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몇년째 짱공에 가입은 안하고 눈팅만해서 30년 넘게 모쏠 저주를 받은 남자입니다.
이번에 혼자서 고민하기엔 너무 혼란스럽고, 주위에 얘기하자니 그양반들 입소문 속도가 네오디움자석급이라...
혼자 고민하다 염치불구하고 짱공형님께 도움을 청하고자 가입까지하고 글을 싸지릅니다.ㅠㅠ
시간 나시는 형님들은 한번 읽어보시고 해답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언이나 예상이라도 답해주셨으면 합니다.
얼마전 친구에게 구걸을 해서 친구회사에 괜찮은 후배로 소개팅을 잡았습니다.
전 이미 신선계에 한발 걸친 반신급 모쏠이라 그날 단단히 준비를 해나가긴커녕, 반신의 패기로 그냥 편하게 꾸미고,
평소에 다운류만 입다가 특별히 코트까지 입고, 나름 설레는 맘으로 나갔습니다.
이름과 사진한장만 알고, 그녀에 대한건 하나도 몰랐기에 더욱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첫인상은
사진과 너무 달랐습니다.(나중에 얘기하다 그녀도 제가 가진 사진을 봤는데, 자기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커피 한잔하면서 서로 얘기를 하다보니 성격도 좋고, 정말 저와 잘 맞았습니다.
(솔직히 저도 비루한 몸뚱아리에, 얼굴도 그닥, 키도 간신히 170을 넘어서기에, 이상형이 얼굴이 박지선, 오나미급만
아니고 저와 맘이 잘 맞으면 무조건 OK 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친구는 쫓아내 버리고, 그녀와 둘이 맥주 한두잔하면서 서로 얘기를 하다 저녁 9쯤에 서로 헤어졌습니다.
(맥주를 마시던 중에도 서로 좋다, 맘에 든다는 말을 계속했습니다. 다만 제가 얘기를 많이 하는편이었고,
그녀에게 "나에 대해서 궁금한거 없나요?" 물어보니, 그녀는 "한두번 만날거 아니니 천천히 알아가겠다"라고 했습니다.)
첫 만남 후, 카톡을 하면서 계속 연락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녀의 카톡 답장이 굉장히 늦었습니다.
아침에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보내면, 오후에 답장이 오는 식이었습니다.
(나중에 친구에게 알아보니 그녀가 원래 카톡같은거 안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친구도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전화는 처음엔 그녀가 먼저 했습니다. 회식하고 집에 가는길에 생각나서 했다고 하더군요.
이후엔 제가 먼저 전화를 했는데, 초반엔 잘 받다가 며칠이 지나자 안받더군요.
(보통 저녁시간 이후에 전화했습니다. 전화를 해서 안받은 다음에 서로 카톡을 해도 그녀가 부재중 전화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안했습니다.)
어쨋든, 두번째 만남 약속을 잡았고, 약속 당일 약속 장소 근처 업무도 있었기에 약속시간보다 훨씬 전에 출발해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그녀는 저와 대략 240km 떨어져 있습니다.)
내려가는 중에도 서로 카톡을 나름 재미나게 했습니다. 그러다 그녀가 돌연 약속을 다음으로 미뤘습니다.
'옷이나 화장품같은게 너무 없어서 만날 준비가 안되겠다.'라는 이유였습니다.
(그당시 그녀는 본인집(자취)이 아닌 본가에 있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본가에서 바로 나와서 절 만나고,
저녁에 집에 데려다 주는 코스를 계획했었습니다.)
그땐 그렇게 약속을 취소하는 그녀에 의문이 들었지만, 그냥 서운했다는 말과 '제가 싫어서 그런건 아니잖아요'라는
말을 카톡으로 보냈고, 늦은 저녁에 그녀도 제가 좋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저는 그녀의 카톡 답변이 조금 줄거나, 더욱 늦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느낌이라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세번쨰 만남을 약속하고 날짜가 다가왔습니다.
원래는 그녀가 일이 없어서 약속 장소 근처 친구집에서 지내다 약속날 만나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그녀의 회사에 일이 생겨서 부득이하게 약속 전날에도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친구에게 확인했기에 사실입니다.)
거기에 새벽 3시 넘어서까지 회식을 했습니다.
(3시 넘어서 저에게 '미안하다.', '내일 어떻게든 약속을 지키겠다.'란 카톡이 왔습니다.)
약속당일 아침이 되고, 그녀의 핸드폰은 꺼져있었습니다.
새벽에 카톡을 받았을 때부터, 그녀가 못 일어나고, 약속은 깨졌다는걸 짐작했기에,
무슨 말을 해도 얼굴을 보면서 하는게 예의란 생각에, 무작정 차를 끌고 그녀의 집근처로 갔습니다.
정확한 주소는 몰랐지만, 첫만남때 들은게 있어서 대충 자리를 잡고 핸드폰이 켜질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결국, 저녁이 되도록 핸드폰이 꺼져있었고, 저는 헛탕만치고 집으로 올라왔습니다.
밤에 그녀에게 전화가 왔고, 늦게 깨기도 했고, 핸드폰을 술집에 두고 왔다가 겨우 찾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그녀는 계속 사과를 했고, 저의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얘기를 듣고싶다'란 말에
다시한번 기회를 줄 수 없겠냐는 답했습니다.
(저도 제가 희안한게, 두번이나 약속을 펑크내서 화가 났음에도, 잘못한걸 사과하는 모습에 갑자기 그녀가 확 끌렸습니다.)
기회를 줄수없냐는 말이 도화선이 되어서, 제가 '만나면 다시 얘기하겠지만, 우리 사귀자'라고 했고,
그녀는 답은 다음에 만나면 준다고 했습니다.
이후 카톡을 하면, 그녀도 나름 곧잘 답변도 왔고, 확인도 자주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던 중, 평소처럼 카톡을 보내는데, 돌연 그녀에게 '데이터를 잠그니 카톡말고 문자를 보내달라'
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요즘 너무 핸드폰만 잡고있어서 안되겠다며, 폰 사용량을 더 줄인다는 이유였으며, 저를 멘붕에 빠트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후 아직 통화는 한번도 안했습니다. 저도 안하고, 그녀도 저에게 안했습니다.
(전화통화를 많이 한건 아니지만, 그녀가 저에게 먼저 전화한건 두번 밖에 안됩니다.)
전 말은 못하고 굉장히 많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문자는 카톡처럼 메세지 수신여부를 확인 못하기에,
본격적으로 문자를 보긴하지만 답장은 안하겠다는건지. 다른 마음이 있는건지...
이러면 안되지만, 솔직히 의문보단 안좋은 마음부터 생겨버렸습니다...
이상이 최근 저에게 일어난 일들입니다.
조언해주시는 형님들도 제 상황을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알아야지 저에게 도움이되는 조언을 해주실까해서
있는머리 없는머리 쥐어짜며 최대한 디테일하게 썼습니다.
도대체 그녀의 생각은 무엇이며, 밀당인지? 어장관리인지? 그냥 갖고 노는건지?
혼란스럽습니다. 경험많은 고수형님들 면역력 제로인 저에게 도움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