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할머니 이야기 마지막편 15(전)

데브야니 작성일 15.06.27 07: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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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셨던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할매와의 인연에 관한 글 입니다.



얘기가 기니 상,중,하로 나누겠습니다.


한편씩 보시던, 몰아서 보시던 여러분의 선택....그리고 초반 사담 깁니다.




할매께 직접 들은 얘기도 아니고 어떤 증거도 없습니다만,


그 분과 저의 인연을 짐작 할수 있는


충분한 심증이 있기에 전 그렇게 믿고 있고


할매의 신 딸이신 갈비찜 아주머니도 그렇게 생각 하시고 계시더군요.



그냥 궁금해 하신 내용이니 읽으시고


그럴수도 있겠구나 생각 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글의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대화체가 많고,


앞에 부분은 본 내용과는 별 무관 합니다.



본문만 읽고 싶으시면 쭉 내리셔서


한뼘쯤 뚝 떨어뜨려 놓은 부분 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얼마 전 메르스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어느 주말


전 대구 변두리에 있는 한 공원 묘지로 달려 가고 있었습니다.



요즘 할머니 얘길 했더니 할매가 너무 그립고 보고 싶어 졌어요.



장거리 운전은 안 좋아 해서 항상 멀리 가면


고속 버스를 이용하거나 기차를 이용 하는데,


이번엔 메르스 때문에 대중 교통 이용 안하고 차로 이동 했습니다.



차로 이동 하면 운전 해야되어 신경 쓰이고,


돈도 더 들지만 이번은 예외 입니다.



공원 묘지앞 슈퍼서 할머니 좋아 하시는


소주를 한병 사서 간단한 안주 거리랑 사들고 가서는


꽃을 산소 앞에 놓고 절을 하고 준비 해간 향도 하나 피워 드리고는


디스 담배를 한가치 불 붙여 할매 묘 앞 상석 위에 놓았습니다.



할매, 입맛에 안 맞아도 오늘은 이거 피우세요.


요즘 솔 안 나와, 그거 큰 외삼촌 댁 냉장고에 있는데 안 들리고 왔어요.


그나마 이게 젤 독한 담배야! 하고는


소주를 따서 무덤 위에 한잔 부어 드리고는 술도 입에 안 맞죠?


요즘 순한거만 찾아서 할매 좋아 하던 두꺼비 없어,



25도 짜리 과실주 담는 소주 사올껄 그랬나? 하고 저 혼자 얘기 하고는


할매 옆에 앉아 말을 걸었습니다.



할매, 요즘도 우리 외 할매랑 자주 봐?


그래도 나 없으니 심심 하지? 하면서,


할매 봉분에 기대어 누워


이런데 막 누우면 요즘 살인 진드긴가 뭐 때문에 큰일 난다던데.....


그 놈들 오면 할매가 죽여? 하고는


저도 소주를 한잔 부어 마시고는


담배를 한대 피고 봉분 한번 껴 안아 드리고,


가져간 새 마른 수건을 꺼내고 물 티슈를 꺼내


비석 이랑 상석 한번 싹 닦고 마른 수건질 깨끗이 하고


잠시 더 앉아 있다가 비석에 뽀뽀 한번 해드리고


우리 귀여운 할매 하고는 한번 비석 쓰다듬어 드리고 자릴 떴습니다.


할매 잘 지내세요.


또 올께....자주 못와서 죄송해요 하고는 발걸음 무겁게 자리를 떴습니다.


항상 돌아서는 길은 우울 합니다.



차로 30분이 채 안 걸리는 큰 외삼촌 댁에 가서


밥을 먹고 좀 쉬었다가 길을 나섰습니다.


큰 외숙모가 이따 저녁 먹고 외삼촌 들어 오시면 한잔 하고 자고 가라셨는데


상주 좀 들려 보려고 한다고 길을 나섰습니다.



1시간쯤 달려 상주에 도착 했습니다.



