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을 짝사랑하게 되고,
혼자 가슴 졸이며 지내던 중 고백을 하게 되었고,
처음으로 차였던 것이 벌써 3개월째가 되었네요.
제 진심이 맞는지, 아니면 괜히 외로워서인지 모르겠다며
당분간 남자를 만날 생각이 없다는 말과 함께 차이고-
그렇게 2달이 지났습니다.
설 연휴 즈음에 타이밍이 무르익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좋은 찬스가 찾아왔지만, 저는 부산에 살고 그녀는 서울에 살기 때문에
설 연휴때 서울에 올라가지 못하게 되었죠.
그렇게 지나간 타이밍, 그리고 그 다음주에 이어진 고백은
1주일 사이에 다시 이성을 되찾은 그녀에게 차이게 됩니다.
그렇게 혼자 힘들어하다가,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해서 그녀를
만나러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발렌타인 데이의 하루 전, 금요일에요.
하지만 상황은 최악이었지요.
비바람이 몰아치는 서울에, 그녀의 몸상태는 정상이 아니었고
(예민한 날이었습니다.) 전날 둘 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바람에
서로 피곤했던 상태로 만나서 영화를 보고 밥을 먹었지만,
재밌는 이야기로 이어지지가 않더군요.
다시 한번 고백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몸상태를 생각하면 도저히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죠.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어떻게 저녁에 술을 한 잔 하게 되어서
용기를 내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남자들은 왜 자기 생각만 하냐. 왜 여자의 생각을 해 주지 않느냐.
넌 전에 만나던 여자 잊는데 얼마나 걸렸냐, 난 아직 옛 남자를 잊지 못하겠다.
그녀가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는 이제 4달 반.
제가 전 여자친구를 잊는데 걸린 시간은 6달.
할 말이 없어지더군요.
아직 못 잊었을 수도 있는데,
제가 너무 연달아 고백을 해 버린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취중진담을 많이 했습니다.
이러다가 저랑 사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던 그녀이기에,
하지만 저에게 관심은 없었던 그녀이기에,
정말 지치고 힘들어서 놓고 싶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정말 혼란만 가득합니다.
기다려야 하나, 정리를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의 결론은 언제나 정리하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단지 제가 너무 지칠 뿐이라는게 문제이지만..
그걸 생각하면 정리하는게 맞지만, 저 혼자로는 힘들겠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