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타에 얽힌 사연.

갓서른둥이 작성일 14.10.12 14:57:54
댓글 19조회 9,736추천 31

여친이 자기 친구 결혼식 간 관계로 혼자 심심하게 집에서 딩구는 둥이 입니다.

 

놀아줘! 놀아줘!!~~~~

 

 

 

이번 글이 이전에 적었던 글 마지막 입니다.

 

읽으셨던 분들은 우려 드시는라고 고생 하셨습니다.^^ ㅋㅋㅋㅋㅋ

 

한편이 더 있긴 한데 제가 처음 인터넷에 썼던 서해 어느섬의 폐가란 글입니다.

 

자뭅님이무글에 예전 소개해 주신적이 있는 글이니 혹시 안보셨는데 보고 싶으시단 분은

 

글 제목이나 자뭅님 닉으로 검색 하시면 나올껍니다.

 

긴글 싫어 하시면 읽지마세요.

 

너무 길어서 암 걸립니다.^^

 

 

 

 

 

오늘은 지금도 내가 애지중지 하는 내 기타에 얽힌 사연이야.

 

 

지금으로 부터 꼭 십년전의 일이네.

 

난 대학을 인서울하고는 원룸 생활을 시작해.

 

 

하!!~~~ 그러고 보니 벌써 원룸 인생 10년 이구나!

 

 

 

변했다면 지금은 좀 방이 커져 1.5룸이 된 정도?

 

 

 

암튼,

 

한창 후레쉬맨의 풋풋 라이프를 즐길때였어.

 

 

난 취미도 특별한게 없던 절대 공대생 이였어.

 

 

무미건조한 사막같은 생활의 결정판 이였지.

 

미팅을 나가서도 음악 얘기, 독서 얘기, 미술 얘기, 패션 얘기등

 

여자에게 호감을 살 만한 얘기는 아는게 없어 하지도 못했다.

 

 

 

내가 한 얘기라고는..........

 

 

 

 

 

 

 

"삼각함수 좋아하세요?"거나

 

"좋아하는 위인 누구세요?   ^^ 전 피타고라스"  따위의 얘기나 하고 있었으니

 

시작부터 애프터는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시작한거지. ㅋㅋㅋㅋ

 

 

 

그녀들에게서 돌아오는 답은 항상 비슷해서,

 

"낼 시간 있으세요?"

 

 

"낼은 과제때문에...."

 

 

그럼 모레는요?"

 

 

교회가야되서요....^^"

 

 

"글피는요?^^"

 

"시아버지 제사예요.^^" 따위의 찔러도 이쑤시개 하나 들어가지 않을 철벽 블로킹 이였고,

 

 

 

난 항상 낙담을 하여야 했어.

 

 

 

그러던 어느 날 미팅을한 여자애가 칼 같이 나의 에프터를 일도 양단하더니 그래도 내가 안되어 보였던지,

 

내게 문화 생활을 권하더라구.

 

 

난 꺼질테면 촛불처럼 훅 꺼져라 하는 심정으로 콧등으로 흘려 버렸었는데,

 

얼마후 나도 문화란 색다른 장르에 도전하는 계기가 찾아와.

 

 

 

난 대중음악 이외엔 음악이라고는 아는거라곤 농악부 애들이 두드려대던

 

자진모리 장단밖엔 모르던 음악의 베두인족 이었어.

 

 

참!!

 

베토벤 할배의 운명 정도는 알아.....

 

 

그거.....할배가 자기 장례식장에서 연주하려고 작곡한 장송곡 맞지???  ^^ㅋㅋㅋ

 

 

 

그러던 나를 클래식 음악이라는 전혀 미지의 세계에 빠져 들게해준 계기가 된 음악이 있었어.

 

 

 

우연히 라디오 돌리다가 들은 타레가의 아람브라하 궁전의 추억이라는 기타곡 이었어.

 

 

 

세상에 이렇게 아름답고 심금을 울리는 음악이 있다니.......

 

난 그곡에 진짜 감명을 받은거야.

 

 

 

근데,

 

도대체 어디서 생긴 근자감인지 나도 좀만 노력하면 칠수 있겠더라구.

