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민권을 가지고 공부하다 귀국해 늦은 나이에 군 복무를 마치고 이제 전역하면서 지난 2년을 되돌아본다.
더러는 군 생활을 인생의 공백기라고들 하지만 내 경험으로 볼 때 군 생활은 참으로 유용한 기간이었다.
극한 상황에서 강한 정신력과 인내심을 배우고 조직생활을 통해 내 자신의 장단점을 깨닫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돈 주고도 살수 없는 좋은 체험을 할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
흔히 미국사회를‘용광로’라고 한다. 다양한 이민자들을 용광로에 넣어 미국 국민으로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군도 우리 사회의 용광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군 복무를 통해 인생의 황금기에 있는
젊은이들이 학력차이, 빈부격차, 출신지의 벽을 허물고 국방의 의무라는 용광로에서 한층 더 성숙된 대한민국
국민으로 거듭 태어나게 하니 말이다.
무엇보다 병영생활은 평소 가까워질 수 없었던 다양한 인적 구성원을 만나 귀중한 인간관계,
즉 좋은 친구를 만들 수 있는 멋진 기회였었다. 한 지붕 밑에서 함께 먹고, 입고,
자는 생활뿐만 아니라 극한상황을 체험을 하면서 평생을 함께할 좋은 친구를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억지로 나를 좋아하게 할 수는 없었다. 오직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런 의미에서‘좋은 친구’를 얻었던 지난 2년은 내게 큰 행운이었다.
건전지 같이 힘이 있으면 가까이 하다가 힘이 없으면 버리는 그런 친구가 아니라,
손수건처럼 힘들 때 땀도 닦아 주고 슬플 때 눈물도 닦아 주는 그런 좋은 친구 말이다.
어디 가서 살더라도 내게 용기와 힘이 되어 준 좋은 친구들을 기억할 것이며, 좋은 친구를 만나게 해준
조국 대한민국과 병영생활을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