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에서 생긴 일 2

hyundc 작성일 14.12.31 01: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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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묶으면서 홑겹으로 묶은거야

 

한번에 쉽게 풀어지게 말이지 

 

그때 사실 이걸 묶는게 안전한지 더 위험한지 판단할 능력이 내게는 없었어

 

그런데 뭐랄까, 그 막연한 경고등 같은게 내 머리속에서 점등 된거야.

 

 

 

 

 

다 묶은 다음에 빨리 건너자고 하니 녀석이 자기가 앞장 서겠다는 거야.

 

그러라고 하고 개울을 건너는데 개울물이 벌써 허벅지 까지 오더라고

 

낮에 건너올땐 분명 발목께에 찰랑 거릴 정도 밖에 안됐는데.

 

 

 

나는 산속 개울물이 그렇게 무서울 정도로 빨리 불어 나는지 그때 처음 알았어.

 

물은 기껏해야 허벅지께 밖에 오지 않는데 이 물이 맹렬한 기세로 흐르니까

 

몸 중심 잡기가 쉽지 않은거지.

 

나는 우리는 뒤뚱뒤뚱거리면서 앞으로 나갔어.

 

정말 한발 한발 딛을때 마다 온 신경이 바짝 바짝 서는거야.

 

 

 

그렇게 한 중간쯤 갔을때 였어.

 

 

녀석이 갑자기 앞서 가다 우뚝 그자리 서는 거야

 

나는 뒤에서 빨리 가라고 쌩 난리를 쳤지.

 

너무 무서워서 조금 이라도 빨리 이 개울을 벗어 나고 싶었거든.

 

 

 

 

 

 

 

그러더니 녀석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 보는 거야.

 

 

 

 

 

 

 

그리고는……………..

 

 

 

이걸 어떻게 설명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녀석이 날 쳐다보면서 씨익 웃고 있는게 느껴지는거야.

 

 

물은 세차게 막 흘러 내려오지.

 

빨리 여길 벗어나야 겠다는 생각만 계속 드는 와중에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는데 분명 녀석이 나를 보고 웃고 있다고 느껴지는거지.

 

 

그러더니 갑자기 그 자세에서 

 

 

 

 

스르르륵……

 

 

 

 

 

물밑으로 사라지기 시작하는거야.

 

그러면서 내몸도 같이 딸려 들어 가기 시작했어.

 

경황없이 당황한 나는 ‘어…어’ 라는 소리만 하고 있다가 

 

허리깨에 지어놓은 매듭을 확 풀어 버렸어.

 

 

그리고 녀석은 완전히 물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이지.

 

 

그때 딱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

 

 

 

 

 

 

‘이게 사람이 아니었구나’

 

 

 

 

 

 

 

그리고는 미친듯이 비명을 지르면서 개울을 건너갔어.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지.

 

가까스로 개울을 벗어 나서는 사람 살리라는 비명을 지르며 월정사쪽으로 뛰어갔어.

 

 

그리고 저쪽에서 후레쉬가 비치며 누군가 서너명이 내쪽으로 뛰어 오는걸 봤고.

 

사람들이 나에게 뛰어 오는걸 본후 나는 기억이 없어

 

그 자리에서 그냥 기절 한거지.

 

 

 

 

 

 

 

 

 

 

깨어난건 아침이야.

 

 

비는 언제 그랬냐는듯 개어 있었고

 

내 옆에는 웬 스님 한분과 내 친구 녀석이 앉아 있더라구.

 

환한 빛 아래서 녀석과 마주치니 너무 반가운거야.

 

그리고 울음을 막 터트렸어.

 

 

 

그때 왜 울었는지 모르겠어.

 

나도 그때 내 감정의 정체를  모르겠는데 울음이 한번 터지니까 걷잡을수 없이 통곡수준으로 울음이 나는거야.

 

한참을 울다 기분이 가라앉고 나니 친구녀석에게 불같이 화가 나더라구.

 

그래서 녀석에게 막 화를 냈지.