 

 

 

응! 미친거지....

 

난 다음날 당장 기타를 사기로 했지.

 

 

 

클레식 기타로다가....클래식이랑 보통 대중가요 치는 어쿼스틱 기타랑은 생긴게 좀 달라. 알지?

 

그래서 다음날 알아보는데 좀 당황했어.

 

 

 

가격이 장난이 아니더라.

 

좀 쓸만한거는 그때도 10몇만원씩 하더라고.

 

 

난 중고라도 사볼까 하고 옥션까지 다 뒤졌지만

 

가격대가 만만치 않았어.

 

 

 

중고도 옥션에 나온건 좀 좋은 모델들이라 10만원 정도 했던걸로 기억해.

 

 

그러다보니 처음 대학생활 시작한거라 알바도 안할때고

 

집에서 엄빠가 보내주시는 원조 생활비로 생활하는 주제에

 

도저히 살수가 없는 물건 이었어.

 

 

 

근데,

 

내가 또 고집은 있어서 생각나면 해야되거든.

 

 

생각하다 좋은 수가 생각났어.

 

우리동네에 만물상이 있었거든.

 

만물상이라고 특별한게 아니구 고물상 하시는 할아버지가 고물들중 쓸만한거 모아서

 

고물상 옆에 작은 가게 차려 놓으시고 팔던 그런 곳 이었는데

 

거기라면 있을꺼 같더라구.

 

 

 

난 그전에도 거기서 내가 필요한 스테인레스 냄비를 몇개 샀었거든.

 

어차피 귀신 들린 물건도 우리집은 통과 못해.

 

 

 

병균이야 뭐 에볼라가 100억 마리 붙어 있어도 한번 팔팔 끓이면 끝이지.

 

최강 생명체 세균,바이러스에겐 열이 쥐약이지 ㅋㅋㅋㅋ

 

난 당장 달려갔어.

 

 

 

가서는 할아버지께 혹시 기타가 있냐고 여쭈었지.

 

할배는 뒤에 창고에 가보라고 하시더라?

 

 

 

가보니 오만 고물이 다 있었는데 한쪽에 어디서 주워다 모으셨는지 고물 기타들이 10여대가 쌓여 있더라구.

 

난 차근 차근 보는데 그중 한 기타가 유독 눈길을 끄는거야.

 

 

 

분명 클레식 기타이긴한데 유독 상태가 다른거 보다 나쁜 기타였는데 나랑 연이 닿으려 했던지 눈이 가더라고.

 

그 기타는 진짜 볼품 없었어.

 

 

줄은 당연히 다 끊어져 없고,

 

 

머리 부분의 줄감개도 다 망가지고,

 

지판 중간 중간에 박혀있는 프렛이라 부르는 금속 막대도 몇개 빠져 달아났고,

 

기스도 많고.

 

그래도 다행인건 고칠수는 있겠더라.

 

 

 

그리고 어디 터지고 쪼개진 곳은 없었어.

 

 

기스도 뒤엔 많았는데 앞면은 아주 깨끗했고...

 

난 그 기타로 하기로  하고 할아버지께 그걸 사겠다고 했지.

 

 

 

할배가 비웃더라.

 

젊은애가 물건 보는 눈이 그리 없냐며 자기가 좋은걸로 골라준대?

 

 

 

시쪄!!~~~~~~~~~~~~~

 

난 그게 맘에 든다고 그걸로 달라했어.

 

 

 

how much?

 

할배 say,

 

two 마넌!!~~~

 

 

난 그냥 조용히 내려놨어.

 

깎아달라는 무언의 압력으로....

 

 

할배는 재협상을 시도했고 결국엔 8000원에 그 기타는 내것이 되었지.

 

집에 가져와 깨끗이 닦으니 의외로 자태가 아름다운거야?

 

 

상처들도 그냥 먼지로 생긴줄등이 많아 의외로 눈에 띄는 상처는 몇개 없었어.

 

 

그런데 닦아 놓고 보니 앞판의 나무결이나 특히 울림통 주위의 무늬등이 너무 아름다운거야.

