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여성단체가 뽑은 최악의 영화로 '실미도'가 선정된 적이 있었다. 이유인즉슨 영화가 왜곡된 시각으로 여성을그려내고 있다는 거 였다. 내용을 떠올려보면 실제로 영화에서 제시되는 여성상은 딱 두 부류밖에 없다. 욕정의 대상이 되는 암컷, 그리고 성스러운 나의 어머니. 간호사를 강1간하던 놈들이, 품 속에서 어머니 사진을 꺼내면 눈물을펑펑 흘리는 효자로 돌변하는 부분은 다소 황당한 느낌이 있지만, 실제로 현실에서 적지 않은 남성이 저런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걸 전문용어로 '마돈나 호어컴플렉스'라고 하는데 오늘은 이 문제를 좀 얘기해보자.
1. 지인의 사례
-> 본인의 지인 A의사례를 한번 보자. 그는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강한 전형적인 경상도 가정에서 성장했다. 자식 앞에서 부부간의 애정표현은 상상도 하지 못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그가받은 성교육이라곤 성인용 잡지와 동영상을 통해 그가 스스로에게 가르친 홈스쿨링 뿐이었다. 이내 그는명문대에 진학을 했는데, 원래 재치있고 말수가 좋았기 때문에 여친도 금방 생겼다. 자취를 했던 그는 여친이 거의 부인처럼 자주 드나들었지만, 의외로그는 성생활에 그닥 열정적이지 않았다. 궁금했던 본인이 언젠가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 그의 대답에는 무언가 기묘한 느낌이 있었다.
나 : 혹시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는가?
A : 나의 대물은 모두가 보증하는 것이 아니겠나. 문제가 있다면, 지나치게 강하다는 것일터.
나 : 근데 왜 30년부부생활한 노년커플처럼 구는건가?
A : 여친에겐 성욕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성욕을 크게 느끼는 대상과는 사귀고 싶지가 않다.
나 : 왜 그런가?
A : 성을 즐기는 그녀의 모습을 보게 되면, 뭔가 적나라한 본능에 충실한 하나의 암컷으로 그녀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뭔가 순수한 여자로 보이지 않게 되서존중심을 잃어버리는 거 같다.
나: 성에 대한 굉장히 왜곡된 시각같다. 인간의 성을 죄악시하는 느낌인데, 그럼에도 불구, 여전히 성욕은 강할 것 아닌가? 결혼 생활은 정상적으로 가능하겠나.
A : 사실 좀 문제이긴 할 거다.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결혼생활은 정숙한 부인이 있고, 내가 성욕해소의 대상으로 보는쌔끈한 다른 애인이 있는 거다.
나 : 시각을 교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자기가 사랑하고, 욕정을 느낄만한 부인을 두되, 그 부인이 충분히 정숙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인간의 자연스러운성을 인정하지 못하니까, 오히려 기형적인 결혼생활을 꿈꾸게 되는 측면이 있는 거 같다. 왜 자신과 섹1스를 하면 정숙하지 못한 여자가 되는건가.
A : 이게 쉽게 고쳐지는 부분은 아닌 거 같다. 성욕의 대상이 되는 쌔끈녀를 정숙한 여친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2. 여성을 보는 이분법적 시각
-> 위의 케이스는 전형적인'마돈나 호어 컴플렉스'의 한 예다. 일종의이분법적 여성관인데, 여자를 딱 두 부류로만 보고, 그 둘을철저하게 구분짓는거다. 하나는 자신의 어머니로 상징되는 정숙한 여인(성스러운여성), 또다른 하나는 성욕의 대상이 되는 암컷(창녀). 본질적으로 인간의 성을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즐겨야할 무언가가아니라 수치스럽고, 죄스럽고, 그래서 숨겨야 할 대상으로보는 청교도주의가 지나쳐서, 여성을 보는 시각까지 왜곡되는 셈이다. 그결과, 자신이 성욕을 느끼는 상대 여성은 "따먹고버릴" 암컷 정도로 폄하하고, 여성과 자고 나면상대방을 "걸레년" 으로 취급하며 존중을잃어버리는 악순환을 타게 된다. 당연히 이런 시각을 교정하지 못하면 정상적인 커플/부부 생활이 큰 난관을 겪게 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마돈나 호어 컴플렉스를 가진 사람일수록 여성의순결에 집착한다. 차마 자기가 소중하게 정실로 들여야 할 여성이, 그 "추악한" 성행위를 과거에 했을 거라는 생각 자체를하기 싫은거다. 자기는 은밀하게 원나잇도 하고, 안마방도갔지만 여친이 과거 성경험이 있었다는 사실에는 분노하고, 괴로워하며,"내가 대범하게 남자답게 이해하자"라고 넘어가는 듯 하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어라? 이년이 미안해 하는 구석이 없네?"라는 식으로 시혜의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크게 싸울 일이 생기면 꾹꾹 눌러왔던 저런 부분이 막말로 터져나와서 돌이킬 수 없는 파탄으로 관계가 끝나게 된다.황당하게 들리는가? 의외로 이런 남자 엄청 많다.
3. 도덕주의 or 선비주의?
-> 사실 성적 호기심이 한창 활발하고 성욕이 강한 때에 올바른성관념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면 이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종교(기독교)적 이유나 사회문화적 이유(유교적관념) 등으로 인해 어른들 역시 쉬쉬하기 때문에, 올바른성관념을 갖지 못한 채 청소년에서 성인이 된 인구가 꽤 많다.
이런 사람들이 쉽게 빠지는 정신적 함정이 바로 "도덕주의"라는 놈이다. 불륜이 아닌,사회적으로 용인된 형태의 성에 대해서까지 도덕의 잣대를 들이밀면서 남을 쉽게 평가하고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는 어리석은 태도를 일컫는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교묘하게 자신의 성적 무능을 도덕적 우월로 자기기만 하고있거나, 성과 사랑 혹은 성과 결혼을 구분짓지 못하는 유아기적 성관념을 가지고서 남에게 그걸 강요하는건데, 따져보면 그런 선비적 행태는 그사람이 우연히 성에 대해 터부시하는 환경에서 성장했다는 사실 말고는별 달리 증명하는 바가 없다. (언제부터 마법사가 되는게 도덕적인 성취였던가?) 그런 사고방식이라면 미국, 프랑스 사람들은 전부 도덕적으로 열등한사람들인건데, 과연 그럴까. 자신의 정리되지 못한 윤리관을남에게 강요하는 민폐를 끼치고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무지몽매의 상태라고 하겠다.
결국 답은 단순하다. 성을 자연스러운 인간의 일상의 일부이고, 건강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다.죄악시 하지 말고,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로 인간적인 성격의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을 교육하여 건강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게 계도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가끔 황당할 때가 있다. 수십 수백의 돈을 들여서 픽업강의를 듣고그 결과 유혹에는 고수가 되었음에도 불구,자신과 빠르게 성적으로 가까와진 상대 여성은 하자있는 사람취급하는 'PUA'를 만났을 때다. 그 사람 말대로 그 여자가하찮은 여자라면 결국 수십 수백만원의 돈과 자신의 시간을 들여서 결국 배운 것이 "걸레녀 찾아내기"였다는 얘기 아닌가. ㅎㅎ 또 그런 하찮은 여자를 매번 돌려 만나는 자신은 뭐가 된단 말인가. 임금님의 옷과 같은 이 거대한 논리적 모순이 나에게만 보이는 걸 보면, 나만순수한 영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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