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휴가 나와서...

liel 작성일 06.10.19 18: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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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306 보충대는 어때요?]라느니 [60mm박격포는 어때요?]라고 이곳에 글을 올렸던 놈이 벌써 100일 휴가라니...(그것도 내일은 복귀...OTL) 약간 감개가 무량(?)하네요.

처음 306 보충대에 들어가서 4박 5일(맞나?)동안 치수에 맞는 전투복, 전투화, 전투모 기타 등등을 고르고-이때 시간 참 안 갔습니다-어디로 빠지게 될까하는 생각에 전전긍긍하다가 다른 놈들은 많이 3사단(백골부대)으로 빠질 때 저는 5사단(열쇠부대)으로 빠졌습니다.

군대 만화 '짬'에서 1사단, 3사단, 5사단, 8사단, 11사단이 좆같다는 부분을 보고 내심 긴장도 했었죠...

5주의 훈련소 기간동안....화생방하고 각개전투가 참 싫었습니다..ㄱ-;;
훈련소 기간에는 행군이 싫었는데 자대에 와서 2주만에 KCTC훈련을 받고 중대전술훈련을 받고 나니(참고로 전 60mm박격포입니다) 훈련소에서 받았던 행군....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격포도 들지 않고 완전군장만으로 산도 올라가지 않으니....

화생방...젠장...이제 겨우 군 생활 14%밖에 안 했는데도 화생방만 생각하면 토 나올 것 같습니다.
각개전투....땅바닥 기기....-_-;; 중대의 한 선임의 야상이 너덜너덜 하더군요. 그 이유를 물으니 각개전투를 해서 그렇다나 뭐라나....

지금 생각을 해 보면 전 한창 무더운 7월~8월에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아서 그런지 몰라도 PRI훈련을 빡세게 받은 것 같지는 않네요. 피나고 알배기고 이갈리는 그런 훈련을....

군대 다녀오신 분들이나 현역이신 아저씨(!)들이야 관련이 없지만, 아직 군대 가시지 않은 분들....저도 군대 가기 전 엄청 겁 먹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운이 좋아서 선임들 중에서 싸이코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군대 생활. 할 만 합니다. 병영문화개선이니 뭐니 해서 각(뭔지 아시죠?)잡고 생활관(요즘에는 이렇게 부르네요)에서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누워 있을 수 있습니다. 저 같은 이병 찌끄레기 조차도.

뭐 혹자는 당나라군대니 뭐니 하는 소리도 들리겠지만....훈련이 힘들어 죽겠는데, 생활관에서라도 어느 정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훈련....물론 힘들죠. 저 같은 경우는 포반이라서 박격포를 들고 산을 탔습니다. 2주 만에 받은 14박 15일 짜리 훈련이라 그런지 몰라도 엄청 퍼졌고, 온갖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도 조금 지나니 추억이 되고, 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겠다는 오기가 생기더군요...(말은 이렇지만 11월 초에 받은 대대종합전술훈련은 어떨지....orz)

군대....'적응'이 되면 나름대로 할 만 합니다.....물론 적응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저 같은 경우는 초기에 엄청 힘들었습니다. 목소리도 작고, 행동도 굼뜨고 눈치도 없고....맞지는 않았지만, 소위 말하는 '갈굼'을 심하게 받았죠. 화장실에 들어가서 몇번을 울었는지....
하지만 '적응'이 되자 약간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백일휴가 전날. 저를 가장 심하게 갈구던 선임과 야간 위병소 근무를 섰습니다. 그 선임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너는 처음 들어왔을 때, 정말 심했는데 점점 나아지고 있다. 지금은 이병 중에서는-포반이기 때문에 소대에 비하면 그 수가 적습니다. 저까지 합해서 이병은 4명입니다. 제가 처음 올 때, 말년 병장이 8명이었습니다..-_--너가 가장 낫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솔직히 말해 그 선임하고는 사적인 말은 단 한마디도 안했었습니다. 여차저차한 이유로....하지만 그런 선임의 입에서 그런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군대....솔직히 힘들지만, 거기서 살아 나는 것은 자신에게 달렸다는 생각이 드네요.
(군대 가기 전에 이런 글을 보면 '좆빠는 소리하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제가 이런 글을 쓰니....아햏햏하네요)
(참고로 전 어쩌다보니 벌써 K-1을 잡았습니다...어허허허....예비군이 되면 이걸 빌미로 조교에게 한 마디 해야 겠습니다. 조교야~나는 자대에서 K-1을 잡아서 그런지 m-16이나 카빈은 무겁다. k-1없냐? 그런데 m-16이나 카빈은 어떻게 쏘는 거야?)
(흰 런닝을 입고 서 있는 사람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임...그런데 폼을 저렇게 잡았는데 일병이라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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