 

상당히 신경써서 만든 물건이 틀림 없었어.

 

 

 

난 너무 흡족해서 다음날 당장 악기점으로 달려갔어.

 

 

신나서 눈누난나거리면서 기타 붕붕 돌리면서 ㅋㅋㅋㅋ.

 

 

그리고 간 악기점이 마침 기타를 오래 만지신 주인이 하는 곳 이었지.

 

 

 

난 주인 아저씨께 수리를 부탁 드렸는데,

 

아저씨가 기타를 보자마자 화를 막 내시는거야.

 

 

이 좋은 기타를 이렇게 험하게 다루냐고.

 

기타주인 자격 없다고.

 

난 억울했지만 그냥 꾹 참았어.

 

 

기타의 내력이 알고 싶었거든.

 

아저씨가 수리를 하시는데 최고급 부속을 가져다 하시더라구.

 

 

 

잉? 얼망미?

 

ㅋㅋㅋ 새기타 가격보다 더 비싸.

 

난 싼걸로....하려다가 아저씨께 물어봤지.

 

 

그리 비싼 부속 쓰려 하는덴 이유가 있을꺼 같아서....

 

 

 

요즘 이 기타 가격이 얼마정도 하냐고.

 

잘 알고 있는거처럼 물어 봤는데.

 

"글쎄.......좀 많이 상해서 이정도면 100?" 이러시는거야.

 

 

 

난 순간 심장이 덜컹 했지만 다년간의 연기 경력을 바탕으로 놀란 모습을 안 보일수 있었어.

 

 

설마 100원은 아닐꺼잖아?

 

그럼 100만원?  헠~~`스~~

 

 

그 기타 굉장히 비싼 기타였어.

 

 

새기타가 지금은 700이상 줘야하는걸로 알아.

 

 

 

수리를 하러 갈때는 붕붕 돌리고 갔었는데 찾아올땐 가방까지 사서 꼭 껴안고 모시고 왔어. ^^

 

난 간혹 그런 행운이 간간히 오더라구.

 

 

참!! 얘기 하다보니 생각 났는데 잠깐 딴 소리 좀 할께.

 

저번 얘기 할때 선물 받은 그림 팔아먹었다고 뭐라하시는 분이 좀 계셔서 변명을 해야겠어.

 

그때 내 좁은 방엔 걸기 너무 큰 그림이라 좀 걸다 떼어 뒀었는데 좁은 방에 걸리적 거리기도하고.

 

그림에 먼지 쌓이고 부딪쳐 그림 벗겨지기도하고 해서 관리 못해 미안해서 첨엔 돌려 드리려고 이모 통해 전활 했었거든.

 

그런데 그 아주머니가 웃으면서 자긴 선물한 그림은 안돌려받는다고 하시면서,

 

자기 꽤 비싼 화가라고 그림 팔아 필요한거 사고 그걸 내가 선물한걸로 하면 되지않냐해서 팔은거였어.

 

 

나 그리 무도한 놈 아니다? 오해 말어. ㅋㅋㅋㅋ

 

난 간혹 그런 행운이 좀 잘 오는거같아.

 

예전 즉석복권 500만원 당첨된 적도 있고.

 

그것도 밥 먹고 500원 남아서 산거 였어. ㅋㅋㅋ

 

귀신보는 팔자 타고난 보상으로 그러나?

 

 

사실......

 

나 로또 된적도 있다? ㅋㅋㅋㅋㅋ

 

물론,

 

1등은 아니구.

 

6개중 5개 맞춰서 3등.

 

 

물론 귀신이 알려줬어.

 

6개 다 알려줬는데 겨우 5개만 기억나서....

 

1개 번호 다쓰지 그랬냐 하지마. ㅠㅠ

 

 

누가 그게 로또 번혼줄 알았겠냐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알았음 100장인들 안샀겠어? 앙앙아아앙앙...

 

 

 

이제 보니 이런걸로 볼때 난 행운아가 아니구 불운의 아이콘 이네. 엉엉엉.

 

대졸 신입사원 1년 연봉정도 당첨금으로 받았어.

