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짱공가입한지는 꽤오래 됐지만,
실명아뒤라;; 새로가입하고 글올립니다..
사실 마음으로 거의 정했습니다만, 뭔가 위로를 받고싶달까 공감도 얻고싶은 마음에 씁니다. 깁니다.
일단 전 35살 결혼6년차 유부남이고요
29살에 만난 동네친구와 1년 연애끝에 결혼한 평범하게 술좋아하고 게임좋아하는 남자였습니다.
전 나름대로 동네에서 훈남(?)으로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사람좋아하고 웃는상이어서
연애도 곧잘했었죠. 그러다 만난게 와이프입니다.
와이프는 독립적인성격에(중3때 아버지 돌아가심) 공부파고, 외모도 이쁘고 바깥활동좋아하는 밝은 성격이었습니다.
헌데 정말 결혼이란게, 같이 살아보니 열에 7,8은 안맞는 부분이더군요
가사는 일단 전혀 센스가 없더군요. 혼자 오래살아서 잘할줄 알았는데, 아주 쓰레기장을 만들고 살았나봅니다.
집에오면 옷을 그냥 던져두는건 예사고, 그게 점점 산이 됩니다.
먹다가 남은 음료나 간식거리를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두거나 옆에두고 잡니다.
전 집에와서 냉장고열었더니 컵에 반남은 우유가 아무것도 안덮힌채로 들어있는걸보곤 충격이었네요.
그외에 먹다남은 사과 등 과일이나 빵고 그냥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둡니다. 어디 담거나 하지 않은채로.
그럼 말라비틀어져서 나중에 발견되죠. 유통기한은 2일만 넘겨도 안먹고 제가 먹게됩니다.
그런주제에 남자할일은 철저해서 쓰레기버리는거나 청소등은 원래 제일입니다.
1도 안도와줘요. 그리고 밥을 안먹습니다. 한식을 안먹어요...
빵이나 과자, 혹은 스파게티가 주식입니다. 결국 집에와서 제가 해먹어야하고 차려주게됐죠.(퇴근 내가 더 늦음)
그런가하면 취미가 맞는것도 아닙니다.
일단 술을 전혀 안합니다. 그리고 컴퓨터(게임, 인터넷)도 안합니다. 그냥 게임자체를 안해요
그래서 아무튼 결과적으로, 전 술을 끊었고 한달에 두어번 만나던 친구들과도 왕래가 끊겼습니다.
그런데 게임은 못끊겠어요...컴퓨터는 눈치가 보여서 모바일 게임만 했습니다만, 그것도 와이프가 잘때만 했습니다.
그러다 걸리고 성질내고 그러면 알았다고 달래고 넘어가고 반복이었지요.
그러면서 성질나게만든 댓가로 슬슬 나머지 가사도 제차지가 되었습니다.
우리부부는 사실 둘다 직장도 사실 변변치 않았고(계약직)모아둔돈도 별로 없었기에 집값의 일부를 부모님이 도와주시고
제가 대출을 받아 시작했습니다.(예물 예단은 전부 생략하고 결혼)
사실 생각해보면 이때부터 알아봤어야하는건데..말이 좋아 독립적이지, 시댁하고 관련된건 아무것도 하기 싫어했습니다
제 부모님은 굉장히 열린분들이라, 자주 전화하는것도 미안해하시고 이를테면 1년에 추석 설 이렇게 2일만 본가에서 지냈
는데 가사 절반은 정확히 아버지랑 제가 했죠.
헌데 그걸 굉장히 자기가 이해해서 하는걸로 여기더군요 이렇게 자주 보는 시댁이 어딧냐고.
특히 아버지나 어머니 생신때 몸이 안좋다고 안가려하기 일쑤고, 그걸 어르고 달래서 가게만드는게 제 일이었어요
특히나 그런 가족식사자리가 있는 날이면 꼭 히스테리부리는 건수가 생겨서 안가겠다고 앙탈을 부리곤 했죠
참고로 앞전에 쓰지 않았는데, 사실 본가와 처가가 집하고 많이 가깝습니다. 차타고 10~15분 거리에요
당연히 가볍게 밖에서 같이 밥먹자고 할때가 종종있습니다. 참....글쓰면서 열이 받네요 점점;;
그런 종종있는 식사권유를 제선에서 3분의2쯤 걸러내고 한달에 1번 정도 봅니다.
휴...여기까지 길게 썼습니다만, 사실 5,6년 살면서 마음에 쌓인게 많죠..
다쓸순 없습니다만, 요약 하자면
1.가사능력 제로 2.시댁혐오 3.툭하면 천장까지 치솟는 성질머리 4.계좌를 오픈안함
이 네가지가 제가 이혼을 생각하는 주 요인이겠군요.
3번사항은.. 그냥..2년차까지 밥상 뒤집고 물건(주로 제가 아끼는 프라나 장식물) 던져 부수는걸 너댓번 봤습니다.
그중 두가지만 쓰겠습니다...어느날 출근했더니 9시반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더군요. 와이프회사였습니다.
연락도없이 결근하고 전화도 안받는다. 무슨일 있냐 였죠.
전 걱정이 되서 집에 전화를 하니 안받습니다. 20번은 했을겁니다.
분명 아침에 잘다녀온다고 인사하고 뽀뽀하고 나갔어요...하도 연락이 안되고 나갔는지도 파악이 안되니,
경비실에 부탁드렸습니다. 종눌러서 사람있나봐달라고, 나중에 연락하니 반응이 없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그 주에 외출했다가 실종된 사고가 신문에 났었거든요
근처에서 일하시는 어머니께 번호를 알려드리고 방문을 부탁드렸죠...
