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뭐고, 사람 사는게 뭔지.
너무나도 힘들어 여기에 고민을 이렇게 띄우게 됩니다.
저에게는 알게 된 지 10년차에 들어선 여자가 있습니다.
물론 여자친구가 아니라, 그냥 친구로써요.
저는 집이 부산이고, 그 분은 집이 서울인지라
제가 서울에 놀러가면 한번씩 보고, 보통은 전화나
메신저, 문자 등으로 연락을 주고 받던 사이였지요.
2005년에 사랑에 상처를 입고 힘들어 할때 참 많은 의지를 했던
그런 친구였는데, 제가 입대를 하게 되며 연락이 두절되었답니다.
사실, 연락을 하려면 할 수도 있었지만 그 분이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그 분이 남자들과 연락하는 것을 싫어하는 남자친구분 덕에
연락을 못하게 된 것이지만요.
어쨌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제가 제대를 앞둔 상황에서,
오랜만에 그 친구와 연락이 되었습니다.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2008년 10월이었지요.
저는 계속해서 위로를 했고,
당시 폰을 밀반입했던 다른 병장들 폰으로 연락을 하고-
전화카드를 사서 전화도 하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다 그만..
그 분이 너무나도 좋아져버린겁니다.
함께하고 싶고,
지켜주고 싶고,
내 모든 것을 주고 싶을 정도로.
주변에서 저에게 그 분과 잘해보라고 바람을 잡을 때에도,
그 분과 친한 다른 친구들에게 차마 이야기 못하고 혼자 애태울 때에도,
내가 이러면 안돼. 내가 지금 너무 외로워서,
제대를 앞두고 말년에 너무 외로워서 그러는 거야.
조금만 있으면 다시 털어버릴 수 있는 감정이야.
그렇게 생각을 하며 지인들에게 비밀로 하며
혼자 끙끙 앓았지만 결국 저는 그 분에게 제 마음을 뺏겨버렸습니다.
저의 제대월은 11월이었고,
그 때까지 계속 연락하고, 말년 휴가때 만나기도 하며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너무나도 안정이 되는겁니다.
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좋고, 시간도 빨리 가고.
확신을 가진 저는 제대 후에도 매주 서울에서 그 분을 만났고,
만나면 보통 2시에 만나서 밤 11시까지 함께 보냈죠.
물론 마지막에 집에 데려다주는 센스까지 보여줬구요.
그렇게 만나던 중, 친구들에게 제 마음을 들켜버렸습니다.
고백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따라서 그 분과 다음 데이트를
즐기던 도중, 제 마음을 넌지시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보기좋게 차여버렸습니다.
제 마음이 어떤 건지는 알겠지만, 당분간 남자를 만날 생각이 없다고.
제가 싫은건 아니지만, 제 마음이 진실인지도 모르겠다고.
기다렸습니다. 2달동안 더 기다리면서 매일 전화도 하고,
접었던 게임도 다시 그 분 때문에 시작했고,
그 분이 밖에서 놀다가 집에 들어갈 때면 어두운 밤길을 전화로 지켜주고.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요.
그 분과 저는 다정스런 말투와 애칭까지 생기면서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나가게 되었답니다.
이제 고백해야지.
이제 내 마음을 다시 한번 고백하고,
다시 힘들지 않게 평생 지켜줘야지.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계획했던 그 날이 바로 내일이지만-
너무나도 가슴아프게도..
그 분이 갑자기 확 돌아서버린 겁니다.
4일 전까지만 해도 좋은 사이였는데,
3일 전부터 기류가 안 좋은 겁니다.
문자는 문자대로 씹고, 전화는 뚱하게 받고.
게임을 같이 해도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제 잘못을 계속해서 지적하고.
어제 오늘은 문자 한통 받지 못하고,
전화는 벌써 3번째로 씹혔습니다.
그래서 계획했던 고백을 해서 성공할까 차일까를 넘어서서
고백 자체를 할 수 있을까의 문제에 다다랐습니다.
너무 어렵네요.
갑자기 차가워진 그녀에게서 알 수 없는 불안감만이 느껴집니다.
거의 손에 잡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져버리는 것 같아서 불안해요.
바로 그 며칠 전에 저에게 비록 술을 마셨지만,
제 진심을 알고 있다고, 싫지 않다고, 가족에게 제 이야기를 한다고,
더 이상 저를 재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했던 그녀이기에-
저는 더더욱 가슴이 찢어지네요.
도와주세요.
왜 이러는 걸까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