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있는 친구를 사랑하고... -진실편

잘지내요 작성일 12.09.01 18:32:29
댓글 50조회 7,819추천 42

안녕하세요. 잘지내요, 입니다. 



  장애가  있는 친구와 헤어진지 약 10개월이 지났네요.  

그 당시는 폭팔적인 반응이라.... (4개 글에 3만명이나 클릭 하셔서....;) 부담이 되는 관계로 진실을 말하지 못했네요.

어차피 지금이야 다들 기억을 못하시거나 지나갈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글을 모르시는 분들은 제 닉네임 검색하셔서 처음부터 읽으시면 아실꺼예요. 

내용 없이 읽으시면 잘 모르실 듯..


요약하자면,


 장애가 있는 친구를 사랑하게 되었다가..... 그 친구가 사고를 크게 당하는 바람에...

저는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녀는 미국에 있었고

고심 끝에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헤어졌다고 했습니다. 




작년 11월달에 그 친구에게 메일로 헤어지자고 했는데..

메일을 보내기 전에 그녀에게 메일이 왔었습니다. 



134648968714602.jpg



이렇게 메일이 와있었습니다. 

바로 전 글에서는 이것을 보고 장문의 내용으로 헤어지기로 하자고 하고 급하게 글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 메일을 읽고 약 한시간동안 펑펑 울고 울고 울었습니다. 절에 들어가서 수억번의 생각을 하면서

헤어지기로 결심했던 마음이 저 메일 하나에 무너지고 만 것이죠. 그래서.... 장문의 편지 내용은 헤어짐의 메일이 아니라

다시 우리 잘 해보자는 메일의 내용이였습니다. 


DAUM이면 메일 확인을 했다, 안했다를 볼 수 있었을텐데... 쥐메일이라서 그녀가 메일을 읽었나 안읽었나 몰랐지만..

답장은 여전히 안왔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어봤었죠. 역시 안받더군요. 그래서 그녀의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니깐 당분간은 아무와도 애기하기 싫다고 그녀가 부탁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안되겠다, 싶어서 캐나다로 그녀를 보러 무작정 가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돈이 없더군요. 단 한 푼 도.

그렇다고 해서 부모님께 빌릴 순 없고 친구에게 빌릴 만한 자존심은 없었기에 아르바이트를 했죠. 

아르바이트는 식은 죽 먹기였습니다. 


잠시 애기가 딴데로 샐께요. 


저는 잘먹고 잘나가는 유학생이 아니였습니다. 미국에서 있는 10년동안... 약 40개정도의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적에는 아버지 친구분이 아버지께 한국에서 돈을 받아서 저에게 용돈을 주는 식이였는데

한달에 20만원 용돈이였던 제 돈을 그 아버지 친구라는 작자가 중간에 가로채서 제 고2과 고3때의

용돈은 점심과 준비물값 포함 2만원이였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잘 먹지 못해서 몸무게는 58kg였구요. (현재는 71kg) 점심을 맨날 물로 채우거나 그랬었는데.. 

학교에 있던 한국 애들들이 점심이면 다 같이 모여 밥을 먹곤 했는데...

그떄 저도 꼽사리를 껴서 있다보면 얻어먹고는 했는데...

남자애들이 그걸 아니꼽게 생각해서 약 1년간 살면서 한번도 당해보지 않았던 '왕따'도 당해봤고...

(그 이후에 제 사정을 알게되서 지금은 베스트 친구들이 되어버린..)

2년간 한국음식도 못먹고 그렇게 말라가다가 2년만에 한국음식을 먹다가 너무 빨리 먹다가 급체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3년만에 아버지가 미국에 놀러오셨는데...

절 보고 "xx 어디있나요?" 하면서 절 못알아보고... 펑펑 우셨던 일....

같이 여행 중에 3년만에 긴장이 풀려서 바이러스가 몸 속에 침투해 기절해 응급실로 실려갔던 일..

아르바이트로 집안 잘사는 부잣집 아이들 대학교 잘 갈려고 

봉사활동 경력이 있어야 할때 개네들 대신 나가서 개네 이름 써주고 봉사할동하고 오면 개네들이 돈을 주고... 

그렇게 고등학교 생황를 지내다가..


대학교를 들어서고 약 5년간 하루에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습니다. 

새벽에 신문배달 그리고 난 담에 아침 수업 들으러 가고, 점심에 패스트 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 

다시 수업 저녁에 백화점에서 장난감 가게에서 일했고... 노가다...멕시칸들과 함께 집안 마루 뜯어내고 공사하는 일.. 

채소 팔기, 자바시장에서 일하기등....

수 많고 수 많은 일들을 해오면서 학비와 생활를 유지했습니다.

물론 학비는 너무 비싼 관계로 아버지가 보태주셨지만

집안이 썩 여유롭진 않았고 송구스러웠기 때문에 그렇게 힘든 하루를 살면서도 단 한번도 후회 한 적은 없습니다. 

