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할머니 이야기 11(중)

데브야니 작성일 15.06.24 14: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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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밤은 사랑채에 불이 오래도록 꺼지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삼촌은 출근 하러 떠나셨죠.

 

 

 

그리고 2주후 좀비가 되어 나타나셨어요.

 

 

 

집에 오자 인사만 드리곤 사랑채로 들어 가셔서 누우셨어요.

 

 

 

 

외 할머니랑 어머니는 아무것도 모르셨기에

 

 

막내가 회사 생활이 너무 고된가 보다며 안스러워만 하셨습니다.

 

 

 

 

그렇게 막내 삼촌은 하루 종일 식사도 거른 채 방에만 박혀 계셨어요.

 

 

 

 

그날 밤,

 

 

저녁을 먹고(물론 상주 할매집에서 고기랑) 할매랑 티비를 보면서 놀고 있었습니다.

 

 

 

밖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아즈매~~ 접니더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막내 삼촌 이었지요.

 

 

할매는 어서 들어 오라고 하시면서 자리를 권했어요.

 

 

 

 

할매는 안봐도 다 알수 있다는 표정으로 삼촌을 위로 하셨습니다.

 

 

 

 

 

억울하고 마음 많이 상한거 내도 안다.

 

 

 

그러나 다르케 생각 해 보그라.

 

 

니 인생에 모르고 지나 갔으면 두고 두고 을매나 고통을 받을 뻔 했겠노?

 

 

그럴 걸 생각하면 지금 잠깐 고통 스러운건 정말 싸게 댓가를 치르는 기데이~~~

 

 

 

 

하시며 삼촌 등을 토닥 토닥 하셨습니다.

 

 

 

 

삼촌은 그런 할매의 위로에 말 없이 그냥 눈물만 흘리셨어요.

 

 

긴 얘기는 없었지만 삼촌은 그 여자를 잊기로 결심 하시고 헤어지신 것만은 확실 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뒤로 주말만 되면 집에 오셔선 방 구석에 박혀서 지내 셨어요.

 

 

 

나중에 그 이유를 알았는데,

 

 

삼촌 혼자 살던 회사 근처의 집에 있게 되면

 

 

그 여자를 잊지 못해 또 찾아 갈까봐 그러신거죠.

 

 

 

 

그렇게 방콕맨, 방구석 귀신 생활은 꽤 길게 이어 졌습니다.

 

 

 

 

그 놈의 사랑이 뭔지..........

 

 

 

 

 

그러던 어느 날 이었습니다.

 

 

그날은 휴일과 장 날이 겹친 날이었죠.

 

 

 

할매가 좋아야! 장에 가자 하시고는 절 데리러 오셨어요.

 

 

전 이미 준비 끝.

 

 

 

 

할매가 제 손을 잡으시고 나가려 하시다가

 

 

사랑채 밖에 놓인 삼촌의 신발을 보시고는

 

 

막냉이 왔나? 하시며 제게 물으셨고 전 고개를 끄덕 끄덕.

 

 

 

 

할매가 성큼 성큼 사랑채로 가시더니 문을 휙 열어 재끼시며

 

 

방에 벽 보고 누워 계시던 삼촌 등 뒤로 소리치셨어요.

 

 

 

 

이 문디야!!!! 니가 무슨 일본 놈한테 나라 뺏겨가 비분강개 하는 독립투사가?

 

 

 

 

꼴랑 야시 같은 기집애 하나 때문에 이기 뭐 하는 짓이고?

 

 

빨랑 안 인나나?

 

 

나랑 장에나 가자.

 

 

기분도 풀겸 장 구경 하고 밥이나 먹고 오자~~ 하셨습니다.

 

 

 

 

 

그러시더니 안 나오면 신 신은채 방으로 뛰어 드실 기세 였고,

 

 

삼촌은 마지 못해 일어나셨어요.

 

 

 

 

원래 좋아 전에 원조 할매 장 친구는 막내 삼촌 이셨어요.

 

 

 

외가집이 그 동네로 이사 간게 엄마 중학교 때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그때 외삼촌은 좋아만 했었죠.

 

 

저야 뭐 아버지 방울에서 생기기도 전 이었구요. 데헷!

 

 

 

큰 외삼촌은 외지에서 회사 생활을, 둘째 외삼촌도 회사 다니시다 군대 가셨을 때라

 

 

거의 상주 할매랑 접촉이 없었고,

 

 

 

어머니도 여고 졸업하고 서울로 취직 하셨지만,

 

 

막내 외삼촌은 고등학교 졸업때 까지 할매 옆에 있었으니

 

 

할매가 다른 어머니 형제들과는 달리 애정이 많으실수 밖엔 없었죠.

