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1

hyundc 작성일 15.06.09 21:24:54
댓글 24조회 12,847추천 33

 

 

 

상식에 대해 생각해 보신적 있으신가요?

 

상식을 사전적 정의로 말한다면 보통 사람이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할 지식이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보편 타당한 진실정도가 되겠네요.  사전적 정의는 이렇게 명쾌하고 쉽지만 사람과 사람이 얽혀 살아가는 현실에서 이 상식 이라는 놈이 서로간에 괴리감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 그게 상식적으로 말이나 되는 소리야?” 라는 말들을 자주 하죠. 보통은 상대에게 이런 정도 말이 나올 때는 화자가 거짓말을 할 때의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서로서로의 상식은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인간은 말하기 전에 믿기 힘든 얘기들에는 자가검열을 하기 마련 이거든요. 그러니 내가 생각해도 이건 좀 비정상적인 이야기다 싶으면 입을 닫아 버립니다.  그러니 남는 건 거짓말 밖에 없지요.

언젠가 짱공에서 한번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 관념은 경험에 기초 합니다.  경험과 경험이 쌓이다 보면 한 사람의 관념이 형성되기 마련이고, 그런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고 살며 개개인의 관념들은 상식이라는 단어로 치환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하기 전에 자기검열을 합니다.  사실 철학적으로 굉장히 무서운 이야기 인데 깊게 들어가자면 공산주의 사회에서 이런 기법들을 즐겨 사용했죠. 괴벨스도 그렇고 북한 사회도 그렇고.

 

 

 

 

이야기 시작도 하기 전에 왜 이런 설레발을 치냐 하면,

 

이번 이야기는 듣는 사람에 따라서 굉장히 황당할 수도 있는 이야기 일겁니다.

짱공에서 제 글을 오래 보신 분 들은 아시겠지만 제 글이 언젠가부터 많이 변했을 겁니다. 

방배동에서 생긴 일을 쓴 전후께 인데, 그 글을 쓴 후 사람들은 자기 보고 싶어 하는 부분들만 보는구나 하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뒷 글들은 알게 모르게 많이 소심해 졌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글이 된 거죠. 

근데 뭐,

세상 별거 있습니까? 쓰고 싶은 데로 쓰면 되는 거지.

해서,

이번 편은 남들이 어떻게 보건 말건, 믿건 말건  쓰고 싶은 대로 쓰려 합니다. 미리 말씀 드리자면 그 동안 얌전한 글을 쓴 관계로 이번 편은 조금 자극적인 표현이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물론 쓰면서 적당히 필터링을 하겠지만 그래도 미성년자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글을 읽지 않아 주셨으면 합니다. (간만에 19금 글 입니다)

 

세상에 내가 아는 상식이 모두가 아닐 수 있습니다. 제가 왜 자꾸 이런 부분들을 강조 하는지 읽다 보면 아실 겁니다. 그러려니 하시던지, 그냥 난잡한 인터넷 소설이라 생각하시던지, 아예 황당한 픽션 이라고 생각 하셔도 좋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당신이 아는 세상의 상식이 전부가 아닐 수가 있습니다.

미리 말씀 드리자면 나오는 모든 사람들은 가명 처리 되었습니다.

설레발이 너무 길었네요.

그럼, 시작 하겠습니다.

 

 

 

 

 

 어린 시절(초등학교) 아주 친하게 지냈던 녀석이 있습니다.  가족처럼 지냈던 녀석인데 거의 저희 집에서 살았죠.  살면서 제가 형제처럼 느껴지던 친구가 딱 둘인데 한 녀석이 북망산 가는 길에 나왔던 친구 녀석이고 다른 한 녀석이 이 돌돌이녀석(가명) 입니다. 녀석과 거의 뭘 하던 붙어 다녔죠.

다른 점이 있다면 같이 놀다가 다른 친구들이 야구나 축구를 하러 가자면 저는 쫄래쫄래 나가서 노는데 그럴 때면 녀석은 자기 집에서 책을 읽는 것 정도.  제가 다른 녀석들과 야구나 축구를 하는 시간 빼고는 거의 같이 있었습니다.

녀석과는 신기 했던 게 서로 텔레파시가 참 잘 통했어요.

정말 신기 할 정도로 잘 통했습니다.

