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고백했다 까였습니다.

디스키트 작성일 07.09.27 14: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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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려진 밥상이니, 뭐니 말은 많았지만 결국은 그렇게 되었습니다.

 

말해야지~ 말해야지~ 하면서 영화 한편이 끝날 때 쯤에서야 말문이 터졌고, 제 가슴이 요동쳤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할수록 점점더 뚜렷하게 잘 나왔기에, 솔직히 자신있었습니다.

 

 

근데... 까였죠.

 

 

여파는 그 이전에 상상했던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일단 많이 담담했구요, 울지도 않았습니다.

 

현실감과는 고백했던 자리와 멀어지고, 시간이 멀어짐과 함께 점점더 멀어졌고, 방금까지 요동치던

 

제 속은... 거짓말처럼 차갑게 가라앉아서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지 헛구역질만 나더라구요.

 

술을 먹어서 그런가. 겨우 용기 좀 얻어보려고 맥주 2캔 먹은게 전부인데?

 

뭐... 이래저래 늦은 시간이라 삽질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내가 실감을 못해서 그럴가,

 

내일이면 어떨가... 세상이 많이 바뀌었을가? 하는 망상을 하면서 말이죠.

 

 

당연한 소리지만, 세상은 바뀌는 거 없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도 변한 것은 '거의' 없고

 

그냥... 고백하고 까였는데도 평소처럼 인사 받고, 인사했습니다. 평소처럼 웃고 떠들고, 평소처럼

 

같이 강의를 듣고, 평소처럼 계속 같이 있는데... 그냥 어젯밤 일을 잊고 지내면 평소처럼 지낼 수 있을거

 

같은데... 가만히 생각하고 있자면... 제가 이래도 되나 모르겠습니다.

 

 

'하루 쯤은 슬퍼해야 되지 않을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같은 일상에서 뭔가 후련치 않은 무언가를 느끼면서 말이죠.

 

 

'하루 쯤은 울고 싶은데~ 망가지고 싶은데.'

 

 

이제 와서는 제가 정말 '좋아했었던 것인가' 마저 의심이 갑니다.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걸가요?

 

꼭 '무언가' 빠진거 같아서, 무엇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도무지 찾을 수 없고, 마냥 잠들고 싶기도 합니다.

 

 

제가 뭘 해야되는 걸가요? 이대로 잠들어도 될가요?

 

조용히 이런 날을 지내는 방법을 알려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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