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진공폭탄을 개발해 성능 실험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군 관계자의 발표를 인용, 이 폭탄은 핵폭탄이 터질 때 나오는 파괴력을 갖췄다고 전했다. 러시아 군은 이 폭탄에 '모든 폭탄의 아버지(father of all bombs)'라는 이름을 붙였다.
러시아 국영 TV인 ORT 1채널은 이날 폭탄의 투하실험 장면을 내보냈다. 알렉산데르 루크신 러시아 합참차장은 ORT 1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비행기에서 투하되는 이 폭탄은 실험 결과 효과와 파괴력이 핵무기에 맞먹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 기지에서 실시된 투하 실험에는 전략 폭격기 투폴레프 Tu-160이 동원됐다. Tu-160이 낙하산을 단 대형 폭탄을 떨어뜨리자 대형 폭발이 일어났다.
곧이어 시꺼멓게 타버린 흙과 앙상한 잔해만 남은 부숴진 건물들이 화면에 잡혔다. ORT 1채널은 "주변 토양이 마치 달표면처럼 변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러한 폭탄은 일반적으로 두 단계에 걸쳐 폭발한다. 첫 단계에서는 작은 폭발이 일어나 장약을 구름 속으로 퍼뜨리고, 이렇게 퍼진 장약이 공중에서 두 번째 폭발을 일으킨다. 두 단계에 걸친 폭발은 재래식 폭탄보다 파괴력을 훨씬 더 멀리 보낼 수 있다. 또한 폭발과 동시에 엄청난 공기가 소비되면서 일시적인 진공 상태가 형성돼 더 큰 피해를 야기한다.
ORT 1채널은 "초음파 충격과 엄청난 고온이 파괴력으로 작용한다"며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증발해 버린다"고 폭탄의 위력을 설명했다. 채널은 또 새로 개발한 폭탄이 '모든 폭탄의 어머니'로 불리는 미국 수퍼폭탄 MOAB보다 네 배나 더 강력한, TNT 44t과 맞먹는 폭발력을 지녔다고 전했다. 폭발 때 발생하는 열도 이번에 개발한 폭탄이 MOAB의 두 배에 이른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ORT 1채널은 "러시아가 만든 수퍼폭탄의 폭약은 7.1t 분량으로 미국 MOAB의 8t 보다 적지만 고효율의 새 폭약을 사용하기 때문에 폭발력이 더 강하다"고 부연했으나 어떤 폭약을 쓰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폭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내놓은 최신 작품이다.
루크신은 러시아가 또다시 군비경쟁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새 폭탄은 러시아의 안전을 지키고, 테러단체와 싸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