이게 어디냐....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았고, 젊을때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을 느끼고

인생은 찾아감이 아닌 쌓아감으로써 내 자신을 성장시켜간다는 것이..손에 생긴 굳은살을 보면서 절실히 느끼며 살아갔죠.



그러다가 그녀를 만난 것입니다. 막바지 유학생활 중에 그녀를 만난 거죠. 




다시 그녀를 만나러 갈려면 비행기 값 포함해 이런저런 걸로 약 최소 300만원은 필요한 상황이였고... 전 2달 사이동안

과외부터 시작해서 모든 수단 안가리고 닥치는데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약 450만원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1월달에 그녀를 만나러 갈 참이였습니다. 한통의 전화가 해외에서 오더군요. 



"여보세요?"

" xx니? 나 xx 어머니란다."


그녀의 어머니였습니다. 


"네 어머니 제가 찾아뵐려고 했습니다."

"너의 의사를 물으러 전화한거야...알려야 되야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네? 무슨 말씀이시죠?"

"xx가.... 약 1주일 전에 세상을 떠나갔단다. "

"..............................."

"죽기 전에 계속 너 이름을 불렀어. 널 데려오겠다고 하니, 절대 안된다고 울구불구 잘살게 절대 연락하지

말라고 해서 연락을 못했단다.."

"...................."

"죽기 전에 그 애가 메모지에 남긴 종이가 있단다. 읽어줄께."



-세상에는 많은 것들이 있다. 사랑, 사람, 사랑, 사람, 우성(제 이름 가명), 사랑, 사람, 해, 달, 사랑

안녕. -



"......."

"미안하단다. 이런 소식으로 너에게 전화를 걸어서."

"아니예요 어머니.... 제가 조만간 찾아뵐께요. 안녕히 계세요"




그 날 약 5시간 정도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그 자리에 않아서 망연자실하게 땅만 쳐다봤습니다. 




세상은 참으로 눈물겨운 곳이며 힘든 곳입니다. 


그녀는 단 한번도 최소한 내가 알기로는 단한번도 나쁜 짓을 하며 살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녀가 죽게 되였습니다. 

어쩌면 그게 오히려 그녀에게는 나은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오기 전의 그녀의 삶은....

제가 겪었던 힘들었던 날들에 비해서는 비교도 안될만큼...


백년동안의 고독을 가지며 살아가던 그녀였기에.........




전 4일 후 캐나다에 가고..... 그녀의 부모님들과 약 일주일정도 지내다가 귀국을 하게 됬습니다. 

분명 좋은 곳으로 갔다고 생각이 드는데...하염없이 눈물이 나오고...모든 것들이 허무해지기만 했습니다. 


한국으로 와서 전 세상과는 모든 것들을 외면한 체 오로지 혼자서만 지냈습니다. 

겉으로는 혼자였는지 몰라도 사실 그녀와 계속 같이 있었습니다. 하루라도 그녀 생각을 안한 적이 없으니..


그러다가 군대를 오게 된 것입니다.  

행군 중에.....문득 깨달은게 있었습니다. 

그 날은 비가 그친 후 맑은 날이였는데.... 너무 힘이 들어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하는 상황이였습니다. 

사방이 논 밭이였는데... 논두렁이에 고인 물에... 하늘이 비쳐 구름과 하늘이 보였습니다. 

매우 뚜렷하게 보였습니다. 마치 하늘이 거기에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꺠달았습니다. 구지 고개를 들지 않더라도 하늘을 보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언제든지 볼 수 있다. 

그게 흔해 빠진 논밭이라도...


그녀가 하늘나라에 있어 보지 못하더라도... 항상 제 옆에 있음을 감사하고 살아갑니다. 

더 나아가 군대에 온 기간을 뜻 깊게 느끼면서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 인생은 제가 만들어가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더...밝고 웃으면서 지낼겁니다. 

더...행복하고 잘먹고 잘살겁니다. 

더.... 부모님께 효도하면서 살아갈겁니다. 

더...친구들을 아끼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더...열심히 인생을 살아갈겁니다. 

더... 여유를 가지고 세상을 차근차근 살아갈 겁니다. 

더... 좋은 사람도 만날겁니다....


절대...어떤 일이 있더라도 더이상은 주저않지 않고... 살아갈 것입니다. 

그녀는 절대 잊지 못하고 제 가슴이 묻어두었습니다. 


그녀도 제가 행복하고 더 좋은 사람 만나길 바라겠죠. 


그럼... 좋은 하루 되시길...


여러분들은....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계신겁니다. 




짱공유에서 저에게 다셨던 댓글 하나하나가.... 제가 힘들 적에 정말 힘이 되였습니다....

고작 인터넷 글 몇자라고 하기에는...진심이 담겨있던 여러분들의 마음이였으니깐요...되려 제가 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


충성 이경 xxx 내년 12월 31일 제대를 할 예정입니다.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잘지내요의 최근 게시물

연애·결혼·육아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