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 아냐...........

신들어라 작성일 20.02.06 18: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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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은 내가 어렸을때부터 있었어.

 

난 그것들을 엄청 의식했어서 주머니라든지 책 아래나 가방안에 숨겨두곤 했어.

학교 애들은 내 앞에선 뭐라고 하진 않았지만, 분명 뒤에서 엄청 비웃고 있었던거 다 알아.

 

기억난다. 

부모님한테 이것들 좀 검사 받게 해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말야.

근데 부모님은 그냥 뭐 괜찮다라던가 주제를 돌리던가 해서 내 손에서 이것들이 자라고 있단 걸 알면서도 드러내기 꺼려했던것 같애.

하지만 난 잘 안다고.

 

그래서 어렸을 때 그걸 없애보려고도 했는데 소용이 없었어.

가위며, 칼이며, 감자깎이며, 잘라내려거나 긁어내려고 해도 항상 아픔이 확 밀려 들어와서 포기 할 수 밖에 없었거든. 

 

하지만 오늘은 달랐어.

와, 지혈대 몇개랑 잭 다니얼 한 병이면 감각이 이렇게까지 사라질 수 있다는게 정말 신기했어.

원래는 그냥 날카로운 칼을 쓸 생각이었는데, 요놈들의 억센 살을 취한 상태에서 잘라내는건 아무래도 너무 힘들것 같더라고.

그래서 조금 더 기술적으로 발전 된 플랜 B를 사용하기로 했지.

 

서둘러야 했었어.

벌써 머리가 약간 어지러워지기 시작했거든.

내 손이랑 팔뚝은 피가 제대로 흐르지 않아 거의 시퍼렇게 변하고 있었어.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었어.

믹서기의 윙윙거리는 소리는 나를 일종의 무아지경의 상태에 들수 있도록 도와줬어.

내가 이 이상한 기형들에 대해 눈치챈 순간부터 그토록 벼르고 벼르던 일을 마침내 할 수 있게 말야.

 

난 먼저 왼손에 난 그것들 부터 잘라내기 시작했어.

살점을 깎아내는 그 순간의 칼날의 느낌은 좀 거슬렸지만, 와 술이 이렇게 효과가 좋을 줄은 몰랐어. 

더 많이 아플 줄 알았는데. 

날카로운 금속 칼날이 그것들을 잘라내는 소리가 들렸어.

계획했던것 처럼 완벽했어.

난 내 손을 더 강하게 밀어 넣었어.

나쁜 기억들, 부끄러웠던 순간, 그 모든 끔찍했던 일들이 이젠 그냥 붉고 걸쭉한 건더기에 지나지 않았어.

 

황홀감에서 깨어나 난 칼날이 관절에 닿기전에 손을 꺼냈어.

난 내 멋진 형태의 새로운 손을 바라보며 싱긋 미소지었어.

휴 이제 이것도 다섯개 없앴으니 다섯개 남았네...................

 

 

 

 

신체통합정체성장애(BIID)라고 실제로 존재하는 질환입니다. 자신의 신체 일부가 본인것이 아닌걸로

인식되고 절단 충동을 강하게 느낀다고 하네요.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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