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님께, 이 글 한번 읽어 보세요.

진담월희찾 작성일 09.08.07 17: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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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냥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힘내라는 이야기도, 저도 동병상련 이라, 확신 없이 하는 말은 '진심'이 아니라 못하겠고, 그냥 저도 넋두리나 하죠.

 

 7년, 길었고, 진심이었고, 결혼할 생각에, 그녀와의 일상, 집, 자식, 그런 소소한 행복으로, 사랑만 있다면 전부, 진짜 목숨도 줄 정도로 사랑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 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했고, 웃는 미소가 너무 아름다워, 행복만을 주려고 했지요.

 

 그런데, 그렇더라구요. 영원할 것 같은 이 사랑, 누구나 쉽게 내 밷는 이 사랑은, 결국 같은게 아니더라구요. 말은 같지만, 각자 개인에게 피어나는 '정말' 실존하는 사랑은, '사랑'이라는 이름표로 말하기에는 너무 다채롭고, 다양합니다. 예, '사랑' 이란 꽃도, 사람이라는 토양에서 피어나는 거니까요.
 
 '꽃', 다 같이 '꽃'이라 불리지만, 사실 세상에 같은 꽃은 한송이도 없죠. 다 제 각각의 피어나는 꽃일뿐. 품종이 같고, 향기가 같아도, '꽃' 한송이는 그 순간, 그 장소에 단 한 송이의 꽃으로 남아, 유한한 시간속에서 스러저 갑니다.

 

 사랑도, 그런 꽃과 같더군요. 인간은 순간을 살기에, 순간의 영원하리라는 맹세가 얼마나 덧없는 지도 모르고, 그 순간, 그 충만한 시간에, 서로 영원할 것 처럼 사랑합니다.

 

 인간에게 영원이란 얼마나 덧없고, 안타까운 지도 모르는체. 결국, 세상만사, 홍진에 시달려, 이리 흐르고 저리 흐르는 것을, 유독 인간만이, 이 순간 밖에 살지 못하기에, 순간을 영원으로 채우는 꿈을 꿀 수 있는 인간만이, 사랑을 이야기 합니다.

 

 그리도 아름다운 것을 꿈꾸는게 죄인가. 주지도 않을 거면서, 어찌 세상은 그리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는지.

 

 생이 그러하고, 삶이 그럴진데, 인간은, 어찌해야 합니까. 부숴져 버린, 두 번다시는 그런 영원을 꿈꿀 수 없는, 이 죽어버린 가슴을 부여잡고, 어찌, 인간은 살아야 합니까.
 
 이제, 그 아름답고, 너무 사랑스러웠던 그 모습이, 이토록 덧없고,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에, 그 절망만을 가슴에 품고, 헤아릴 수 없는 시간과, 삶에 묻혀, 다 그런거다, 본디 그러한 것이다, 잊고, 받아들이고, 덤덤해진체, 살아야 합니까. 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는 쉽게 잊죠. 가슴 아프고, 괴롭더라도, 곧 새사람 찾아 잘만 삽니다. 그런 인생이 있습니다. '그때는 내가 어렸지'하고, 흐르는 인생이 있죠. '그 분'에게 사랑은, 뭘까요. 저는 아직도 이해가 안갑니다.
 
 '좋은 추억으로 남기자, 서로 행복하려고 사랑하는게 아니냐.' 구구절절 옳은 말입니다. 근데, 사랑하긴 했습니까? 진심으로? 당신들이 이야기 하는 사랑이란, 두근거림, 기분좋음, 행복감, 성취감, 그 온갖 아름다운 것, 그 뿐이었습니까? 그 이상은 없었습니까? 제 주변 사람들은, 이럴때마다, 낮선듯이, 왠지 저를 바라 보더군요. '그 이상이 있냐?'는 듯이.
 
 정말 미치도록 좋아 하기는 쉽습니다. 감정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되니까요. 그러다가, 사랑이 식으면, 이제 자연스레 헤어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겠죠. 결혼했다면, 자식보고, 세월에 묻어가는 정때문에 그리 행복할 수도 있겠죠. 그런 행복도 있습니다. 압니다. 저도 압니다.

 

 '잊을 수 있다.' 그녀의 행복을 위해, 나를 위해. ... 거짓말 이죠. 그러고 싶고, 그렇게 되고 싶은데, 안되니까, 그냥,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거죠.

 

 더 좋은 여자?  이 여자가, 내 인생 유일의 여자인게 확실한데?

