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마르크의 최후-2

5man 작성일 07.01.20 1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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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위로부터]
. 프린스 오브 웨일즈로 포격을 가하는 비스마르크
. 순양함 HMS 서폭
. 항모 빅토리어스 상의 함재기들
. 지중해에서 촬영된 항모 아크 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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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저녁, 토비 경은 비스마르크가 추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하기 위해서, 속력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뭔가를 해야만 했다. 그는 항공모함 빅토리어스 의 함장에게 항공기의 뇌격거리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 물어봤다. 대답은 100 마일 이었다. 만약 항모가 함재기가 출격해있는 동안 적의 방향으로 전력질주 한다면, 함재기의 복귀거리는 더 짧아질 수 있을 것이었다. 토비 경은 함장에게 비스마르크가 그 범위 안에 들어오면 공격기를 출격시키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비스마르크가 남서쪽으로 변침하여 멀어지는 바람에 공격은 지연되었고, 함재기는 일몰 바로 전에야 거세지는 바람과 스콜의 소나기 속에서 이륙할 수 있었다.

탑재된 유일한 뇌격기는 소오드피쉬 (Swordfish, 황새치)로서, 속칭 스트링 백 (Stringbags, 망태기)로 불려지고 있는 단발엔진의 복엽기로, 세 명의 승무원과 대략 80노트의 최고속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빅토리어스는 이 뇌격기를 9대 탑재하고 있었는데, 일부는 함정탐색을 위한 신형의 레이다를 장비하고 있었다. 이 비행기들을 대서양 한복판에서 단독으로 전함을 공격하기 위해 출격시키기에는 형편없이 하찮은 기계덩어리였고, 더구나 대부분의 조종사들은 3일전 항공모함에 배치 받았을 때 한 번 착함해본 것이 다였는데, 이제 야간 착륙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들의 비행대장인 에스먼드 중령 E.Esmonde 은 굉장한 용기를 가진 자로서, 훗날인 1943년 순양전함 샤른호스트 (Scharnhorst) 와 그나이제나우 (Gneisenau) 를 공격에 참가하여 명성과 사후에 빅토리아 십자상을 수여 받게 된다.

한 시간의 비행 후에, 이 함재기들은 레이다 상으로 비스마르크라고 생각되는 함정을 발견하고, 공격을 위해 구름을 뚫고서 하강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 함정은 비스마르크가 아니었다. 이순간에 이런 대서양 한복판에서 마주치자면 아마도 십억분의 일의 확률이었겠지만, 엉뚱하게도 미국 해안경비대의 경비함정이었다. 구름위로 떠오르며, 이번에는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비스마르크를 발견하게 되고, 다시 공격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비스마르크도 이들을 발견했고, 강력한 응사가 이어졌다. 비스마르크의 대공포화에도 불구하고 소오드피시 뇌격기들은 공격을 가해 어뢰 한발을 명중시켰다.

그로부터 한 시간 후, 어둠과 비가 더 짙어지자, 빅토리어스의 함장은 함재기들의 귀환에 대하여 걱정을 더하게 되고, 결국 모든 서치라이트 들을 점등시켜 하늘로 향하게 해서 함재기들을 위한 비콘으로 사용하게 한다. 당연히 이 불빛은 주변에 있는 독일 잠수함에게도 비콘으로 작용될 수 있기에, 호위하는 순양함에 있던 제독은 신호로 서치라이트들을 전부 소등하도록 지시한다. 하지만 빅토리어스의 함장은 함재기들의 귀환하는 엔진음이 들릴때까지 고의적으로 명령을 어겨가며 기다리고, 결국 모든 함재기들이 모함을 발견하게 되고, 아마도 대부분 충돌하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되는대로긴하나, 안전하게 착함하게 된다.

그날 밤, 비스마르크를 추적하던 순양함들은 어둠 속에 이를 놓치고 만다. 처음부터 다시금 숨바꼭질이 시작된 것이다. 이제, 비스마르크는 두 번 피격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피격은 함재기의 어뢰로 인한 것으로, 함정의 어뢰보다 훨씬 파괴력이 작으니 그다지 피해를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만, 이제 비스마르크가 어딘가로 수리하러 갈 확률이 좀더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목적지는 적도에서부터 북극까지, 독일에서 그린란드 서쪽까지 광범위했다.

다시금 그날 밤, 비스마르크는 무선침묵을 깨고, 일련의 신호를 발신한다. 아직은 어느 쪽도 상대방의 암호를 해독할 수는 없었지만, 연안의 기지국들은 이 신호를 잡아 방위를 산출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이 시도는 그다지 큰 도움은 되지 못했는데, 영국 연안의 기지국들은 대부분 비스마르크와 1,000 마일이 넘게 떨어져 있었기에 근사한 방위를 제공할 수는 있었지만 정확한 위치를 잡아내지는 못했기 때문이었다. 해군본부에서는 해도상에 이 자료를 근거로 예상위치를 산출해 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위치를 함정들에게 전송하지 않고, 기지국에서 보고된 각기 다른 방위들을 알려주어 각 함정에서 최선의 위치를 산출하게 했다. 존 토비 경의 기함에서는, 비스마르크가 사라진 북쪽 어딘가로 예상 위치를 산정했다. 그래서 토비 경은 아마도 비스마르크가 아이슬란드의 북쪽이나 남쪽 어딘가로 통해서 독일로 되돌아간다고 결론짓고, Home Fleet 의 침로를 북동쪽으로 변침하게 한다. 구형 순양함인 아레투사는 빙하 사이에 떠서 이제 다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를 15인치 함포의 일제사격을 걱정하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인 5월 25일, 비스마르크는 다시 무선신호를 전송했다. 이번에는 해군본부에서 각각의 방위를 알려주지 않고, 직접 산출한 예상위치를 하달하게 된다. 비스마르크가 사라졌던 곳에서 북쪽 어딘가가 아니라, 훨씬 남동쪽 방향이었다. 킹 조지 파이브에서 위치산출을 했던 장교는 미친 듯이 다시 계산을 해보고는 자신이 틀렸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5시간 동안 함대는 엉뚱한 방향으로 질주 했던 것이다. 이상한 점은, 해군 본부에서는 함대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바로잡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두 번째 방위산출 한 시간 후에, 전함 로드니 (Rodney) 에게 북해로 향하게 지시한다.

