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성과 결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zkwkak 작성일 12.04.26 00: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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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는 업소에서, 그것도 키스방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4년동안 일 욕심에 여자한테 눈길도 안 주다가 너무 외로워서 가게 됐습니다.

 

변두리에 있는 작은 키스방이였는데, 이런 곳에 왜 이렇게 예쁜 애가 있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쁘더군요.  나이는 23살이고 매니저들이 여러명 있었는데,

걔만 항상 예약이 꽉 차 있었고 오래전부터 예약하지 않으면 볼수 없을 정도로 매력있는

애였습니다.

 

절 잘 대해주는게 손님이라서 그런건 알았지만 어쩔수 없이 좋아하게 되더군요.

너무 좋아해서, 특별한 서비스 해준다며 몇번이나 권유하는것도 거절했습니다.

제 앞에서 옷을 다 벗은 적도 있는데 그냥 다시 입으라고 했습니다.

그냥 순수하게 좋아한다는걸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 해서였습니다.

 

 

그렇게 정이 들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일을 그만두더군요. 그냥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번호는 몰랐고, 카페 실장한테 아무리 부탁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어찌어찌해 번호를 알아내고 그녀와 연락하게 됐습니다.

 

날 손님으로 생각하고, 돈은 그대로 받고, 카페가 아닌 밖에서 몇번만 만날줄수 없겠냐고 했습니다.

조금 망설이더니 허락해 주더군요. 그래서 그녀와 처음으로 밖에서, 그것도 하루종일 만나게 됐습니다.

서로 많은 얘기도 하고..하룻동안 의외로 많이 친해지게 됐습니다.

헤어지기 전에 다음번에는 손님이 아니라..그냥 데이트 상대로서 아무런 조건없이 만나줄수 있겠냐고

슬며서 떠 보았는데, 의외로 쉽게 허락해 주더군요. 

 

 

두번째 만남에서, 고백할만한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만약 내가 얼마후 성공해서 연봉 6천 이상 되서

프로포즈 하게 되면 받아줄거냐고 장난삼아 물어봤습니다.

솔찍히 기대도 안하고 물어본 거였는데, 오빠가 장점도 많고 그정도 능력도 있으면 당연히 받아줄거라며

대답을 하더군요.  날 그냥 조금 특별한 손님 정도로 생각할줄 알았는데, 너무 의외의 대답이였습니다.

사실 여자랑 친구도 안 만나고 일에만 몰두하느라 당시 그정도 능력이 됐었거든요.

 

대답을 들은 뒤로 너무 들떠서, 다음 만남때 사실대로 얘기하고 이제 어떻게 할거냐고 놀려볼 생각이였습니다.

서로 차근차근 만나고 알아가면서 확신이 들면 정말로 프로포즈 할 생각이였죠.

그런데 얼마후에 갑자기 연락이 끊겨 버렸습니다. 문자를 보내 답장이 없고 전화를 걸어도 받질 않았죠.

심지어 번호까지 바꿔 버렸습니다.

 

그녀 집 앞에서 며칠동안 기다리가 만나게 됐는데, 사귀는 남자가 있더군요. 그 남자 몰래 절 만난거였고

들켜서 헤어지기 직전까지 싸웠다고 했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그녀 앞에서 월급 명세서 던져 보여주면서

니 말대로 능력도 되는데 어떻게 할거냐고...사귀는 사람도 있고 그사람 좋아하면서 왜 그따위 약속 했냐며

원망하듯 말했습니다.   서로 할말 다 하고 좀 진정이 되고 나서 만약..나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다면

3일후에 연락 하라고 했습니다. 연락이 없으면 관심 없는줄 알고 끝내겠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연락은 없었습니다.

 

한번만 더 만나 달라고 애원할까 했다가..그냥 관두고 그녀만 아는 제 홈페이지에 1년동안은 기다리겠다는

말을 남기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녀가 보든 말든 홈피에 계속해서 글을 남겼습니다.

 

 

몇개월후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제게 연락이 왔더군요.  자길 위해 기다려주고 계속 글 남겨줘서 고맙다며

만나자고 했습니다. 반년만에 다시 만나게 됐죠.  예전에 꿈대로 간호사가 됐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계속 만나게 됐고, 처음엔 업소 여자라는 사실에 솔찍히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많았지만

만날수록 좋은 여자고, 결혼하고 싶은 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콩깍지가 씌워서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좋은 여자였습니다.

 

걔 부모님은 농사를 짖고, 6남매 학비랑 생활비 때문에 집안이 힘든 상태였습니다.

간호사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대다 월급도 얼마 안되는걸, 월급 받자마자 부모님 백만원씩

드리고 많은 동생들 용돈 챙겨 주느라 자기는 일 시작한지 몇개월씩 되는대도 수중에 돈이 없었죠.

게다가 자기 학자금도 2천만원이나 빛지고 있고..갑아야 해서 막막한 상태였구요.
어린 나이에 사회 진출하고 학자금이라는 빛까지 갚고 혼수 비용까지 자기 힘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런 모습을 보니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학자금 문제는 내가 해결해 주면 안되겠냐고

여러번 말 했지만 끝내 거절하더군요.