 

 대학생들 하고 같이 술먹다가 그렇게 혼자 사라 지는 놈이 어딨냐고.

 

그랬더니 녀석이 나보고 무슨 소리 하냐는 거지.

 

녀석은 대학생들하고 술먹은적이 없다는거야.

 

오히려 나보고 미쳤냐고 불같이 화를 내니까 오히려 내가 당황 스러워 지는거지.

 

 

 

 

 

녀석의 말은 이래.

 

 

 

 

 

그러니까 둘이 술먹고 이야기 한부분 까지는 똑같아.

 

그리고 다른 사람 소리가 들리지 않냐는 얘기까지는 자기가 한적이 없다는거야.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개소린가 싶었지.

 

 

그런데 자기는 분명 나랑 술을 먹다 급똥이 마려워 똥을 싸러 갔다는거지.

 

날이 둑어둑해지니 숲에서 싸기에는 좀 무섭고 해서 월정사에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말을 하고 

 

화장실을 갔다는거야.

 

난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거든.

 

근데 녀석 말로는 그 얘기를 하는데 내가 좀 이상 하더래. 

 

들은척도 안하고 멍하게 뭐 어디 홀린거 마냥 앉아 있더래.

 

딴에는 그냥 내가 술을 좀 많이 마셔서 취했나보다 생각하고 화장실로 간거고.

 

우리가 텐트쳐논 곳에서 월정사 까지 거리도 좀 있으니 시간이 좀 걸렸는데 막상 와보니 내가 없더라는거지.

 

여기저기 숲속을 찾아 다니기 시작 했는데 내가 안보이더래.

 

 

 

 

 

비는 슬슬 오기 시작하고.

 

 

 

 

 

녀석은 비를 쫄딱 맞고 나를 밤새 찾아 다녔던거야.

 

그 시절에야 핸드폰 따위가 있을리 없으니 뭐…..

 

 

 

 

 

 

막 찾다보니 개울물은 엄청나게 불어나 텐트있는 쪽으로 가는것도 불가능하고.

 

월정사에 들어가 실종 신고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스님하고 의논중에 희미하게 내 비명 소리가 들리더라는거야.

 

처음엔 잘못 들은줄 알았데. 

 

빗소리와 개울물 소리가 뒤썩여서.

 

긴가민가 문을 열어 봤더니 내가 만신창이가 돼서 막 뛰어 오고 있더라는거지.

 

자기와 스님들이 뛰어 나오니 나는 그 자리에서 기절 한거고.

 

 

 

 

 

 

얘기를 다 듣고 보니 머리가 망치로 얻어 맞은것 처럼 띵한거야.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수 있지?

 

 

그럼 내가 만났던 사람들은 누구며, 나는 누구와 술을 마신거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싹 한거야.

 

나는 덜덜 떨기 시작 했어.

 

 

 

 

그때 조용히 옆에서 얘기를 듣고 계시던 노스님이 그러시는거야.

 

 

 

 

“보소 처사,  혹시 학생이 만났다는 그 사람들 일곱명 아니요?  여자셋에 남자 넷?”

 

 

 

 

나는 눈이 황소 만해져서 스님을 쳐다봤어.

 

“어….어……어떻게 아셨어요” 

 

 

“그 학생들 내 좀 아는 학생 들인데…….흠.”

 

그러면서 무거운 얼굴로 말을 안하시더라.

 

 

그래서 내가 뭔데 그렇게 뜸을 들이냐고 재촉 했어.

 

 

 내가 그날 듣게 된 얘기는 이랬어.

 

 

 

 

 

 

그때부터 약 이십여년 전에

 

그러니까 아마 1960년대경쯤 이야기 인것 같아.

 

k대 대학생들이 그쪽으로MT를 왔대. (기억이 오락가락 하는데 아마 K대가 맞을거야)

 

늦은 시간에 오대산에 도착한 학생들은 그날은 월정사에서 자고 다음날은 우리가 묵었던 장소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기로 했었나봐.

