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이혼했습니다

mist83 작성일 18.02.15 01:56:42
댓글 4조회 5,781추천 6

서류접수후, 한달 숙려기간까지 지낸뒤

 

어제 법원에서 선고받고, 구청에 신고까지 전부 끝났습니다. 이제 완전히 싱글됐습니다.

 

별거한지는 이제 3달이고...

 

첫달 좀 많이 힘들었네요

 

두달째부턴 적응했다고 생각했는데..요즘도 밤마다 잠못자는 날이면 어김없이 머릿속에 리플레이됩니다

 

일하거나 활동하거나 할때는 정말 괜찮은데,

 

집에 혼자 앉아있을때는 정말 예고없이 이러는데 아주 짜증이 나는군요 ㅜㅜ

 

게임을하던 음악을 듣던 영화를 보던 상관없이 혼자 조용히 있을때면 결혼생활막바지만 자꾸 머릿속에서 재생됩니다..

 

결코 다시 합칠 생각은 없지만, 추억보정이라는거 정말 무섭군요

 

이 한달간 숙려기간 정말 너무도 길었습니다.

 

일단, 처음에 최초로 법원에 한번만 가는걸로 잘못알았던 덕분도 있고,

 

알고보니 각종 서류떼서 접수하고 한달뒤에 선고받을때, 

 

구청에 신고할때도 전부 둘이 같이 가야하더군요 합의이혼이라는건.

 

애초에 시간약속이라는 개념자체가 없는 사람이라 시간잡고 같이 가는것도 너무 힘들었고,

 

처음 갔을때는 어처구니없게도 제가 신분증을 두고나오는 바람에 파토가 됬었습니다.

 

날을 잡고 잡아 서류도 몇번을 다시보고 간건데도, 그렇게 하루를 날려먹고는

 

그 다음주에 다시 가서 서류접수를 시켰죠.

 

그리고는 바로 어제 선고를 받으러 왔습니다.

 

2시반까지 와서 서류접수를 시켜야해서, 저는 미리 조퇴를하고 와이프도 그때 보자고 전날 확인까지 했습니다만,

 

항상 그러던데로, 저는 2시20분쯤와서 연락을하니, 일이 안끝났다고 짜증을 내더군요.

 

어찌나 그렇게 예상하는대로 행동하는지 참..

 

결국은 3시직전에 겨우 와서는 겨우 접수했습니다. 정말 마지막날까지 피말리게하는 인간이네요.

 

하여튼 말이 선고지, 판사가 합의이혼하기로한거 맞냐고 두번 질문하고는 바로 끝나더군요 30초도 안걸렸습니다.

 

낼부터 명절인지라 사람들참 많이도 이혼하러 오더군요

 

어제 제가 간 시간대는 거의 100쌍정도 되보였는데 

 

저희같이 젊은 부부은 8,9쌍정도고 나머진 거의 50~60대혹은 그 이상 노부부들이 많았습니다.

 

젊은 부부들은 뭐 다들 주변 신경안쓰고 같이 편하게 있는데, 노부부들은 처음부터 따로떨어져오고

 

줄서거나 대기하는중에도 따로 떨어져있는게 참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런 이질적인 공간...부부임에 분명해보이는데도 서로 남인거처럼 행동하는 그런 분위기가 가득했죠.

 

살면서 정말 다시오기 싫은 곳입니다 ㅎ;

 

선고를 받고, 확인서류를 받은뒤에 차로 데려다주면서 도장을 받아 혼자 구청으로 갔습니다

 

구청신고는 배우자도장만 있으면 혼자가도 수리가 되더군요

 

서류를 작성하고 도장을 찍고 접수를 시키는데, 여기서도 태클이 들어오더군요

 

와이프도장이 성없이 이름만 새겨진 도장이었는데, 석자가 전부 들어간 도장이어야한다는겁니다.

 

그러면서 천연덕스럽게(적어도 제눈엔 그렇게 보임;;)다시 다른도장을 가지고 오던지 같이오라고하는데

 

물론, 일하는 사람입장에서 충분히 할수있는 태도입니다만;; 

 

꼭지가 확 돌아서 저절로 아이...C..가 나오더군요.

 

여태까지 3번 둘이서 시간잡고 오는것도 개고생이었는데, 그거 한번 덜하자고 피곤한몸이끌고 

 

왔는데 빠꾸라니...눈에서 불이나갈거같았습니다.

 

어차피 공무원 앵무새인건 아는데, 어찌할방법이 없나하고 머리를 굴리던중에 도장을 보니

 

뒷꼭다리엔 성만 따로 새겨져있더군요

 

그래서 우겼습니다. 이거 앞뒤로 다찍어서 통과시켜달라고. 

 

잡아먹을듯이 구니 옆에 주임한테 넘기더군요. 결국은...통과 시키고 접수하고 왔습니다.

 

오는길에 운동하고, 스시집들러서 혼자 맥주두병깠습니다.

 

생각한만큼은 후련한지는 모르겠고...

 

이제 정말 되돌릴수없다는 그런 막연한 불안감? 허전함?이 느껴지는 밤이었습니다.

 

이젠 아마 이번설에 장모님께 마지막으로 인사드리러 갈때랑 이사나갈때 이렇게 두번정도 보겠군요...

 

이게 참 신기하게도, 혼자 있을때 그렇게 괴롭고 미묘한 감정인데

 

어제 다시보니 정말 정따윈 안느껴지더군요...참 다행이 아닐수없습니다.

 

이제 설만 지나면 다시 공식적으로 총각?행세가 가능해지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ㅜㅜ

 

아..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드리고싶은 조언은,

 

신분증은 꼭 가지고 다니시고, 도장은 가급적 이름석자전부 있는걸로 쓰세요(...)

 

어제 선고받으러 갔을때도, 신분증없어서 빠꾸먹은 커플 10쌍은 봤습니다. 씁쓸하군요 ㅎ

mist83의 최근 게시물

연애·결혼·육아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