예를 들면 집에서 둘이 같이 놀다가 아파트 옆에 있는 공터에 갑자기 놀러 가고 싶어서 제가 벌떡 일어나서 나갈 채비를 하면 녀석도 같이 일어서서 뭔가를 주섬주섬 챙깁니다.  그리고는 둘이 말없이 나가요.  그럴 때면 녀석도 공터로 가고 있다고 말 안 해도 느껴 집니다.

이게 말로 설명 하기가 참 애매 한데,

우연히, 라는 단어로 설명 할 수 없는 일련의 파장이 느껴 집니다. 그 때는 몰랐죠. 너무 어렸으니까. 그냥 친해지면 당연히 그런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 모친이 열심히 다니시던 절이 한 군데 있었습니다.  그곳에 예삐 스님이라고 (가명 입니다) 한 분 계셨는데 이분이 비구니 셨죠.

저희 모친이야 예나 지금이나 절이란 절은 엄청나게 다니셨는데 어쩐 일인지 예삐 스님 계시는 곳에 정착을 하시는 것 같더군요.

그러시더니 어느 날부턴가  예삐 스님이 계는 곳에 날마다 나가시기 시작 합니다.

저는 뭐, 사실 종교에 대한 생각이 별로 좋지 않아서…….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가 절을 나서는데 뒤에서 예삐 스님이 그러시더 랍니다.

여 보오 보리수 보살 (역시 가명 입니다.) 내일 토요일 이니까 아들래미 한번 데리고 나와보지

라고 뜬금 없이 말씀 하셨다는 거예요.  가타부타 말도 없이요.

그래서 전 황금 같은 토요일, 수업이 끝나자 마자 어머니 손에 이끌려 예삐 스님을 같이 뵈러 끌려 나갔습니다.

저도 좀 긴장한 게 어머니 따라 절에 다니면서 이런 저런 스님들은 많이 만나 봤지만 예삐스님은 처음 뵙게 되는 지라 좀 긴장을 했지요.  가기 전에도 어머니가 예삐스님은 굉장히 엄하고 무서운 분이니 언행에 조심하라고 저한테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 하셨거든요.

 

여튼 토요일 절에 끌려가 예삐스님과 마주 하게 됐는데 저는 예삐스님 방으로 끌려 갔지요.

저를 보시더니 예삐스님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시는데 인상이 뭐랄까, 웃고 있는데 굉장히 삐죽삐죽 날이서 보입니다. 마치 웃고 있는 호랑이처럼 느껴 진 달까?

제가 쮸뼛쮸뼛 다가서자 앉으라며 차를 내주시더군요. 그러더니 저희 모친한테 말 합니다.

“hyundc는 내랑 얘기 좀 하게 보살은 나가서 이따 기도 할 준비 좀 해주소라고 합니다.

그 말에 저희 어머니가 나가시고 방안에 저와 예삐 스님만 남게 되었지요.

멀뚱멀뚱, 저야 어머니 따라 이절저절 다니며 차를 꽤 많이 마셔 봤던 지라 배운 데로 스님께서 내주신 작설차를 마셨습니다.

마시는 내내 스님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웃고만 계셨는데, 저는 그 웃음이 어찌나 무섭던지 바짝 얼어 있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스님이 말을 하시더군요.

 

“hyundc야 이제부터 내 말 잘 들어아 한다.” 그 말을 듣기 시작 하는데 침이 꿀꺽 넘어 갑니다.

 

사내가 눈웃음을 지고 태어나면 안되는데 니는 웃는 눈꼬리에 꽃이 앉았다. 니는 이제 살면서 평생을 여자 때문에 시끄럽게 살기라.  주위 여자들이 하나같이 니를 쥐고 흔들려고 할텐데 이를 어쩌면 좋누……….”

라고 얘기 하시는데 저는 그게 무슨 얘기인지 몰랐어요. 그저 멍하니 스님 얼굴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스님 방에 미닫이 문이 벌컥 열리더니 어머니가 들어 오십니다.

아니, 스님 그게 어린애 한 테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라고 소리를 높이 십니다.

그러더니 저보고 나가 있으라 시더군요.  저는 주눅이 든 체 말없이 절 앞마당으로 나갔습니다.