그랬더니 왠걸...걸쇠가 걸려있다는겁니다; 안에서 거는 걸쇠...
알고보니 그날이 되서 몸을 못가누겠다고 안나가버린거죠 연락도 안하고 전화는 던져두고요.
그러다 시어머니가 오셨는데 처음엔 문도 안열어주고 있다가 죄송하단 소리도 없이 얼굴만 보고 보내더랍니다.
열불이 나서 막 뭐라고 했죠. 30도 넘은 직장인이 그렇게 개념없이 굴어서 여러사람을 걱정시키느냐고..
그랬더니 적반하장으로 제가 오버해서 일을 크게 만들었답니다. 그렇게 언성을 높히더니 폰을 집안 중간문에
던져 부쉈고요, 퇴근하고 제가 치웠습니다 그거.
다른 한가지는 제가 그때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게 되서 마지막 술자리를 하던날이었습니다.
날이 날이어서 좀 늦도록 마셨죠. 10시반쯤 전화가 오더니 빨리 들어오랍니다.
술김에 귀찮아서 걍 씹고 1차를 더하고 1시조금 넘어서 집에갔습니다.
현관을 여니 제 옷가지들이 죄다 꺼내져서 신발장바닥에 쌓여있더군요.
그대의 모멸감이란...너무 열받아서 그대로 나가서 장모님께 전화로 하소연을 했습니다
위로를 받고 30분쯤 머리를 식히고 있으려니 안들어올거냐고 또 연락이 오더군요
전 제가 그렇게 잘못한거냐, 마지막 회식인데 그정도 늦게들어올수있지 않냐고 항변을 하는데..
지 분에 못이기더니 액자며 프라모델이며 손에 잡히는대로 다 던져서 부수더군요
...사실 이때 이혼을 했어야 하는거 아닌가..생각도 듭니다만, 그때 전 참았습니다.
부모님 볼낯도 없고, 그때까지만해도 제가 회복하고 잘 살아갈줄 알았거든요.
4항목은...자기가 번걸 저랑 안합칩니다. 각종 공과금이며 이자는 제가 내고, 장보는건 와이프가 냅니다만, 자기 카드를
내밀때마다 정말 빈대보듯 합니다 저를.
전 사실 둘이서 수입을 합쳐 알뜰하게 가정을 꾸리는게 목표였는데, 이미 여기서 어그러졌다고 볼수 있겠네요.
아참, 애도 안갖겠답니다. 몸힘들다고. 사실 이것도 부모님은 이해해주셨습니다. 제가 장남이지만..
저도 사실 자신없었구요.
아...여기까지 쓰고나니 댓글로 달릴 욕들이 눈에 선하군요. 호구라고..정말 한심하죠
하지만 말입니다..저도 잘못한게 분명있고..같이 나가서 놀고싶을때도 집에만 있고싶어하고 게임만하고 그런모습이
점점 정떨어졌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화방식이 달라서 성질돋군적도 많을테고요.
부부란게 정말 오묘해서...철천지 원수같이 생각되지만 침대에서 살맞대고 자는데 하루아침에 없어진다고 하면
그것도 견디기가 힘들더군요...
저랑 싸울대마다 툭하면 이혼하자고 들은게 수백번이어도 제가 이혼하자고는 안했습니다
하지만...이제 요 몇달간 저녁때 나가서 새벽까지 놀고(술은 안합니다만) 저란 존재는 없는것처럼 행동하는걸 볼때
더이상은 회복할 여지가 없어 보이는군요.
바람..이라고 생각하실 분도 있을텐데, 그건 아닙니다. 저한테 터놓지는 않지만 항상 나가서 사진을 찍고 노는걸 보면
보통 나이있는 아줌마들이나 시간여유가되는 동성들하고 주로 놉니다.
아무튼 전 이제 혼자 가사 하는것도 지쳤고..경제적인 문제로 아쉬운 소리하는것도 짜증나고..
부모님이 섭섭해하는거 커버하는것도 지칩니다. 정말 결혼은 하는게 아니다라는걸 이사람을 통해서 알아버렸습니다.
짱공형님들께 죄송합니다...시시콜콜 긴글 쓰고싶지 않았는데..쓰다보니 계속 나오는군요 ㅜㅜ
그래도 사랑했습니다..책임지고 싶었고..화내다가도 풀리는 모습에 저도 눈녹듯이 풀려서
서로 애들같이 장난치면서 놀기도 했구요..정말 애기같이 칭얼대고 애교도 잘부리는 사람이었어요
정말 이뻤는데...이렇게 저한테 성질만 내고 무시하고 차갑게대하니 더욱 참기가 힘듭니다.
장모님 과 부모님은 이미 다 아시는 상황이고...내일이나 모레쯤 이혼얘기 하고 이번주에 서류떼고,
담주안에 짐빼서 본가로 갈겁니다. 어차피 제짐은 거의 없어서 컴퓨터나 옷가지만 챙기면 챙길것도 없더군요
집은 두달뒤에 나가는걸로 얘기해둘거구요..
우리부부는..TV나 영화에 나오는 그런 이혼사유가 사실 없다고 볼수도 있어요 바람핀것도아니고..
단순하게 말하면 성격차이, 생각차이가 불러온 비극이죠..하지만 저같이 성격이 유순한쪽이 계속 스트레스를 받게 되니
인생에 회의가 듭니다
휴우...두서없이 긴글 거듭 미안합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정말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어요
부부일이라 제 낯에 침뱉기인지라...참 슬프네요...아직 35살이라..다시 누군가를 만날수도 있겠지만
자신없습니다. 없어졌습니다...과연 본가로 다시 들어가면 무덤에있다가 나온기분일까요
추억보정에 눈물 흘리게 되는게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