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엿들은 얘기와 나중에 이모께 들은 얘길 종합하면 이렇다.
이모는 네가 또 질문을 해 댈꺼 같아 2번 설명하기 귀찮아서
일부러 크게 했는데 제대로 못 들었냐시며 말씀 하셨거든. ^^
아까 그들은 모자지간 이란다.
이 형이 이제 나이가 차서 손이 귀한 집이라 결혼을 서둘렀다고 한다.
그런데 결혼을 위해 선만 보게 되면 자꾸 뭔가가 잘못 되었다고 해.
특별한 하자가 없는데도, 여자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데도
자꾸만 이별을 하고 심지어 결혼 이야기가 나오고
결혼 직전까지 가서 파혼한 경우도 2 번이나 되었다고 해.
그러다 보니 집에선 애가 탄거지.
자꾸 그렇게 되니 이건 필시 뭔가가 애의 앞길을 방해 한다고 생각을 한거야.
뭔가 틀림 없이 있을꺼라는 생각 이었는데 아무리 아들에게 물어봐도
짚이는게 없어 하더래.
특별히 난잡한 생활을 했던거도 아니고 여자를 몇 사귀어도 봤었지만
헤어질때 원수처럼 헤어졌거나 죽네 사네 자살한 일도 없었고 말야.
그래서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이모를 아는 지인에게 소개 받아 찾아 왔던거야.
내가 정확하게 알아야 도울수 있단 말에 그 형이 얘길한거야.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을때의 일이었다고해.
반에서 유난히 여려 보이고 이쁘장 하게 생긴 급으가 있더래.
남자애가 참 이쁘게 생겼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하는 행동까지도 딱 여자 같더란거야.
그런데 그게 이상하게 싫치를 안터래.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학교 생활을 하는데,
하루는 그 친구가 먼저 말을 걸어 오더라고 해.
자기 소개를 하면서 쭉 봤는데 앞으로 친하게 지냈으면 한다고 하면서.
그 형도 싫은 친구가 아니라 평소 나름 호감이 있었기에 그러자 해서
베프가 된거였어.
그래서 학교 생활은 물론이고 방과후에도 거의 같이 생활을 하였다더군.
그러던 어느 날 이었다고해.
하루는 친구가 꼭 할말이 있다면서 그 형에게 얘길 하더래.
자기는 널 우정이 아닌 애정으로 좋아 한다고...
처음엔 장나 치는줄 알고 웃었는데 형 친구는 진지하더란거야.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뭐라 하고 말았는데,
나중엔 이 형도 평소 끌리는 감정이 솔직히 있었던 터라 받아 들이게 된거지.
그렇게 둘은 동성의 연인이 되었다고 해.
처음 한동안은 정말 좋은 연인 이었다고 해.
그런데 날이 갈수록 질투가 심해졌다고 해.
나중엔 심지어 학교에서 다른 급으랑 얘기만 해도 질투를 했다고 해.
너무 심해지자 여러번 타이르기도 하고
우리 그만 헤어져 신공도 여러번 펼쳤지만,
그때뿐이고 나아질 기미가 전혀 안보여서 서서히 지쳐 가다가
급기야 이 형이 최후의 방법을 선택했어.
보게되면 도저히 떼어 놓을 수가 없기에 전학을 선택 하고는,
집엔 어떤 이유를 대고 전학 보내줄것을 강력히 요구 했었나봐.
그리고 뜻대로 전학을 했다고 해.
친구들에겐 알리지도 않고 말야.
그리고는 그 친구에게 오는 모든 연락을 끊고 거처도 집에다간
절대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당부를 하곤 친척 집으로 옮겼다고 해.
그렇게 한동안은 잊고 지냈는데
어느 날 이 친구가 어찌 알아냈는지 학교로 찾아왔대.
얘기 좀 하자고.
친구는 그 형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원 했지만
형은 자기가 할수 있는 최대의 쌀쌀함으로 대했고
나중엔 포기하고 쓸쓸히 돌아 갔다고 해.
그리고 다신 찾아 오지 않았다고 해.
이 형은 내심 자꾸 찾아 올까봐
걱정을 많이 해서 또 전학 가야하나 했었는데
안심을 하고는 새 생활에 적응을 했었다고 해.
그러던 어느 날 부터 좀 이상 하더래.
누군가가 자꾸 자기 주변을 맴돈단 생각이 들더라고해.
하지만 아무도 없었기에 기분 탓이라 여겼는데
우연히 길에서 전에 다니던 학교 친구를 만났다고 해.
반갑다고 서로 안부도 묻고 선생욕도 하고 그랬는데
전 학교 급우가 그러더래.
"참!!! 너 ㅇㅇㅇ이 소식 들었어? 너네 무지 친했잖아? " 그러더라고 해.
못 들었다는 형의 말에 그러더란다.
"걔 얼마전에 자살 했어. 유서도 아무거도 안 남겼는데 이유는 몰라"
왕따를 당한거도 누가 괴롭힌 적도 없는데 왜 그런지 모른다며
경찰도 그냥 단순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결론을 내렸단거야.
그게 언제냐 물었는데 계산을 해보니
자기 주변에 뭔가 맴돈단 느낌을 받기 시작한 시기더라고 해.
그 뭔가가 자기 주변을 맴돈다는 기분은 이모를 찾아온 그 때까지도 들었다고 해.
그 친구의 자살 소식을 들은 뒤로
처음엔 무척 놀라고 우울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더라고 해.
그뒤는 다신 동성애에 빠지는 일은 없었다고 해.
아마 아직 이성관이 확실히 형성 되기전에 느낀 혼란기의 사랑 이었나봐.
형네 어머니도 둘이 친한 친구로만 알았지
그런 사이 였던건 까마케 몰랐다고 무척 놀라더라.
그뒤 친구의 천도제를 지내주기로 했어.
난 수업 때문에 가지는 못했지만,
이모 말씀으론 미련 떨치고 자기 갈길로 잘 달래어 보내주셨다고 하더라.
아마 그 형 지금은 30대 후반이거나 40초쯤 되셨을껀데
그뒤 가정 꾸리고 행복하게 살고 계실꺼라 믿어.
사랑이 정말 순수하고 격정적인 감정인건 확실한데,
나도 해봤던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짙어지는 그리움과는 다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옅어지고 무디어 지는 감정인거 같아.
그러니깐 괜히 사랑 때문에 목숨 걸지 말았음 좋겠어.
나중에 내가 왜 그랬을까 하고 후회 하니까.
로미오도 줄리엣이랑 못이룬 사랑 해서 아름다운거지
아마 잘 이루어 졌음 사네 못사네 지지고 뽁고 살았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