절 앞 마당에 앉아 있는데 스님 방안에서 옥신각신 하는 소리가 나더니 저희 모친이 예삐 스님에게 뭐라 뭐라 큰소리로 고함을 치시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스님 방에서 큰소리가 나자 절 안에 이런저런 사람들이 모여 들기 시작 하면서 저희 어머니가 스님 방을 박차고 나오 십니다.

그러더니 “hyundc야 가자라고 큰소리를 치시길래 두말 못하고 모친을 따라 나섰죠.

 

제가 그때 그 말이 참 와 닿지 않았던 게,

제가 초등학교 때 여자들에게 인기 있는 편이 아니었거든요.

그냥 친구들하고 공이나 차러 다니기 바빴지.

그래서 뭐,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고, 정작 그때 제가 그다지 여자들한테 인기 있었던 편도 아니니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리고 모친께도 왜 스님과 싸우셨냐는 말을 물어 보지 못했어요.  어머니가 화나신 기세에 눌려서.  그날 방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듣게 된 건 아주 나이 들어서 입니다. 그것도 우연히 말이 나왔지요.

그 사건은 그렇게 잊혀지……………….ㄹ 리가 없지요.  ㅜㅜ

그 스님 말이 마음 켠 한쪽으로 각인돼 나이가 들면 들수록 트라우마 비슷한 걸로 남게 됩니다.

모친은 그 날로 그 절에 발을 끊으 셨구요.

 

암튼,

 

그 날 그렇게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녀 왔더니 집에 오자마자 돌돌이 녀석이 저희 집으로 오더군요,  그러더니 대뜸.

절에 갔다 왔냐?” 라고 물어 봅니다.

 

? 너 내가 절에 다녀 온 거 어떻게 알았냐?” 하고 묻자, 뜬금없이.

아니 뭐, 잘 돌아 왔으니 됐네.” 라고 하는 거예요.

다시 한번 상기 시켜 드리자면 저 때가 초등학교 5학년 아니 참, 국민학교 5학년 때 입니다. 케헴케헴...

그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같이 이것저것 하면서 하루를 보낸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저희는 이사를 갔습니다.

이사를 가고도 돌돌이 녀석과는 편지를 서로 쓴다거나 방학때가 되면 서로 같이 만나서 놀고 그랬죠.

 

그렇게 자라면서 예삐 스님이 했던 말이 가물가물 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크면서 녀석은 모대 법학과를 갔어요.

명문대 하면 딱 떠오르는 그 대학 맞습니다. 이거 그쪽 바닥도 좁아서 함부로 말을 못하는 점 이해 바랍니다.  아무래도 글을 쓰다 보면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신경 쓰이네요.

 

그때까지는 돌돌이 녀석과  잘 놀다가 제가 군대 가면서 서로 연락이 끊기게 됩니다.

서로 군대를 가고, 그 와중에 저희 집이 또 이사를 가고, 그러면서 전화 번호가 바뀌고, 녀석 집도 마찬가지고, 뭐 그렇게 되다보니 녀석과 연락이 뚝 끊겨 버리고 말았죠.

 

그렇게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고, 틈틈이 녀석의 행방을 찾으려 꽤나 노력을 했는데도 찾을 수가 없군요.

 

그렇게 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초딩 친구 녀석 한 명에게 뜬금없이 술이나 한잔 하자는 전화를 받습니다.

법질 (변호사) 하고 있는 녀석인데 녀석이 뜬금없이 강남역에서 술한잔 하자 더군요.

녀석과 만나러 강남역을 나갔는데 웬 미모의 여자 하고 같이 있는 거예요.

모모신문사 기자 라는데 오후 인터뷰 하다 얘기가 늦어 졌다고 같이 술이나 한잔 같이 하자 더군요.

그런데 기자라는 분이 미모가 상당 합니다. 의학부문 전문 기자 라던데…….뭐 암튼.

술자리가 깊어지자 이 얘기 저 얘기 를 하다 녀석이 자기가 아는 조용한 바가 있다고 그리로 옮기자고 합니다.

강남 역에 조용한 바가 어딨겠나, 했는데…..있더군요. 룸으로 된.

셋이 그 바 안에서 이런 저런 농담을 하기 시작 하는데 슬슬 제 장난기가 발동 되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그날 술기운이 올라서 이상해진 건지, 마주 보는 테이블에 친구녀석과 제가 앉고 맞은편에 그 기자 분이 앉으셨는데 그 여자 옆으로 뭔가 길쭉한 게 앉아 있다는 느낌이 자꾸 드는 거예요.