 

 

그런데 아침을 먹는데 한 여학생이 그러더래.

 

 

“야, 내가 어제 꿈을 꿨는데 우리 일곱명이 날개달고 하늘로 막 날아 다니는 꿈을 꿨다”

 

“응? 왜 일곱명이야? 우린 여덞명 인데?”

 

“아니 그래서 나도 이상해서 봤더니 진영이는 땅위에 서서 우리를 멀뚱멀뚱히 쳐다보고 있더라고”

 

 

 

 

그러면서 깔깔 대면서 자기들끼리 밥을 먹었대.

 

그리고 그날 우리가 묵었던 자리에서 캠핑을 하고 잠을 자는데

 

늦은밤 부터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기 시작 했다는 거야.

 

누군가 한명이 일어나 모두를 깨웠고 그들도 나처럼 불어난 개울물에 어떻하나 걱정 하고 있는데

 

전날 밤 하늘을 날아 다녔다는 얘기를 한 여학생이 그런 의견을 냈데.

 

 

“야 우리 각자 건너면 너무 위험 하니까 줄로 각자 몸을 쭉 묶어서 같이 건너자.  그럼 안전 하겠지”

 

그들은 그 의견에 모두 좋은 의견 이라고 동의를 했고 

 

그렇게 모두의 몸을 꽁꽁 묶었다는 거야.

 

그런데 줄이 좀 모자라서 맨 마지막 애 몸만 못 묶어서 그 아이는 앞에선 사람이 손을 꼭 잡고 건너기로 했는데

 

 

그런데….

 

 

개울의 중앙쯤에서 전날 이상한 꿈을 꿨다던 그 학생이 그만 개울에 휩쓸리며 넘어 진거지.

 

한명이 넘어지면 주위 사람들이 붙잡아 줄수 있을 거라는건 참 헛된 희망이었어.

 

한명이 넘어지자 다른 주위 학생들도 감당을 못하고 모두 같이 넘어지면 휩쓸린거지.

 

그리고는..

 

맨 끝에 같이 줄을 못묶고 남아있던 한명만 살아 남았어.

 

그 아이가 진영이 였던 거지.

 

 

 

 

 

 

그 얘기를 듣는데 너무 무섭고 소름 끼치는거야.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뒷머리를 내려치는듯하게 내 머리가 띵하게 울렸어.

 

 

 

나는 최대한 조심 스럽게 물어봤지.

 

“저기 스님 그럼 혹시 스님이……….”

 

“허허…그래요 내가 바로 거기서 살아남은 학생이요”

 

 

 

 

 

 

 

 

 

 

 

 

 

 

 

 

 

 

내 이야기는 여기 까지야.

 

 

 

 

우리는 그날 바로 서울로 향했어.

 

아, 물론 나는 그 스님 따라 법당에 들어가 절도 좀 했고.

 

그 스님이 뭔가 태운 재를 꾹꾹 밟기도 하고 그랬어.

 

 

다녀와서 한동안은 악몽에도 좀 시달리고 그랬지만 말이야. 

 

 

그래도 별로 큰 탈은 없었어.

 

 

들은건데,

 

나중에 하류에서 시신들을 찾았을때 옷속에 온통 돌들이 가득 차있더래.

 

거친 물살에 하류까지 떠내려 가면서 옷속으로 돌들이 가득 들어 간거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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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이야기는 한편으로 묶어 쓰려고 했었는데

 

어쩔수없이 1, 2 편으로 짤렸습니다. 

 

 

제가 글을 1,2,3,4 이런식으로 잘라쓰는 경우는 두가지 인데.

 

첫번째는 쓰다가 힘들때이고

 

두번째는 쓰다가 무서울때 입니다,  ㅡ,.ㅡ

 

 

그런데 이번 글은 쓰면서 저도 무지하게 무섭네요,

 

그래서 잘라 썻습니다. 

 

아휴 이제 자야 하는데 아직도 무서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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