 

 

그런 와중에도 저랑 만날때면 커피나 자잘한 계산같은건 꼭 자기가 하려고 했습니다.

식당 같은데 가서도 비싸거나 필요 이상으로 많이 시키려고 하면 아깝다고 말리곤 했죠.

자취할때 밥좀 잘 챙겨먹으라고 라면이랑 먹거리 몇개 사준거 빼곤 지금까지 뭘 사준 기억도 없네요.

생일날 선물 사준다고 명동이랑 백화점, 샤넬 매장까지 갔는데도, 샤넬 매장은 들어가지도 않더군요.

신세계 백화점은 몇번 둘러보더니 그냥 나가자고 했습니다.

 

명동에서는 이런 저런 물건들 한참동안 구경만 하길래 오히려 제가 미안해서 하나라도 골라보라고

했는데 결국 고민만 하고 사진 않더군요. 결국 생일날 좋은 식당에만 대려가주고 선물 하나 못 줬습니다.

한여름에 부모님 밭일 하는거 체육복 입고 자주 도와주는 모습은 참 쇼크였죠. 걔 이미지에 그런 일을 한다는게

참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더군요.

 

 

그렇게 3개월간 만나게 됐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여자 경험도 없고, 여자도 잘 못 다루는...전형적인 연애경험 없는 남자같은 모습에 못 참겠다고 하더군요.

그때 연애 경험이 많았다면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는걸 알았을텐데, 당시엔 이별 통보를 들으니

다시는 못 만나게 될줄만 알았습니다.   그래서 해서는 안될 일을 하기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니가 키스방에서 일한거랑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가족들과 어린 동생들한테까지 다

말한다고 협박한거죠.

 

헤어지기 얼마 전에 걔가 간호사 일을 힘들다고 그만두고 키스방에 다시 나간적이 있습니다.

다신 그런 곳에서 일 안하고 맘잡고 산다고 했는데 솔찍히 걔한테 실망했었죠.

이대로 두면 안되겠다 싶어서...협박을 해서라도 바로 잡아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몇번 더 보고싶었던 거였고요.

 

동생들이랑 가족들 진짜 끔찍하게 생각하는 걔 입장에선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을겁니다.

새벽에 택시타고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오고 이야기하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무시했습니다.

물론 진짜 얘기할 마음은 추호도 없었고 그저연기였을뿐이죠.

 

 


그정도 충격이 없으면 니가 변하지 않을것 같으니 날 원망하더라도 말 할거라고 했습니다.

업소일에 계속 기웃대다 인생 망치는니 충격받고 새사람 되는게 나을거라며 강하게 나갔죠.

이야길 하다보니 어느정도 반성하고 후회하는 눈치가 보이더군요.

앞으로 니가 업소일 절대 안하겠다고 약속하고 병원 잡아서 계속 열심히 일하는 모습 보여주면

이야기하지 않겠다... 앞으로 한달안에 간호사 일 구해서 나한테 취업증명서 보여주라고 했습니다.

 

이건 나중에 안 사실인데, 평소에 만날때마다 긴장해서 우물줄물하고 찌질하게 행동하는

제 모습이 싫었는데, 그때 그렇게 강하게 나가는 모습과, 처음으로 향수도 부리고 잘 꾸민 모습에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택시타고 올라왔다가...전 회사에 년월차내고

2~3일동안 하루종일 붙어서 처음으로 아무런 가식도 어려움도 없이 사랑하면서 지냈습니다.

 

마지막날은 서로 별 말이 없었는데. 터미널까지 대려다 주던중 우린 아무래도 안되겠다고 말하더군요.

다시 오빠 모습 보고, 같이 지내면서 너무 흔들렸는데, 그런 말 했던 사람이랑 다시 만나고 결혼할순

없다고 했습니다. 이제야 이성이 돌아오는것 같다며 앞으로 볼일 없을거라 하더군요.

사실 저도 처음부터 각오하고 알고 있던 사실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포기할수는 없더군요.

일주일후 마지막으로 연락했습니다. 2년후에 지금보다도 훨씬 성공해서 찾아가고 프로포즈

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때쯤이면 너도 마음이 바뀔지 모르고, 거절당하더라도 큰 상처는

받지 않을것 같다고 말하면서요.

 

예상은 했지만, 너무나 당연히 찾아오면 절대 안 된다고...자기 집이나 자기한테 절대 찾아

오지 말고 연락도 절대 하지 말라더군요. 카톡도 탈퇴하고 번호 바꾸고 자취하던 곳에서

이사까지 하면서 완전히 절 버리더군요. 

 

 

그렇게 5개월동안 죽은듯이 지냈습니다.  근데 저번 토요일 아침에 갑자기 걔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다신 절 안 보겠다고, 절대 찾아오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떠났는데 왜 연락이 왔을까요?

여러번 카톡이 왔는데, 전 그녀한테 했던 행동이 너무 미안해 오히려 차갑게 대했습니다.

너무 미안해서 답장을 하기도, 친절하게 대해주지도 못하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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