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남자 ---
벌써 몇달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우리가 헤어진걸 모르는 사람이 많네요
오늘 오랜만에 들렸던 국밥집 이모님도 예쁜 색시는 어쩌고 혼자 왔냐고 물어봅니다
그냥 뭐... 대답 할 말이 없어서 씨익 웃고
국물이나 많이 달라고 말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도 빠지지 않고 그녀의 안부를 물어보곤 하죠
그냥 더 예뻐졌다고 능청을 떨기도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고개가 푹 꺾이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아직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그냥 되돌리면 안될까...하는 말도 안돼는 생각도 들곤합니다
벌써 몇달전에 일이구 나한테 세상에서 가장 큰 사건이었는데
아직도 우리가 헤어진 걸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게 참 신기하죠
어쩌면 헤어지고도 이렇게 멀쩡하게 지낸다는게
더 신기한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 그여자 ---
비가 그친 저녁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따끈한 국물 생각이 났어요
이런 날씨면 꼭 찾아가던 국밥집이 있었는데
오늘은 마땅히 같이 갈만한 사람이 없네요
몇달전까지 늘 같이 다니던 남자친구가 있었거든요
워낙 붙임성이 좋은 사람이었죠
처음보는 식당 아주머니께도 이모님~ 이모님~! 큰소리로 부르면서
넙죽 인사를 잘하던 그런 사람이요
그런 그사람 덕분에 한번 갔던 식당에선 모두 우릴 기억해 줬어요
다시 그 식당을 찾아가면 잘생긴 총각이랑 예쁜 색시왔냐면서
반찬도 그릇 가득 수북히 담아주곤 하셨죠
비가 오면 국밥을 찾던 건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이었는데...
나한테 남아있는 그 사람 버릇을 볼때마다
한번씩 그 사람 생각을 하게 되네요..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겠죠...?
- 이소라의 FM음악도시 '그남자 그여자' 中
연인이라 불리는 또는 연인이라 불리웠던 두 사람
같은 시간, 같은 상황 밑에서 그남자와 그여자는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남녀의 심리에 관한 짧은 이야기.. [그남자... 그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