 

그게 내 평생 처음 사본 로또였고 그 뒤로도 안사.

 

이 얘기궁금하지?  궁금하면 500원 계좌로 쏴줘.ㅋㅋ

 

나중에 해줄께 나중에.ㅎㅎㅎ

 

 

집으로 돌아온 나는 그날부터 열심히 기타 연습을 했어.

 

인테넷으로 열심히 기초를 익히기 시작 한거야.

 

 

그리곤 도레미파솔라시도 운지법만 익히곤 용감히 타레가에 도전했어.

 

타레가의 아람브라 궁전의 추억이 모두 몇마디인지 모르지?

 

ㅋㅋㅋ 60마디야.

 

맨 마지막 58,59,60마디는 몇음 안되어 묶어서 다른 마디 한마디쯤 되고.

 

한줄도 아니고 한마디 가지고 3일씩 쳤어.

 

 

하루에 200번 정도씩 600번 치고나니 손이 알아서 움직이더라?

 

 

그럼 다음날 전날 친데까지 한번 치고 다음마디 붙이고를 반복했지.

 

이 기타와 엃힌 귀신을 만난건 첫날 연습때였어.

 

 

한참 연습을 하고 있는데 연습중엔 거기 집중해서 몰랐는데 잡시 쉬는데 느낌이 빢!~~~오는거야.

 

 

초식동물의 본능으로 위험신호 감지했어.

 

난 기타를 내려두고는 문밖을 관찰 했는데 없었어.

 

 

그래서 뒤에 베란다 유리창을 통해 뺴꼼히 밖을 보는데.........

 

원룸건물 담에 젊은 남자 영가 하나가 앉아 있더라?

 

 

20대 남자의 영가 였는데 내방 이 보이는 담위에 앉아 있더라구.

 

그담...그쪽으로 못 넘어오게 깨진유리 박아 놨는데 그위에......

 

 

아오!!~~~보는데 내 똥꼬까지 욱씬 욱씬 하더라 >..<

 

난 슬그머니 자리로 돌아왔어.

 

 

어차피 내방에 있는거도 아니고 들어 오지도 못할거고.

 

내방은 귀신에겐 나바론 요새야.

 

완전 철옹성 이지.

 

 

내방에 귀신이 나타난건 아마 서해 섬 할머니 귀신이 유일할껄?

 

 

그땐 제대하고 좀 많이 긴장 풀리고 방비도 제대로 못했던 특수한 예외 상황 이었고.......

 

 

배고파서 라면하나 끼려먹고(라면은 끓이는게 아니라 끼리는거지 그치?) 다시 봤더니 없더라고.

 

 

 

난 지나가는 떠돌이 영인가하고 신경도 안썼어.

 

그리곤 매일 시간이 날때마다 연습에 몰두 했어.

 

 

그런데 내가 연습 할때마다,

 

정확 하게는 기타를 칠때마다 그 영가가 나타나는거야?

 

 

처음엔 몰랐는데 몇일 지나고 나니까 바보라도 알겠더라구.

 

아니 기타만 치면 나타나는데 그걸 어떻게 모를수 있겠어?

 

 

 

난 아!!!~~~ 저 귀신이 이 기타 원 주인 이구나 생각했어.

 

 

그래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

 

 

저리 애타게 보고 싶어 찾아 오는 물건이면 생전에 엄청 아낀 물건 이었을 껀데

 

이걸 내가 가지고 있어도 되나하는 생각 이었어.

 

 

그렇타고 선뜻 주기도 뭐하더라...비싼거잖아? ^^

 

 

난 몇일을 고민 끝에 기타를 다시 그 영혼에게 돌려주기로 했어.

 

 

 

화나서 해꼬지 할까봐도 무서웠지만,

 

 

내가 다 보면서 그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기타를 오매불망 찾아오는 그 영혼이 너무 안되어 보였었거든.

 

 

 

난 다음날 학교 수업을 끝내고는 애들한테 빌붙어 한끼 해결하고는

 

 

당구장의 유혹도 뿌리치고 일찍 집에왔어.

