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다가 집중은 안되고 폰 만지작 거리다가 갤러리에서 작년에 찍은 사진 발견해서 글써요ㅎㅎ
그 날은 엄마아빠가 어딜 가셔서 집을 비우셨어요.
전 집에서 눈치안보고 맘편히 혼술하는게 너무 좋아서 원래 혼자 집보게 되면 맛있는거 시켜서 술한잔 하거든요ㅎ
배달주문을 하고 50분내 도착예정 문자 받고선 술잔을 미리 차갑게 냉동실 넣어놓고 티비앞에 상부터 펴고 준비 끝! 빨리 배달오길 기다리면서 이십분 정도 지났어요.
한손엔 강아지가 좋아하는 인형이랑 한손엔 쥐돌이 장난감을 들고 양쪽으로 흔들면서 저희집 멍멍이랑 야옹이랑 신나게 놀아주고 있었을 때에요.
잘 놀던 고양이가 그 고양이 특유의 놀란 표정? 눈이 엄청 커져서 현관쪽을 보다가 제방으로 도망가더니 침대 밑에 숨어버리고, 동시에 멍멍이는 현관을 보면서 막 짖기 시작하더라구요.
뭐지? 배달이 벌써 왔나? 인기척은 전혀 안났거든요.
일단은 강아지를 안아올리고
"누구세요? "
했는데, 뭐 벨도 안눌르고 두드리지도 않길래 확인해 보려고
그 인터폰으로 복도 보는걸 켰는데 놀래서 안고있던 강아지 떨어트릴뻔 했어요
맞은편집이 보여야 정상인 인터폰화면에 무슨 노란구두 신고있는 여자다리가 보이고 땅도 아니고 저희집 바닥같은 배경인 화면이 뜨더라구요.......?
너무 놀래서 화면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일단 꺼버리고 조용~하게 삼십분정도 기다리다가 배달이 왔길래 한번 더 눌러봤는데 정상으로 돌아왔더라구요ㅎ
문앞에 배달하시는분 계시는거 확인하고 음식 받고, 뭐 잠시 전파가 잘못된거겠지 ㅋㅋㅋㅋ하고 억지로 웃어넘기고 식사했어요.
술을 한병 더하려고 냉장고로 가다가, 뭔가 그래도 찝찝해서 한번 더 눌렀는데 또 그 노란구두 다리가 나오는거에요ㅜㅜㅜ
무지 무서웠는데 술도 한병 했겠다 괜히 대담한척 폰으로 사진찍고 친구들한테 얘기했는데,
같은동 옆라인 사는 친구는 우리집 인터폰은 괜찮은데? 뭐냐고 내가 다 소름돋는다고 하고...
아무리 뭐 혼선? 이런거라고 해도 멀쩡한 사진도 아닌 저런사진을 누가 찍겠냐고 하면서 더 무섭게만 하더라구요.
쫄아서 새벽까지 잠도 못자다가 이판사판 마지막으로 눌러보자 싶어 눈딱감고 눌렀더니 멀쩡해졌어요....ㅋㅋ
작은 헤프닝으로 넘기고 지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진짜 무서웠어요.
도데체 뭐였을까요? 복도를 비춰주는 인터폰 화면이 혼선? 같은게 걸릴 수 있나요?
단순 인터폰 문제였다면 잘 놀던 멍멍이랑 고양이는 왜 그때 현관을 보고 그렇게 놀랐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