 

 행복?          누구를 만나도, 이 여자, 잊을 수 없는게 이렇게 확실한데?

 

 집착?          내 인생에 단 한가지 소원이 있다면, 그녀와 함께 있는건데?

 

 이래도 잊는 법을, 그녀의 행복과 나의 행복을 위해 가르쳐주실 분 있을까요? 

 

 없죠. 정말 없습니다. 미칠듯이 슬프고, 아픕니다. 그녀의 순수한 행복을 아끼는 만큼, 또 그만큼 아파해야 하겠죠. 슬프고, 아픈건,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감내할 뿐이죠. 헤어짐의 이유? 찾아봐야, 병명을 안것밖에 안되더군요. 암인걸 알아야 뭐합니까, 아프고 하루하루 죽어가는 내몸하나 치료하지 못하는데.

 

 저는, 그래도, 헤어질때, 저보고, '꼭 행복해야 한다고'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그녀가. 참, 그럴꺼면, 헤어지지나 말지. 니가 옆에 있는게, 행복인데, 이건 또 뭔지. 그래도 보내야지요. 정말, 죽을 것 같이 아프고, 힘들지만, 내 옆에서 하루하루 말라가는 모습이 너무 가여워, 보낼 수 밖에요. 저말고, 다른 남자가 좋다고, 그게 좋다고 하는데, 어찌 말리겠습니까. 하, 이럴때도, 난, 그녀를 정말 사랑하니까, 하, 그녀의 미소가 좋으니까, 보내야지요, 암 보내야지요.

 

 ... 6개월이면, 인간의 세포가 갈리는건 알고 계십니까? 어차피, 인간은, 매순간 죽습니다. 그리고 다시 태어납니다. 1분 전의 나는 내가 아니고, 10년 후의 나는 지금 내가 아닙니다. 사랑을 이야기 하던 그녀는 지금의 그녀가 아닌듯.

 

 어차피 죽은거랑 진배 없는데, 죽음으로, 그 영원한 망각으로 도망가시려 합니까? 저는, 이건 압니다. 이거 하나만은 정말, 제 목숨을 걸고, 제 사랑을 걸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죽음은 우리의 답일 수 없습니다.

 

 죽음은, 고통? 잊을 수 있죠. 슬픔? 깨끗하게 가져갑니다. 지옥이 뭔지, 천국이 뭔지, 저 그런거 안믿습니다. 죽으면 그저 무(無)로 돌아가겠죠. ...그러나, 무(無)는 김성진님의 답이 아닙니다. 차라리, 그게 답이라면, 깨끗하게, '아 사랑이란 그저 헛된 미몽이요, 홍진에 불과 하구나!' 라고 깨끗하게 인정하고 죽으세요.

 

 생사여일, 만상이 공(空)하다고, 진짜 깨닫고 가세요. 더럽히지 말란 말입니다. 당신의 사랑을. 사랑이, 자신이 원해서 태어나지 않는 인생에 내 던져저, 이 대한민국에 남자로 태어나, 온갖 인과의 흐름에 떠밀려, 결국 똑같이 이 시간 이 장소에 만나게 되어버린 당신의 사랑이, 운명이고 인과라면,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저 호르몬이고 심리학이고 나발이고 간에, 그래서 사랑했습니까? 그게 당신의 사랑입니까?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고, 또 인과 였습니까? 예? 아니죠? 그녀의 영혼을 사랑했죠? 만나게된 상황이, 인과일 지 언정, 다시 태어나도 그녀를 사랑하리라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당신의 죽음은, 결국 '사랑'에 대한 모독이며, 모순입니다. 슬픔이, 아픔이 너무 고통스럽다, 죽고 싶으시다면, 그대의 가슴을 들뜨게 만들었던 기쁨이, 행복이, 그 사랑이, 결국 감정뿐이었다는 걸 인정하고 죽으세요. 그렇다면 안 말리겠습니다.

 

 ...저, 헤어질때, 그렇게 슬프고 정신없는데도, 오줌마려워 죽겠더군요. 굶으니까, 배고프고요. 이 질긴 목숨, 60억년동안 존재한 삶의 의지를 만만하게 보지 마세요. 이것이, 당신으로 하여금 사랑하게 했다면, 끝났다고 내치지 마세요. 괴롭다고 포기하는거, 도망치는 겁니다. 죽는것 보다, 사는게 더 힘들어요. 저는 그래서 삽니다. 김성진님도, 한때, 진짜 사랑했다면, 끝까지 책임지고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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