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남자 ---
그녀를 바래다 주는 길...
버스는 왜이렇게 안오는거야~ 아~~ 진짜 무지 무지 춥다
입춘도 지났는데 무슨 바람이 이렇게 부는건지 모르겠네
내가 이정돈데 치마를 입고 있는 그녀는... 얼마나 추울까...
밤도 깊었는데 길거리에는 무슨 차들이 이렇게 많지?
다 여자친구 바래다 주는건가?
언젠가 그녀가 했던말이 자꾸 생각난다...
남자친구가 생기면...
제일 하고싶은 일이 자동차극장에 가보는 거라고 했던 말
그때는 그말이 이렇게 마음 아프진 않았다
그때는 우리가 아무사이도 아니었으니까...
왜 새삼스럽게 그말이 자꾸 생각나지?
그녀도 그걸 기억을 할까?
그녀의 코끝이 빨갛게 얼어있다... 손도 많이 시리겠지?
그녀의 손을 끌어다 내 호주머니에 넣어본다
그녀가 웃는다... 마음이 아프다...
--- 그여자 ---
지금 내손은 나한테 없어요~
그사람 주머니안에 있거든요~
우린 지금 손이 꼭 붙어있어요... 아~ 따뜻하다...
이렇게 버스정류장에서 보니까 밤풍경이 참 예쁘네요
길거리에 차들은 꽁무니마다 빨간 불빛을 달고 있고,
리어카에선 군밤이 익어가는데... 냄새가 참 좋아요
음... 언젠가 마음이 많이 늙어지면 체온만으로 따뜻할 순 없겠죠
추워하며 버스를 기다리는일이 서글퍼질지도 모르구요
아니야~ 아니야~ 그때가 오더라도 잊지않을꺼에요
오늘밤...
이 버스정류장에서 내가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 이소라의 FM음악도시 '그남자 그여자' 中
연인이라 불리는 또는 연인이라 불리웠던 두 사람
같은 시간, 같은 상황 밑에서 그남자와 그여자는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남녀의 심리에 관한 짧은 이야기.. [그남자... 그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