 

 

 

나 그때 완전 그지였잖아, 기타 고치느라 생활비 다 써서.....

 

근데 그런 기타를 보내려니 눈물이 나더라구 ㅠㅠ

 

그리고는 기타를 챙겨서는 토치를 들고 공터로 갔어.

 

 

 

화장을 근사하고 엄숙하게 해주려고...

 

그리고는 기타를 꺼내놓고 토치에 불을 붙였어.

 

 

그리고는 토치를 기타에 가져다 대려고 하는데.

 

반대편에 있던 몇그루의 키작은 관목 사이에 있던 그 친구의 얼굴을 보게 된거야.

 

 

근데 그날은 평소 보던 쓸쓸하고 우수가 느껴지는 얼굴이 아니였어.

 

내가 본 어느 귀신 못지않게 험악한 표정 이었지.

 

 

 

난 속으로,

 

와!! 안 돌려준다고 화났나 보다?

 

오늘 안 줄라 그랬으면 ㅈ 될뻔 했네 ㅎㄷㄷㄷㄷ

 

이러면서 눈치 살살 보면서 토치를 기타 가까이 가져 갔어.

 

 

언제 그 귀신이 사자처럼 튀어나올지 몰라 잔뜩 쫄아서는....

 

 

 

근데,

 

내가 불을 가까이 가져갈수록 표정이 더 험악하게 변하는거야.

 

 

 

완전 당장이라도 뛰어나와 날 해칠꺼처럼.

 

난 완전 울상이 되어 내가 먼저 너 보인다고 자수했어.

 

먼저 말을 한거야 ^^

 

 

"잉잉잉 돌려줄라고 그러는 거잖아? 나한테 왜 그래 ㅠㅠ"

 

 

"태우지마?"

 

 

그러면서 불을 띄었는데 정말 불이 기타에서 멀어지니 표정이 풀리는거야?

 

 

 

난 잘못 본건가 해서 불을 다시 가까이 하니 또 잡아 먹을 표정이고......

 

난 그때 아!! 얘가 기타 태워 주는걸 원하지 않는 구나 하고 확실히 깨달았어.

 

그래서 얼른 토치를 끄며 ,

 

"안 태울께. 그럼 되지?"라고 말을 했는데

 

그제야 원래 매일 보던 얼굴이 되어 스윽 사라지더라구.

 

 

 

그날 난 좋은 일 하려다가 골로갈뻔 했어.ㅜㅜ

 

 

 

보통은 영혼들은 다 자기가 아끼던 물건을 가져가려고해.

 

책이며 옷이며, 악기도 마찬가지야.

 

 

근데 때때로 죽은 사람이 정말 자기가 아끼던 물건을 남에게 주고 싶어하는 경우가 있어.

 

 

 

멀리 볼꺼도 없이 우리 이모네 집에도 그런 물건이 있거든.

 

 

 

살아 계실때 우리 이모를 유난히 좋아하셨던 할머니 한분이 계셨는데,

 

이분이 살아 계실때 정말 끔찍히 아끼던 도자기가 하나 있었어.

 

 

 

이조 백잔데 워낙 모양이 좋고 연대도 졸아서 가격이 후덜덜해.

 

 

그 백자 이모도 무척 좋아하셨던 물건이라 할머니 살아 계실때

 

항상 나 죽으면 이건 춘천이가 가져라 하고 말씀 하셨었는데,

 

할머니 돌아가시고 가족들이 안준거야.

 

 

하긴, 나라도 그랬을꺼 같아.

 

가격이 몇천인데.....

 

 

이모는 구매할 의사도 비췄지만 훨씬 비싼값에 딴데 팔아 먹었었는데

 

그거 산 사람이 그거 산 뒤로 되는 일도 없고 완전 할머니 귀신한테 들들 볶이다가

 

 다시 원래 할머니 아들네로 돌아 왔거든?

 

근데 할머니가 이번엔 아들 내외를 달달 볶으셨다고해.

 

 

아들이라 다치게는 안했지만 도자기가 돌아오고는 매일 꿈에 나타나셔선 달달 볶으신거야.