 

 

 

가기 싫어 하시는 외삼촌을 억지로 잡아 끌고 장에 가셨어요.

 

 

 

장 구경 대충 하시고는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그 날은 평소 가시던 점집 순례를 안하셨어요.

 

 

막내 외삼촌 때문 이셨겠죠.

 

 

 

 

식당에 가셔선 불고기 3 인분을 주문 하셨어요.

 

 

그 시절엔 불고기 집이 거의 직화 구이 였어요.

 

 

 

숯불에 구멍 숭숭 뚤린 배 불뚝이 불고기 판을 얹어 고기를 굽고 옆으론 국물이 있어 떠 먹는....

 

 

밥을 먹는 와중에 삼촌이 깨작 깨작 밥알을 세자 할머니는.

 

 

 

임마야! 푹 푹 좀 무라~~~ 니 거울 한번 보래이~~~그기 오데 장정 몰골이가?

 

 

낼 모레 저승 갈 날 받아 놓은 할배들 꼬라지지....

 

 

 

하시며 억지로 권하셨어요.

 

 

 

원래가 할매는 육식을 그닥 안 좋아 하시는지라

 

 

결국 불고기 3인분 대부분 제 뱃속으로 들어 갔습니다.

 

 

음식을 남기면 아까워서 그런거지 딱히 고기를 탐 한건 아니였습니다~~~~데헷!

 

 

 

밥을 먹고 나와서 걷고 있었습니다.

 

 

 

삼촌은 그냥 땅에 고개 박으시고는 할매를 따르시고....

 

 

 

그렇게 가다가 갑자기 할매가 딱 멈추시더니 한 팔을 들어 삼촌의 앞을 막으셨죠.

 

 

 

갑자기 그런 할매의 행동에 삼촌은 의아하게 할매를 쳐다봤고,

 

 

저도 왜 그러시나 쳐다봤습니다.

 

 

 

그리고는 동시에 할매가 뚫어지게 쳐다 보고 계신 곳을 봤어요.

 

 

 

할매가 유심히 쳐다 보시는 그 곳엔 왠 수수한 차림의 젊은 여자가

 

 

큰 보따리를 낑낑 거리며 들고 가고 있었어요.

 

 

 

한참을 서서 그 여자 분을 유심히 쳐다 보시던 할매가 갑자기 삼촌을 보시며 외치셨어요.

 

 

 

뭐하고 있노? 머슴아야!!!! 연약한 여자가 저리 큰 짐을 들고 힘들어 하는데 어여 퍼뜩 가서 짐 좀 안들어 주나?

 

 

 

하셨고 삼촌은 뻥 찐 표정으로 네? 모르는 여잔디예? 하셨어요.

 

 

 

 

할매는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삼촌의 엉덩이에 미들킥을 날리셨어요.

 

 

 

문디야!! 빨리 안가나? 그라고 짐 들어다 주고 니는 따로 오거래이 우린 먼저 갈 끼니까...하시며

 

 

삼촌을 쫓아 보내셨죠.

 

 

 

삼촌은 어쩔수 없이 쫄래 쫄래 그 분에게 가셔선 뭐라고 하셨고,

 

 

사실 그 상황이 이상한 사람 취급 받아도 별로 할말이 없던 상황인데,

 

 

그 분은 수줍게 입을 가리고 웃으시며 보따리를 삼촌께 건냈고

 

 

그렇게 두 분은 멀어져 갔어요.

 

 

 

그 모습을 보시더니 할매는 대단히 만족해 하시면서 웃으시며

 

 

 

오늘 쟈 만날라꼬 망냉이를 그리 데리고 나오고 싶었구만.

 

 

참 잘 어울린데이....저리 잘 어울리기도 힘드는 긴데.....하시면서 흡족해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제게 좋아야! 저 여자 봤제? 잘 기억해 두거라....

 

 

저 여자가 너그 막내 외숙모 데이~~~ 하시면서

 

 

만나기가 힘들어가 그렇치 이래 만난 이상 둘은 절대 떨어지지 못할꺼라고 하시며

 

 

절 데리고 계속 즐거워 하시며 집으로 돌아 오셨어요.

 

 

 

그 분이 바로 말로만 듣던 전설의 천상배필......하늘이 맺어 준다는 인연 이었던 거죠.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그 분이 지금의 막내 외숙모 이십니다.

 

 

 

또 얘기가 사정 없이 길어져서 기다리시는 분들이 있어 먼저 올려 드릴께요.

 

 

전 담배 한대 피고 5분간 휴식후 다시 부지런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루리웹  글쓴이 : 백두부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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