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일단 지휘관이 짬이 안되거나 인간관계가 안좋으면 피보는 건 그 중대원들이죠.
일단 저는 군생활 03년 5월부터 05년 6월까지 했구요. 중대 지휘관(중대장)은 4명을 경험했습니다.
03년 7월 자대배치를 받았는데, 중대장을 처음본순간 느낀점은
"참 연약해 보인다."
였습니다. 저런 연약해 보이는 사람이..... 군생활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웬걸 , 군대오면 작업이 많다고 들었지만 훈련소보다도 더 작업이 없었고, 교육훈련이 없을때도 내무실에 앉아서 주특기 책을 읽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물론 고참들은 소설책 읽었구요. 속으로
"이 부대는 작업을 안하는 부대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었습니다. 우리가 작업을 안한데는 중대장의 짬에 있었습니다. 저는 연대 수색중대로서 직속상관이 중대장님 다음에는 바로 연대장님이었고, 행보관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가끔 지원중대행보관이 우리를 봐줄때도 있었죠. 저희가 작업을 안한이유는, 중대장이 그해 9월30일 제대이고 장교생활 7년 다채워가는 장교개말년 이었던 것입니다. 다른 대대의 중대장들도 우리중대를 함부로 대할수 없었고, 대대장들 조차 섯불리 건들지 않았습니다. 지원중대장이 짬이 더되었지만(행정반을 같이씀), 오히려 우리중대장이 말대꾸 막하며 따지고 해도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나날이 가고 중대장은 그해 9월 전역했습니다.
그해 12월 중대장이 새로왔고, 그사이 지원중대장이 대리 중대장을 맡아서 우리 수색중대를 같이 관리했습니다. 중대장이 오기전까지 우리는 거의 지원중대에 편입하다싶이 했고, 새로온 계급이 대위(진)인 중대장이 왔지만 장기에다가 짬차이가
92-00군번에 지원중대장은 소령(진)이었습니다. 새로온 중대장은 인품이 좋아 회식을 자주해주고 회관도 자주데려가 주었습니다. 지원중대장의 영향력을 벗어나진 못해서 지원중대에 배속된 작업을 우리가 같이 투입해서 도와주는 일이 많았지만, 많은 회식이 우리를 위로해 주었죠.
그리고 이 중대장은 그해 3월말 중대장 교육을 받으러 떠나고, 새로운 중대장이 우리 중대장으로 왔습니다. 계급은......중위;;;;; 대위(진)도 아니고......
그 중대장이 오고나자 바로 1대대장이 자기네 청소구역을 우리에게 넘기더군요;;; 우리청소구역은 막사이전으로 사라지게 되었는데, 그러기가 무섭게 우리에게 떠넘기는 겁니다. 자기네는 청소구역 없이.... 첫번째 중대장이었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우리는 그렇지만 이 중대장의 좋았던 점은 친구같은 중대장이었다는 겁니다. 01군번이었는데, 맨날 일없으면 행정반에 안있고, 내무실에 올라와서 중대원들이랑 친구처럼 같이 놀고, 잠도 자며 비싼 회식은 안했지만 한번도;;;;; 그래도 과자는 자주 사주며, 그리고 훈련때도, 고참간부들에게 쇼부를 치면서 훈련량도 줄일 정도로 사람이 좋았고, 1년정도 같이 생활했습니다.)
(뭐 컴맹이라 행정일일 도맡았던 난 개피봤지만;;;;)
마지막 중대장이 온건 05년 3월이었지만 이전 중대장(친구같던)이 자기도 중대장 교육 간다고 후임 중대장 벌써 정해졌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돌던 때라, 저희는 05년 1월부터 거의 낙동강 오리알 신세였죠. 이때부터 비극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중대장으로 올 사람은 사단에서 똘아이라 소문이 자자하고, 장기인데 다 못채우고 중위전역이 확정된 중위중에 핵폭탄에, 대위진급 2번 떨어진 경력이 화려한 중대장이었죠.
결과가 어땠을것 같나요? 결과는 중대에 들어오는 병사들의 상태가 말해주더군요....그 중대장이 오고나서 3명의 중대원을 받았는데, 1명이 정신감정이상에, 정신감정할때 그림그리는게 있는데, 그 그린그림이 아주 위험하게 나온 애였고, 한명이 자살미수였던 애,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나마 괜찮았지만, 할머니가 굉장히 위독하셔, 맨날 내가 분대장이었을때 그일로 상담할 정도로 불안정한 상태였던 애가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잘 이끌어 나갈려고 했는데, 3명은 중과부족이었을까요, 자살미수했던애가 얼씨구나 사단회의에 참가하려던 공병대장에게 쫄래쫄래 쫓아가서, 사단회의에서 헌병대장에게 인계, 그다음 저희는 사연도 모른채 헌병대 구속.....
저희는 헌병대에게 있지도 않았던 상황까지 함정수사까지 받으며 별의별 상황을 다 겪었습니다. 저희가 안때렸다는게 거의 확실해지니 그애는 불안했던지 제가 다른애를 때렸다는 말까지 하더군요... 다행히 그애는 그런일 없다고 말해줘 저는 나올수 있었지만, 그넘은 끝내 2대대로 넘어갔습니다.
마지막 말년휴가 가기전에 동원훈련을 2대대랑 같이 뛰게 되었는데,(저는 준비만 하고 뛸때는 말년휴가) 밑에있던 애들 말로는 그녀석은 그때도 밤 9시에 혼자 사라져서 2대대장의 지시하에 10시까지 수색하고 사격장에서 발견되었다더군요. 물론 연대장에게는 비밀로 붙이고....
그런 넘까지 우리중대에 넘어왔으니 볼장은 다 봤다고 봐야죠. 그런넘을 떠넘길정도로 중대장이 힘이 없었던 겁니다. 그리고 참고로 이야기 하자면 그 자살미수한 그넘은 우리 인가로서 필요가 없는 넘(인가가 꽉찬상태)였는데도 우리중대로 왔던겁니다. 한마디로 떠넘김게 확실하단 거죠. 저는 전역할때 앞의 사건으로 헌병대 조사를 계속받던시기에 말년휴가를 가고 끝내 바로 전역을 했습니다.
그 이후로 영창을 갔다더군요 2고가... 어쩔수 없던 일이었지만, 참 지금 생각해도 지휘관은 짬좀되고 힘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