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세요?
전 나이 서른 먹은 직장인력입니다.
남자구요...
제가 지금까지 연애를 딱한번, 두달이라는 아주 찰나와 같은 연애기간만을 가진 천연기념물급 남자라 할 수 잇겠습니다.
(뭐 직장생활하며 회식이다 뭐다 하면서 한번씩 유흥도 맛보고 하니 신체적인 동정은 파괴되었지만 아직 정신적으로는
동정남에 가깝습니다)
따지고 보면 나이 서른 먹도록 연애다운 뜨거운 연애 한번 못해보고 걍 앞만보기 급급하여 시간을 낭비한, 정말 불쌍한
놈 중에 한명이 제가 아닌가 한번씩 생각이 들 정도로 요즘은 공허함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에 직장을 옮기게 되었는데 글쎄요..딱히 그렇게 예쁜건 아니지만 제 이상형을 만났습니다. 싹싹하고 여성스럽고 뭐
그런분을 말이죠..걍 일하다가도 불현듯 그 여자분이 생각나고 자기전에도 얼굴이 떠오르고..괜히 별일 없을땐 카톡에
등록된, 자기 친구들과 찍은 것으로 보이는 그녀의 얼굴을 보기도 하고...
서로 다른 층에 있었지만 유관업무를 가끔씩 진행하였기에 길가다 인사정도는 하는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처음 볼때부터
관심이 있어서 유심히 지켜보고 들어본바, 남자는 없는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몇달동안 지켜만 보다 올해 화이트데이때
초콜렛을 줬는데요..몇만원짜리 사주기에는 부담스러울거 같고 그래서 걍 적당한거를 줬는데 굉장히 고마워하더군요,
(성격이 그래서 누구에게나 그렇게 친절하는 것일 수 있겠으나..) 그래서 자기는 2월 중순에 초콜릿 못줬는데 미안해하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뭐 미안해하지말고 다음에 차나 한잔 사달라고 그랬더니 흔쾌히 승낙을 하더군요...회사인근 찻집에서 한 30분 정도
커피 한잔씩하며 퇴근하고는 뭐하며, 주말에는 뭐하고, 어떤 것을 좋아하며 과거에 다녔던 회사는 뭐가 힘들었다는 둥
그런 이야기들을 별 격의없이(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하게 됐는데...
그 다음 수순으로 평일 점심때 시간되면 점심이나 먹자고 이야기를 해봣습니다. 그랬더니 오늘은 안되겟네요.. 이날은 안되겠네요...두번정도 퇴짜를 맞자 다시 뭔가를 빌미로 커피나 한잔 더하자 그랬습니다. 뭐 그랫더니 또 승낙을 하더군요(뭐
여자들은 다른 사람하고 둘이서 커피한잔 하는 것 정도는 크게 꺼려하지 않는다고들 해서 큰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그리고 별일 없는데도 일부러 그 주위로 우연을 빙자한 필연으로 그 주위로 맴돌곤 했는데요...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주말에 시간되면 점심이나 먹자고 그러니 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역시 오늘은 다른일이 있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여기서....
1. 이정도면 저 여자분은 저를 아예 관심에 두고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맞을른지요? 사실 그전부터 제가 그여자분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을 발각당할 빌미를 알게 모르게 제공한 것 같긴 합니다. 뭐 저를 볼때마다 환하게 웃어주고
카톡으로 한번씩 대화할때도 뭐 분위기는 나쁘진 않는 것으로 추측을 해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직장내의 이야기들이다
보니 괜히 과하게 친절하게 대할 수 있는 측면이 크므로 남녀간의 문제에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봐야 할까요?
2. 고분과 휴대폰 연락을 몇번 하는 과정에서 카톡에 등록도 되고 카톡질도 뭐 조금은 했는데요...그 과정에서 한번씩
카톡 메인화면과 카카오스토리에 등록된 사진을 생각날때 한번씩 눈팅을 하곤 했습니다..그런데 카톡 등록한지가
서너달 정도 되었는데 그전까지는 카톡메인화면에 무슨 풍경사진 같은 별 의미없는 사진들만 나열되어 있다가....
얼마전인가부터 자기 얼굴이 올라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평소 자기얼굴보다 더 예쁘게 나온, 약간의 뽀샵과
조명빨이 가미된 얼짱각도의 사진이 올라왔더군요.-> 한 열흘 정도가 지나니 카페 내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반대편에
앉은 누군가가 찍어준 것으로 보이는,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더군요. -> 또 한 열흘정도 지나니 이번에는 다른
옷을 입고 꼭 봄날에 카페에 앉아 남자친구가 찍어준 것처럼 보일 정도로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평소에 자기 얼굴 안올리다가 갑자기 굉장히 잘나온 자기얼굴사진을 올린다는 팩트를 통해 다른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짓에 논리적인 비약은 없겠습니까? 남자친구가 갑자기 생겼다고 봐야 할까요?
이러한 일련의 사진이 올라올때 저는 원래 사무실 옆에 있는 곳으로 파견을 와서 한 2년간 원소속 사무실건물로는
왕래할 일이 없는 것으로 되어버렸구요...따라서 직접 그 주변을 두눈으로 확인하기는 힘들게 되어버렸고요..보고되는
바에 의하면 아직까지 남자가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는 하는데...
3. 위의 1번과 2번을 조합했을시 각 사항에 대한 제 추측이 모두 맞다면... 즉, 그녀가 저에 대해 크게 개의치는 않는
사항으로 관측되고 거기다 새로운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면 저는 여기서 그간에 품었던 관심, 흑심,
친근감 등의 일련의 감정들을 모두 정리하고 다른 관계를 찾아가야 할까요? 아니면 확실치는 않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미끼를 던져보는 것이 좋겠습니까? 저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요즘은 참 일하면서, 집에 와서도 별에별 생각을 다합니다(뭐 죽는다는 그런 소리가 아니라...). 왜이리 삶이 공허하냐 하며
혼자 자취방에서 술한잔 홀짝일때도 있고...
여기 은거하시는 연애고수님들이야 딱보면 견적이 나오시겠지만..저는 황제급 연애초보다 보니 아직 이여자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여자의 행동으로부터 마음을 읽어내기가 힘드네요..
쓰다보니 글이 길어져서 읽으실 흥은 안나겠으나 번거롭다 지나치지 마시고 짧은 의견이라도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여자문제에 대한 잘잘못을 언급하는 것은 환영하나 단순한 비난, 악플은 반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