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볼일 없는 나의 스펙을 공개하겠습니다.
키171에 월급 박봉.. 차없고..
탈모까지 다분합니다. (머리 감고 바로 밖에 나간본적 7년동안 없습니다)
그런 제가 청담에서 혼자 살고 바(?)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피부과 실장을 하고 있는 여자와 1년간 교제를 한적이 있습니다.
사귀게 된 경위도 조금 웃긴게.. 어떤 사람이 뻐꾸기라는 어플로 3대3 미팅을 잡았는데 고수들 모집한다는 글에
지원하게 되었다가 참가하게 된거죠.
그때는 그런 새고운 경험 자체가 좋았고 어차피 누가 나오든 복불복이다 라는 기대감으로 참가했던거 같아요.
대학생활 통틀어서 미팅이라는 것을 해본적이 없었거든요.
아무튼 모르는 남자2명과 팀을 먹고 모르는 여자3명과 미팅을 하게 되었네요.
그때 여자측에서 말하길 모델같은 얘들 데리고 갈꺼다라도 말했는데 전 그게 허세인줄 알았습니다.
남자들과는 30분일찍 만나서 서로 인사하고 안면트고 작전회의를 짧게 하고 여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는데.
여자들 평균키가 172더군요..
강남 클럽에 가면 볼 수 있을꺼 같은 성형미인 1명, 서구적인 체형에 귀여운 외모를 지닌 한명. 한명은 보통이였어요.
처음에 어떻게 할까 진짜 고민했는데 의외로 평범하게 놀더군요.
술게임 하고,귓속말 게임 하고, 흑기사 해주고 오히려 대학생 애들처럼 너무 건전하게 놀길래 조금 의외였습니다.
아마 남자들이 잘 리드를 못했던거 같아요. 강도 높게 놀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죠.
전 술 3잔만 먹어도 얼굴이 시뻘게 지며 소주 한병만 먹어도 훅~ 가버리는 그런 체질입니다. 아직까지도요.
그런데... 술 잘먹는 사람이 흑기사 해주는것 보다 술 못마시는 사람이 흑기사를 해주는게 더 효과가 좋은거 같네요.
미팅 후 남자들 2명은 나가리가 됐고 저만 어떻게 번호를 따게 되었고 몇번 만나다 보니깐 자취집에 들어가게 되서
하룻밤 잔 뒤 그담부터 사귀게 되었던거 같아요.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사기게 되었는데...
와 멘붕이더군요.
유일한 취미거리가 술마시기랑 핸드폰 게임 (마을짓는거) 이거 두개에요.
영화 이야기,책이야기,문화이야기 통하는게 하나도 없고 술마시러 나간다고 하면 꼭 연락이 안되고
그러다가 다음날 물어보면 누구누구 떄문에 언니때문에 남자들이랑 술마셨다고 하고...
핸드폰 몰래 뒤져보면... 한신포차 라는 헌팅 술집에 간거 적혀 있고..
게다가 1km라는 만남 어플이 있는데 거기서 쪽지오는 남자가 30명이 넘는겁니다.
강아지처럼 널 안고싶다. 보고싶다. 이쁘다. 이런 개수작 쪽지들 다 읽어봤습니다.
그런 반응을 유도하고 반응을 즐기더군요.
화도 내고 짜증도 내고 부탁도 햇는데 소용이 없더군요.
그러다가 짧게 헤어지기도 했다가 다시 붙잡아서 사귀고.. 연애가 즐거워야 했는데 너무 괴로웠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마 제가 남들보다 연애를 조금 더 잘한다고 한다면 그 이유는 효과가 없는 행동은 반복해서 하지 않는다는 점일겁니다.
햋볕 정책을 펼치기로 하였죠.
여자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것을 명확히 구분하였고 술마시고 남자들 떠보는것 말고도 재미있다게 많다는 것을
여러가지 알려줬습니다.
코믹 연극에 데려가기고 하고 보드게임을 같이 하기도 하고 집에 게임기도 설치해주었죠.
왕좌의게임,워킹데드 같은 미드를 보여주기도 하고 그다음에 카페에서 같이 미드 이야기도 나눴죠.
집에서 wii를 설치하고 같이 게임을 하면서 일부로 아슬아슬하게 져주면서 재미를 유도하기도 했구요.
맛있는 고깃집에 데려가서 고기 구워주며 탄거 가위로 잘라서 먹으라고 밥에 올려주기도 했어요.
대신에 남자들 이야기 술 이야기는 입밖에 내지도 않았지만 그런게 나오면 싫어한다고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표정이나 약간으 분위기로 싫어한다는 티를 냈었습니다.
같이 즐기는게 많아지고 또 그런것들을 제공해주는 저에게 조금씪 마음을 열고 제가 하자는데로 이끌려 주더군요.
그리고 제 기분을 살피고 하면 안되는건 안하려고 조금씩 하더군요.
아마 이런식으로 1년 사귀었던거 같았어요.
여자친구가 자기 뜻대로 행동해주지 않아서 힘들다고 하실텐데.. 하루아침에 자신이 해오던것을 갑자기 안해야 한다면
여자친구도 많이 힘들꺼에요.
여자가 원하는 관심은 맛있는거 많이 사주고 선물 많이 주고 연락 많이 하는 그런게 아니라.
얼마만큼 자기를 이해해 주냐.. 이거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 쓰는 글이라 두서 없지만 도움이 되고자 몇자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