토비 경에게 있어, 이 문제는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이제 그는 비스마르크가 분명 프랑스 서안을 향하고 있다고 확신했지만, 해군본부의 침묵은 그가 침로를 수정하는 것을 망설이게 만들고 있었다. 그는 마지못해 무선침묵을 깨고 문의를 했지만 두 시간 동안 회신은 없었다. 결국 그는 그의 자체판단으로 변침하게 되고, 그날 저녁 무렵에서야 본부에서도 아마도 프랑스 해안으로 향할 것이라는데 동의한다는 무전이 들어온다.

일련의 실수들로 인해 킹 조지 파이브는 사냥에서 적어도 100 마일이나 뒤쳐지게 되었고, 대부분의 순양함들과 모든 구축함들은 연료보충을 위해 아이슬란드로 돌아가게 된다. 빅토리어스 또한 대잠수함 엄호없이 활동할 수 없었기에 돌아가게 된다. 킹 조지 파이브와 로드니를 보호하기 위해, 300 마일이나 떨어진 호송선단에서 구축함 5척이 차출되어 보내진다. 이들 분견대는 알트마크 (Altmark) 에서 그라페쉬페 (Graf Spee) 의 포로들을 구조했던 필립 빈 (Philip Vian) 대령에 의해 지휘되고 있었다. 아울러, 항공모함 아크 로열 (Ark Royal) 을 포함한 포스 H 는 아직 지브롤터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바람이 북쪽으로부터 강하게 일어났고, 파도가 심해져 이들은 겨우 17노트로 감속해서 오고 있었다. 심지어 아크 로열은 비행갑판위로 해수가 올라올 정도였다.

5월 26일 새벽, 아크 로열은 함재기 소오드피시를 정찰 차 날려보낸다. 함정의 롤링이 너무 심해서 함재기들은 여러 사람들이 붙잡고 있어도 함정의 옆으로 미끄러져 내렸고, 함수와 함미은 55피트 (17미터) 씩이나 차이를 두고 오르락 내리락 거리고 있었다. 아크 로열의 항공요원들은 빅토리어스와는 달리 경험이 많은 자들이었으나, 아무도 이런 조건하에서 이륙해본 적은 없었다. 마치 시소를 타며 활주하는 듯한 상황에서 결국 이들은 3시간 반 가량의 시간을 거쳐 모두 이륙하게 된다.

10시 30분, 한 척의 전함이 발견되었다. 소오드피쉬 에 의해서가 아니고, 북아일랜드에서 날아온 카타리나 비행정에 의해서였다. 이 비행정은 영국해협의 서쪽으로 거의 700 마일이나 날아온 것이었다. 십여 척의 영국함정에서 보고된 위치를 기입했다. 이제 비스마르크는 킹 조지 파이브 로부터 남쪽으로 135 마일, 로드니로부터 남서쪽으로 125 마일, 리노운 (Renown)과 포스 H 로부터 북북서로 110 마일 떨어져 있었다. 만일 비스마르크가 계속 이대로 항진한다면, 어느 함정도 어두워지기 전에 따라잡을 수가 없었고, 새벽 즈음에는 연안에서 발진하는 독일항공기들의 보호범위 안에 들어갈 것이었다. 누군가 비스마르크의 발목을 붙들어야 했다. 오로지 두 기회가 존재하고 있었는데, 소오드드피쉬들과 빈 대령의 5척의 구축함 들이었다.

포스 H 를 지휘하는 자는 제임스 섬머빌 (Sir James Somerville) 경이었는데, 리노운을 기함으로 하고 있었다. 그는 아크 로열에게 공격을 명령하고, 순양함 셔필드 (Sheffield)에게는 앞으로 항진해서 비스마르크의 궤적을 찾도록 지시했다. 아크 로열에서는 후자의 명령을 자신들에게 해당되는 전문이 아닌 관계로 그다지 급하게 해독하지 않았고, 결국 공격에 나선 함재기 조종사들은 셔필드가 자신들 앞에서 항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들은 레이다로 셔필드를 발견하고는 구름을 뚫고 내려와서는 대부분이 자신들의 실수를 깨닫기 전에 어뢰를 투하해버리고 만다. 다행스럽게도, 이들이 탑재했던 어뢰는 신형의 마그네틱 타입의 뇌관으로 그다지 작동상태의 신뢰성이 없었다. 투하된 어뢰들 중 5발은 수면에 닿자마자 폭발해 버렸고, 셔필드는 속력을 높이고 급작스럽게 침로를 변경하여 작동에 이상이 없는 다른 어뢰들을 피해나갔다. 섬머빌 경은 부연설명없이 토비 경에게 “명중탄 없음” 이라고 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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