외 할머니가 돌아 가시고는 더는 올 일이 없어 고 2 이후론 한번도 와보지 못한 곳.


간물이나 풍경은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큰 길들은 거의 그대로라


기억을 더듬어 갈비찜 아주머니 댁을 찾아 갔습니다.



혹시 못 찾으면 친구에게 전화 해서 고모 할머니께 여쭈어 볼 생각 이었는데,


다행히 쉽게 찾았습니다.



그 곳은 예전 제가 기억 하던 단층 집이 아니라 조그만 건물을 올리셨더군요.


하긴, 한 자리서 성실히 30년 이상을 하시면


뭘해도 그 정도 부는 이루시는게 당연 하지요.



점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접수 받으시는 분이 어서 오라고 인사 하더군요.



손님 두분이 앉아 계십니다.


아마 시간상 그 분들이 거의 마지막 손님 이실듯 하여 앉아 기다리니


방에서 손님이 나오시고 안에서 아주머니가 나와 인사를 하십니다.



다음 분이 따라 들어 가고,


그 뒤로 모두 끝내시고는 나오셔서 절 보시고는 웃으시며 말씀 하셨지요
.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점사 보러 오신 분은 아닌듯 한데.....


역시.......



인사를 드렸습니다.



저 예전 할매 따라 다니던 좋아 예요.


아줌마는 반색을 하시며 제 손을 덥썩 잡으시더니


니가 이리도 잘 컸구나 ! 하시며 감격해 하셨습니다.



다 아주머니 갈비찜 덕이라고 웃으며 얘기 했어요.



아주머니는 나머진 내가 정리 할께 퇴근 하라시며


접수 받던 분을 돌려 보내시고는


밥 안 먹었지 하시더니 부엌으로 가셨어요.



아뇨, 그냥 두세요.


제가 오늘은 맛난거 사드릴께 나가시죠? 했더니,



돈 아깝게 뭘 사먹냐시며 웃으시며 니가 좋아 하는거 있다고 하셨어요.


이 냄새는?...



그러시더니 밥상을 차리시고 술 안주 할거도 몇 가지 차리셔서는


가운데 냄비를 놓으시곤 뚜껑을 여셨는데


갈비찜이 보글 보글.



원래 갈비찜을 자주 해 드시나요? 했더니


한 3년 만에 첨 했다 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너 오려고 그랬나 보다


어머니가 옆구리 찔렀나 보네 하시며 웃으셨습니다.



갑자기 갈비찜이 그렇게 당기시더라 하시면서.



그리고 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데 참 너 포항 ㅇㅇ 보살에게 갔었다며?



네, 친구 고모 할머니 시더라구요.


인연도 참........작년에 만났는데 니 얘기 하시더구나,



예전, 어머니 장례식때 봤던 떼쟁이 봤다시면서.....호호호



니가 언젠간 한번은 올줄 알았다. 하시더군요.




할매는 어떤 분 이셨어요?


음.....하시더니 잠시 생각을 하시고는,


그래 이제 다 자랐으니 알아도 상관 없겠지.....



니가 궁금한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선 다 말해주마 하시더니,


이야기를 시작 하셨어요.

















어머니는 포항 일대를 거점으로 활동 하셨던 분이셨다.




바닷가는 육지와는 전혀 다른 곳이다.


목숨 걸 일은 별로 없는 농사와는 달리


예전 어부란 직업은 목숨 내 걸고 하던 일이야.



어촌은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고.


바닷가는 사람도 억세고 환경도 억세고,


기후도 억세고, 땅의 기운이나 터도 억센 곳이 많아.


특히,


포항, 구룡포 일대는 더 했다.


당연히 거기 사는 영 들도 억센 악귀들이 많고 한을 품은 악귀들이 많아.


신도 억세고 말야.



