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타이밍이 맞습니다.

타이지군 작성일 09.02.05 10: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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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역시 타이밍입니다.

저는 그걸 이제야 깨달았네요.

 

전에 한번 글을 썼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은 비슷하네요.

저는 쫓아다니는 입장이고, 상대방은 저에게 관심만 있는 그런 상황.

 

저에게는 알고 지낸건.. 올해로 이제 10년차가 되는,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사람이 있습니다.

 

이러저러한 우여곡절 끝에 한번 차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계속 만나고,

매일 전화통화도 하고, 서로 술 마시고 전화해서 본심도 나누고,

그러면서 점점 분위기가 매우 좋은 방향으로 갔지요.

 

너무나도 좋아서, 말만 안했지 사귀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관계가 어느 날부터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산, 그녀는 서울 사람이었기에-

고백은 만나서 하자는 신념으로 그 다음 주말에 서울행 티켓을 끊었답니다.

(설 연휴 때문에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었답니다.)

 

그런데, 그만 설 연휴 사이에 너무나도 차가워진 겁니다.

연락도 잘 안되고.. 이래저래 대화를 해도 뚱하고.

 

저는 만나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왜? 그렇게 좋았던 사이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를.

 

결국 그 다음주 주말에 서울행 열차를 탔고,

서울에서 만나서 재밌게 놀아주고 밤에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결론은 다시 한번 차였습니다.

 

그 때가 타이밍이었던 겁니다.

매일 통화하던 그 때, 어떻게 해서든 말을 했어야 하는데.

본인도 그 때가 타이밍이었다고 인정을 하더군요.

 

저는 얼굴을 보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일정을 미루고

이 분위기를 이어나가려고 했었는데,

 

그 분은 그 사이에 제 험담을 누군가에게서 듣고는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타이밍이 지나간 겁니다.

 

하하.

 

그 때가 타이밍이었다는 이야기를 그 입으로 들으니

너무나도 힘이 빠지고 기운이 축 쳐지더군요.

 

저는 그 자리에서 제 생각을 이야기했고,

타이밍이 지나간 후의 고백은 차였을 뿐입니다.

그러고도 저는 웃으며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줬지요.

 

이러다 나중에 언젠가는 나랑 사귈 것 같다는

그녀의 마지막 말을 듣구요.

 

주변에서는 저를 다 말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끝장을 볼 만큼 보지 않았냐.

어장관리 당하는 거다, 그 여자는 너에게 관심이 없다.

널 잡고 있다가 다른 사람을 만날 거다. 넌 그저 악세사리일 뿐이다.

 

매일같이 문자하고, 전화하고, 이야깃거리가 떨어지면

만들어서라도 이야기를 했고 서로 잘 웃으며 잘 받아줬는데.

 

문자도 오고, 전화도 제가 걸면 잘 받습니다.

다만 딱 봐도 귀찮구나 싶을 정도의 반응이고, 답장은 몇 시간 뒤에 오거나

아니면 씹히는 수준까지 가버렸구요.

 

그 좋았던 타이밍이 오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지쳐서라도 놓을 수 있을텐데,

제 성격상 한명을 좋아하면 끝까지 좋아하는지라, 또 그런 타이밍을 한번

경험했던지라 지쳐도 쉴 수가 없네요.

 

저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소강기에 들어가서 연락을 많이 안하거나,

전처럼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이대로 잊혀질 것만 같고,

제가 계속 들이댄다면 제가 너무 지치고 힘들 것만 같네요.

 

전 너무 이 사람이 좋습니다.

주변에서 저렇게 말려대도 저는 아직 놓을 생각이 없는데.

 

향후 정리를 어떻게 해야할 지 걱정이네요.

걱정이라기보다는 고민입니다.

 

또 하루하루 지쳐갑니다,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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