 

 

 

나중에 아들이 싸들고 들어와선 이모한테 제발 가지시라고 빌었어.

 

깨트려버리면?

 

무사할수 있을까? 아무리 아들래미라도.....

 

 

 

이모가 그래도 얼마 돈을 주고 사셨는데 그뒤론 암시랑도 안해.

 

할매 코빼기도 안 보이시고.

 

 

내가 분위기 낸다고 이모 몰래 막걸리 부어서 옛날 양반 놀이해도 괜찮터만 ㅋㅋㅋㅋ

 

그렇게 귀신도 자기가 진짜 아끼던 물건을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하는 경우가 있어.

 

 

 

난 기타를 집으로 다시가져와 고민하기 시작했어.

 

 

아니? 나 주는거면 주구 얼른 지 갈길로 가지 왜 맨날 우리집앞으로 찾아와서 똥꼬 아픈데 앉아 있을까?

 

분명 나 해칠 생각은 없는거 같은데 말야.

 

 

 

도저히 안 풀려서 이모한테 물어봤어.

 

난 그런 문제는되도록이면 이모한테 숨겨.

 

좋은 소리 못 듣거든.ㅋㅋㅋ

 

 

 

내 얘길 다 들으신 이모가 그러시더라구.

 

둥이 기타연습 부지런히 해야겠다?

 

응? 왜애?~~~~~~~~~~~~~~~~

 

 

 

그 친구가 세상에 남은 마지막 미련이 그건거 같은데 그게 그 고물상 구석에 쳐박혀 있었어.

 

만약 가지고 가고 싶었으면 그 고물상 할아버지를 들들 볶았겠지.

 

 

니가 구해줘서 너무 고마워 너한테 주려고 하는건데,

 

니 실력이 너무 초보니까 자기가 사랑했던 물건을 주기가 너무 불안한거지....

 

아마 니가 잘 치면 흡족하게 떠날껄?

 

들어보니......걔 입장에서 그럴수도....

 

 

 

난 정말 열심히 연습했어.

 

방학때 집에가선 정말 하루 왠 종일 쳐댔어.

 

 

 

우리 엄마가 그때 너 시험 다시봐서 음대 갈려고 그러냐고 하셨을만큼.

 

그리고는 방학이 끝날무렵 다시 집으로 왔어.

 

 

그 애는 우리 집에까진 따라오지 않았었는데 아직 있는지 궁금 하더라고.

 

그래서 기타를 꺼내서 줄을 맞추기 시작하는데 스르르 나타나는거야.

 

 

자기 지정석 똥꼬 찍히는 자리로.

 

한 6개월 봐서인지 나름 그녀석과 묘한 우정이 싹텄어.

 

 

 

ㅋㅋ사람이라 귀신의 우정 이라니.

 

차리리 사자랑 얼룩말이 친하다고 하지....ㅋㅋㅋㅋ

 

 

 

난 어차피 그 놈은 날 해칠 맘이 없는걸 아니까 아주 창문까지 열고는 그 앞에 앉았어.

 

그리고 아주 잘 치진 못해도 들어줄만은 하게 연습한 곡을 연주했어.

 

 

 

지금도 자주 치지만 그때만큼 잘친 적은 없던거 같아.

 

연주가 끝나자 내눈엔 그친구가 웃는거 처럼 보이더라구.

 

 

난 "이정도면 괜찮치? 더 열심히 연습하고 아껴줄께 걱정말고 가라"하고 인사했어.

 

그리고는 스르르 없어졌는데 거짓말처럼 그뒤로 내 주위에 나타난적이 없어.

 

 

 

그뒤엔 꼭 미팅 나가면 미리 기타 있는 찾집이나 레스토랑 미리 알아뒀다가 분위기 깔아지면 한번씩 쳤지.

 

그뒤 난 공대 기타 잘치는 학생으로 미팅계에 샛별이 되었어. ㅋㅋㅋㅋ

 

 

이모한테 얘기 해줬더니 우리 둥이 천도도 할줄 알고 본격적으로 무당수업 받아볼까? 하고 우스개 소릴 하셨어.

 

누굴 죽이시려구......

 

굿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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