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있는 친구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잘지내요 작성일 11.03.27 13: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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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장애가 있는 여성을 사귀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유학생이며, 이번 8월에 한국에 귀국 예정인 학생입니다.

아직 대학생이지만 늦깍이 학생이라 나이가 좀 있습니다. 28살이죠.

 

2010년 6월달 즈음 그녀를 처음 만났습니다.

일년 가까이 교제하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상처도 많이 받은지라..여자에겐 관심이 없던 시절이였죠

학교가 개강을 하고 집까지는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라 (약 25분거리)

25분동안 혼자서 음악을 들으며 은근히 그 시간을 즐기곤 했었죠

그 날도 학교를 가기 위해 mp3를 들으며 걸어가고 있었는데, 음악을 들으며 하늘에 구름 떠다니는게 이뻐서

멍때리며 걷다가 그만 옆에 오는 사람과 부딪쳐 버렸습니다. 저는 멀쩡했지만 부딪친 쪽이 여자였고

가녀린 몸매였는지 넘어지더군요... 저는 순간 너무 미안하고 당황해 영어로 미안하다고 하면서 부축을 시켜줬죠..

근데 생김새를 보자 한국사람인거같아서

 

"한국 사람이세요?"

라고 말했는데 저를 멀뚱 멀뚱 쳐다보는 것 이였습니다.

그렇게 저를 쳐다보다 고개를 절레 절레 돌리며 저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선 갈 길을 가더군요.

 

그렇게 그녀를 처음 알게 되였습니다.

 

일주일에 월,수,금 2시 쯤에 학교를 갈때마다 그녀와 자주 마주쳤고...

왠지 자꾸 그녀에게서 눈이 가는 것이였습니다.

솔직히 저 눈 높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전혀 이쁘지도 않고..꾸미지도 않았고... 모 하나 이뻐보이는 데가 없었지만..

자꾸 그녀를 볼때마다 말을 걸고 싶더군요.

 

하루는 그녀에게 용기를 내서

"안녕하세요? 그때 그 분 맞죠?"

하자 저에게 웃으며 꾸벅 인사를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몇학년이세요? 방가워요 한국사람이시구나~"

했더니... 묵묵 대답으로 일관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말없이 모 15분간 그녀와 학교를 갔습니다.

헤어질때쯤에

"담에 봐요~" 하고 헤어졌죠.

모... 말이 없었지만 그녀도 웃었기에 그냥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2일 뒤에 그녀와 또 마주쳤을때 제가 인사를 드렸더니

자기 핸드폰을 저에게 내밀더군요 -_-

그래서 본능적으로 번호를 줬는데... 번호를 받자마자...

눈웃음을 치고 가더군요....;;;;

이거 여우아닌가 싶었어요. 그래도 내심 참았죠.

 

그 날 저녁 문자가 한통 오더군요.

 

"방가웠어요. 제 이름은 수현 (가명) 이예요. "

 

라고 해서 서로 자기 소개하고 이래저래 애기를 했어요.

그리고 카카오 톡이라고 하죠. 스마트 폰 유저끼리 채팅처럼 쓰는 프로그램으로

옮겨서 더 서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죠.

 

그리고 그녀는 카카토옥으로 

 

-저 사실 말을 못해요. 그래서 그때 인사도 못한거예요. 수화 하시면 당황하실까봐서요-

 

라고 오더군요

첨엔 엄청 당황스럽고 장난인가? 싶기도 했는데... 여러 상황을 보니.. 맞더군요

그녀는 말을 못하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더군요.

 

근데 모 시간이 지나자 별로 당황도 안되고 제가 평소적에 장애우에 대한 거부감이라던가

불쌍하다는 생각을 안하고 저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그녀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했죠.

 

-아~ 그래서 대답을 못하셨구나. 그래도 웃는 모습때문에 괜찬았어요 ㅎㅎ 저 수화 알려줄래요?-

 

라고 답장을 보냈더니

답장이 없더군요.

 

다음 날 학교에서도 못보고... 주말이 지나갔는데도 연락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월요일날 학교 가는 길에 그녀가 있길래 인사를 하고 왜 제 연락 씹었냐고 물어보자...

핸드폰에다가 이따가 학교 끝나고 보자고 하더군요..

4시쯤에 학교 캠퍼스에 사람 없고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우린 서로 나란히 않아있지만 핸드폰 으로 대화를

주고 받기 시작했습니다... 전 말을 하고 그녀가 채팅을 할 수 있었지만 그녀와 동등한 관계에서 애기를 하고 싶더군요.

 

-사실 아무렇지 않게 저에게 답장을 해주셔서 제가 많이 놀랐어요...-

-네? 그게 모어때서요? 제가 놀라야 하는건가요?-

-아니...그건아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러더군요...그래서 오히려 전 그게 익숙했어요-

-아...전 아니예요. 그게 모 어때서요. 저와 다를 뿐이지 그게 불쌍하거나 그런 생각은 한적 없어요-

-아...고마워요..-

-모가 고마워요. 저 수화좀 가르쳐주세요 ㅎㅎ 우리 스마트폰으로 애기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ㅋ-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면서

수화도 기본적인거를 배우고....

하지만 대부분은 전 말로 대화를 하고, 그녀는 핸드폰으로 저와 애기를 했어요.

그녀가 처음에는 엄청 내성적이였지만...저와 알고 지낼 수록 저에게 장난도 치고...

같이 영화도 보고.... 저녁도 같이 먹고...학교에서도 자주 만나고...

그렇게 지내가보니...그녀를 좋아하게 되여버렸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사랑해요... 저와 교제해 주실수 있나요? 라는 수화를 알아내서..

수업이 끝나고 잠깐 불러낸 담에..

말을 하면서 수화도 동시에 했습니다. 그리고 꽃을 주고 저와 사겨달라고 했더니..

마구 우는 것이였습니다... 저는 당황했고...말없이 안아주었습니다.

그녀가 대답은 안했지만.. 그녀가 저를 좋아하는 것을 마음으로 느꼈기에..

우린 그 날부터 정식으로 커플이 되였고...사귀게 되였습니다.

 

2010년 6월에 그녀를 알게되 2010년 8월달에 교제하게 되여 몇일 전까지 그녀와 저는

좋은 커플이였습니다.

 

현재는 그녀가 저에게 장문으로 쓴 편지를 쓰고 연락이 끊긴 상태입니다.

내용에는

저를 많이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우리는 너무 다르고 우리 부모님에게도 미안하고 무섭고...

여러가지로 너무 힘들다고 부디 행복하라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저와 같이 보내면서 24년간 한번도 겪은 적 없던 경험과 행복을 받아서 너무 좋았지만

그만큼 불안하고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짱공유에 글을 쓰기 전까지 약 3일간 집에 쳐박혀서 곰곰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장애를 가진 그녀와의 만남...

그리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에겐 그녀밖엔 없나봅니다.

이 글을 쓰고 확인 버튼을 누르면,

3일동안 푸석해진 수염을 말끔히 닦고

평생 그녀의 목소리가 되여주고 그녀의 반족이 되여줄 내 모습을 떠올리며

자신있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다가갈 생각입니다.

 

 

 

 

 

 

사랑해

한번도 너 때문에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

오히려 감사해.

너는 말을 못하는 대신..

따뜻한 마음의 목소리를 가진

천사인걸.

지금갈께!!

 

여러분 그녀와 잘되길 빌어주세요!!

 

그녀와 만난 뒤 다시 글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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