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독립 나도 솔로독립하라는 의미인지 광복절날 소개팅이 잡혔음.
소개팅녀가 일단은 졸업반 학생이고, 나랑은 8살 차이남(ㄷㄷㄷ)
주선자한테 나이듣고, 깜놀해서 내 나이 알려줬냐하니 알려줬다고 함. 뭐 그럼 다행이고라는 심정..
암튼 만났고, 식사하고 차마시고... 열심히 대화하고... 상대방도 나한테 궁금한거도 물어보고.. 분위기도 괜찮았음..
그분이 난 무척 맘에 들어서 헤어질때 차는 자기가 산다는거 학생이 무슨 돈이 있냐고, 담에 사달라고 계산서 뺏어서 계산도 하공... 집 근처까지 바래다주고.. 문자도 하고.. 암튼 느낌이 괜찮았음.
다음날 주선자한테 물어보니 괜찮았다고함. 일단 호감이있다는거 확인해서 애프터도 잡아보려고, 어제 통화해서 일요일에 만나기로 했음. 구체적인 시간은 다시 연락준다하고..
오늘 아침에 가볍게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고, 좀 불안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점심때 일요일 약속시간 정하고, 전화 받을지 안받을지 확인할겸 연락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안받음.
주선자 불러서 상황이 이렇다 나 까인거냐 물어보니.. 주선자도 어! 그럴리 없는데... 라는 반응
한시간정도 후에 문자가 왔는데.. (붉은건 소개팅녀, 파란건 내 문자)
'연락 못받아 미안하다.. 사실 내가 헤어진지 얼마 안되서 새로운 사람 만날 준비가 안된거 같다. 좋은분 만나길 빈다.'
아~ 멘붕이 왔는데.... 이렇게 끝내기에는 그분이 호감이 가는지라 어차피 이대로 끝날꺼 미친척 문자 보냄.
'그렇게 정하시면 내가 마음 돌릴 수 없는거 아는데.. 나는 당신 더 알고싶고, 나도 더 알게 해주고싶다. 억지같지만 원래 일요일 만나기로 했는데, 기회를 줄 수없냐'
'일단 내가 아직 추스릴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중요한 시점이라 스스로에게 집중을 해야 될 것 같다. 미안하다..'
이왕 시작한거 마지막으로 한번 더 문자 보냄..
'처음 뵌 분이고, 지금처럼 의사표현 분명히 해주셨는데.. 경우가 아닌거 알지만, 내가 큰 아쉬움으로 남을거 같아 마지막으로 문자 보낸다. 내가 맘에 안드는거보다,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그러는거면, 마음 추스리는 동안 편하게 알고 지내고, 간간히 연락하는 관계도 힘이 드냐?'
'아니. 그렇게 지내는건 좋을 것 같다!'
'내 입장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 늦었는데 식사 맛있게 해라.'
'그렇게 생각해주니 너무 감사하다. 식사 맛있게 해라'
그러고 그분이 주선자랑도 통화한거 같은데.. 주선자가 미친듯이 미안해하고.. 헤어진건 알았는데, 잊은줄 알았고, 자기도 지금 멘붕이라고 정말 미안해했음..
물어보니 헤어진지는 한달정도 된거같고, 오래 사귀지는 않았다함. 주선자랑은 한 살 차이나는 많이 친한 언니 동생 사이임.
내가 문자 저렇게 보냈다는거 알려주고, 그 미안한 마음을 나 좀 도와달라고 부탁...
요약.
1. 소개팅을 했음
2. 상대방도 호감이 있어했고, 나도 있었는데, 헤어진 남친때문에 미안하다함.
3. 놓치기 아까워서 문자로 실오라기 간신히 건짐.
암튼 지금 제가 상황이 이래요....... 죄송하다고 와버리면 이래저래 평생 못 마주 칠 사이니, 놓치기 아까워 저렇게 문제보낸거에 대해서는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헤어진지 얼마 안됐다 못잊겠다 이런 상황이면 옆에서 잘 좀 챙겨주고 이러면 마음 돌릴 일말의 가능성도 있지않을까 생각드는데... 나는 엄청 신중해야될것같고, 주선자의 역할이 엄청 커진거 같은데...
조언 좀 부탁해요... 정말 잘 해보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