사람 같기도 하고, 그냥 눈에 뭐가 꼇나 싶기도 하고.

자세히 보면 분명 여자 혼자 앉아 있는데 술김에 친구와 얘기하다 얼핏 보면 분명 누군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이거 말하기가 참 애매 하네요.

근데 그 형체가 슥슥 움직이며 여자 배를 주먹으로 꾸욱꾸욱 누르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런 느낌이 들어 제가 장난스럽게 물었죠.

 

기자님, 혹시 위나 소화기 계통에 문제 있으세요?” 

사실 뭘 알거나 해서 던진 말이 아니 었습니다. 그냥 장난기가 발동해서 생각 없이 던진 말 이었는데 기자 분이 놀라 시더군요.

 

? 어머, 저 얼마 전부터 위궤양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어떻게 아셨어요?” 라고 말 합니다.

내친김에 더 파고 들었죠.

저기 혹시, 그냥 물어 보는 건데. 요즘 꿈자리 괜찮으세요? 뭐 누구한테 시달리다던지……..”

그러자 그 기자 분 안색이 파랗게 변합니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그러더니 하는 말이 요즘 밤마다 꿈에 어느 남자가 나타나 계속 자기 배를 때린 답니다.

그게 한 한달 됐다는 군요. 위궤양도 그때 시작 된 거고.

아니 근데 그걸 어떻게 아세요?”

여자가 정색을 하고 물어 보기 시작 하니까 제가 너무 뻘쭘해 지더군요. 

아씨이거 그냥 던져 본거 였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데 여기자는 마치 내가 뭔가 알고 해결책을 줄 사람 처럼 막 매달리기 시작 합니다.

그 때 제 옆에 앉아 있던 친구 녀석이 마구 웃어 재끼 더군요,

야 이거 ㅋㅋㅋ 이 자식 이것도 자리 깔아야 겠네. , 내 주변 변호사 중에도 그런 놈 하나 있어. 돌돌 이라는 변호산데 이 사람도 변호산지 도인인지 구분이 안돼. ㅋㅋㅋㅋ

라며 웃습니다.

그때 제 귀가 번쩍 뜨입니다.

 

? 돌돌이 변호사?”

, 왜 너 아는 사람 이냐?” 녀석이 정색을 하고 물어 봅니다.

 

혹시 그 돌돌이란 변호사 성이 추씨 아니냐?”

? 너 추변을 어떻게 알아? 니가 아는 사람이야?” 라고 도리어 제게 묻습니다.

, 추돌돌이 개 우리 동창이야. 너 몰랐어?”

제가 그렇게 말하자 녀석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군요.

그래? 난 별로 친하지 않아서 몰랐지. 연수원 내 한참 후배야. 동갑인건 알고 있었는데

제가 녀석에게 닥달을 했습니다.

, 내가 개를 얼마나 찾아 다녔는데, 너 전화 번호 가지고 있냐?”

아니, 난 친하지 않아서 없는데 바로 알아봐 줄 수는 있지.” 라고 하더니 녀석이 어딘가 전화를 겁니다. 그러더니 바로 전화 번호를 제게 가르쳐 주더군요.

기이한 기분과 반가운 기분, 여러가지 복합적인 기분에 휩싸여 전화 번호를 받아 든 제 손이 덜덜 떨립니다.

 

 

 ===========================

PS/

 

아휴, 아직 이야기 진입도 못했는데 들어가는 잡설만 기네요.

 

참고로 말씀 드리자면 제 가 쓰던 글 중 중간에 연재가 뚝 끊기는 글들이 있을 겁니다.

 

제가 픽션이니 뭐니 해도 아무래도 제가 겪은 사실들을 약간 비트는 방식이라 실제 글을 쓰다 당사자들이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되면 글이 중단 되지요.

 

이번 편도 언제 끊길 지 모릅니다.  정작 쓰다 보니 그 걱정이 먼저 들길래 미리 말씀 드려 놓습니다.

 

 그래서 이번 편은 그때 그때 끊어지게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 형태로 써볼까 합니다.

 

hyundc의 최근 게시물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