바다는 고기를 잡으러 가서 한번 풍랑을 만나면


예전엔 한 마을에 10명 ,20명씩 떼 초상이 나는 경우도


흔한 곳이란다,



그런 곳이니 공포와 절망을 품고 한을 품고


바다에서 죽어간 사람이 얼마나 많겠니?



너희 할매는 그런 억센 귀신들을 상대 하시던


그 지역 무당 중에서도 비교 대상이 없는 단연 으뜸이셨던 분이란다.



흔히들 큰 무당을 만신이라 부르는데


너희 할머닌 단순한 만신이라 부르기엔


너무 부족할 만큼 능력이 뛰어 나셨어.



그 분이 모셨던 신을 아니?


몇 번 할아버지 신이시라고 얘기만 들었어요.



대단한 능력을 가지신 아주 무섭고 강력한 신이시다,



그 신은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 해주는


너희 할머니를 정말 끔찍히 아끼셨다.



다른 이름 꽤나 있던 무당들도 버거워 하던 일들을


너희 할머니는 너무나 쉽게 하셨어.



나도 신을 받게 되었을 때 너희 할머니 능력을 직접 보고 반해서는


몇날 몇일을 찾아가서 빌고 빌어


겨우 그 분의 신딸이 될수 있는 기회를 허락 얻었지.


나, 너 같은 애들 가르칠 시간도 마음도 없다.


별 자질도 없어 보이는데 차라리 지금 자꾸 찝쩍 거리는


그 신이나 떼어 줄테니 그냥 평범하게 살아라 하셨어.



난, 무녀가 되고 싶다고 했어,


그래서 내 작은 능력으로나마 사람들을 돕고 살고 싶다고 말야.


아무 말씀도 없으시더구나,



몇날 몇일을 찾아 갔었다.


날 본척도 안 하셔서 한 참을 기다리다 돌아오고 돌아 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그렇게 앉아 있다 체념하고 돌아서는데 어머니께서 들어와! 하시더구나.


들어가서 어머니 앞에 앉으니 쳐다 보시더니,



너 정말 별로 자질 없다, 그래도 하겠느냐고 물으시더구나.


당연히 한다고 얘기 했지.


그러자 너, 처녀지? 하시더군....작은 소리로 네 라고 얘기 하자.


평생 남자 가까이 안하고 혼자 살 자신 있냐고 물으셨어.


너 정도의 신기는 내림 받아도 남자 알면 금방 없어진다시며


그럼 그나마 무당도 평범한 생활도 못한다고 하시더군.


너 정도는 그냥 평생 혼자 살면서 기도를 드리고 공덕을 쌓아야


그나마 제대로 무업을 할수 있을거라고 하시면서....


난 그리 하겠다고 했다.



그럼 지금까지?...............



그래, 나도 포항 ㅇㅇ 보살도 그렇단다.



와!!! 골드 미스도 아니고 다이아몬드 미스네.....그것도 숫 다이아몬드 미스....



내일 짐 싸서 들어와 하시더구나,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서 어머니께 손수 가르침을 받았다.


어머니가 내림을 해준 신 딸은 여럿 있지만,


손수 먹이고 재우며 가르치고 내림까지 해준 신 딸은 내가 유일 하단다.



나 이후엔 어머니는 다른 사람을 가르칠 시간도 없었지만....



그래서 두분이 그리 각별해 보이셨군요?



아마 내가 이 땅의 무당을 다 알지는 못하니 이 나라 최고란 말은 못하겠다만,


어머닌 최소한 이 땅에 무녀란 이름으로


그 시절을 살았던 분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엔 드시는 분이었단다.



지금은 무속 자체가 약해 졌으니 잡신에 들린 애들은 많아도


그 만한 신력을 가진 무당은 한명도 없을께야.



그렇게 대단한 분이 왜 포항을 떠나 상주에서 사셨어요?


할매가 직접 뛰시진 않던데 왜 그런거고요?



사연이 좀 깊단다.


너랑도 관계 있는 일이고.













출처 : 루리웹

글쓴이 : 백두부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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