가 그 버스를 타고 가면 안 된다는것을.. 너무 많이 울었어.
애타게 애타게 어머니를 불렀어.. 버스는 돌아오지 않았고
난 울면서 잠에서 깼어. 너무 무서웠어. 어머니가 어덯게 될까봐
몇일밤을 지새웠어.. 그런데 결국..어머니는 갑자기 합병증이
찾아와서.. 급성신부전증으로 입원을 하시게 됐어..
그리고 점점 병이커지고.. 두어달만에 돌아가셨지.
난 영매체질도 아니었고, 무당사주로도 무당운명으로도
언급된 적도 없었고, 민속신앙을 믿었던 집안때문에 무당들을
많이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무당들은 내게 무엇이 있다는
말조차도 하지 않았어. 누구에게도 말 못했지. 믿지도 않을뿐더러
말해봤자 내 마음만 아프니까.. 혼자서 힘들어하며,
괜히 내가 그 꿈을 꾸었기 때문에 가족들이 그렇게 죽엇을까..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어. 그 단발머리 여자는 도대체 누굴까..
도대체 누군데 자꾸 내 꿈에 나타나서.. 괴롭히는것일가..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으나..사는게 바빴고.. 슬픔에서
빨리 헤어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이일저일 닥치는대로
했던 때라서.. 또 나는 서서히 잊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어.
그런데 난 올해초에 또 하나의 꿈을 꾸게 돼..
나이가 굉장히 많으셨던 고모의 꿈이었어. 내가 초등학교때
고모가 환갑이었으니까.. 외할머니보다 몇살 적었던걸로 기억해.
아무튼, 고급승용차가 고모집 앞에 서 있었어.
멋진 양복을 입으신 기사 아저씨와.. 차문을 잡고 계시는
중년의 아저씨도 계셨어. 그리고 고모집에서 고모가..
커다란 보따리를 들고 나오셨지. 난 고모 그게 뭐냐면서
한번 보자고 눈치없이 꿈속에서 그랬어. 그랬더니 고모가
이런 건 니가 만지는게 아니라면서.. 저 사람들 배고플 것 같아서
먹을것을 싸왔다고 그러셨지. 난 역시 우리고모는 인정이 많구나
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고모를 보내드렸어. 그 남자분들은..
고모를 정말 여왕대접하듯 차에 태웠고.. 그 고급승용차는
어디론가 떠났지.. 그리고 고모 역시 노환으로 돌아가시게 됐어.
난 내가 무서웠어. 언제까지 이런꿈을 꿔야할지..왜 죄책감에
사로잡혀서 살아야하는지.. 벗어나고 싶었지.
그러다 직업상 무속인을 인터뷰하게 됐어. 공적인 일들을
다 마치고 차를 마시는데, 그분이 그래. 아가씬 생명이
위태위태 하면서도 질기다고, 지켜주는 것들도 많은데
데려가려고 하는 것들도 많다고.. 그래서 주절주절..
그동안 있었던 꿈 이야기들을 넋두리식으로 말하게 됐어.
그리고 말씀해주셨어.. 그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던 여자가 날 지켜주는
신이었다고.. 죽을 사람은 언제든지 죽기 마련이라고..
꿈을 꾸고 아버지 큰아버지..어머니가 그렇게 되신것도..
어쩔수 없는 세상에 이치였고, 할머니 고모께서 그렇게 편하게
가신것도 다 내덕이라면서 이야기 해주셨지.
그리고 잘 생각해봤어.. 그래..잘 생각해보니..그 여자말이야.
날 괴롭힐려고 나타난게 아니고, 내가 힘들어서 주저 앉으려고
할 때..자꾸 나타나서 정신번쩍나게하는 괴롭힘을 주는 것 같아.
사실 요새도 몇 번 그 여자를 봤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