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항공기 HiMAT

arisu 작성일 08.05.20 1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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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전 당시까지만 해도 우수한 전투기의 척도는 '속도' 였습니다.

하지만 몇차례의 전쟁을 통해 속도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었고, 하나 둘씩 나 기체조종에 대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1970년대 초부터 미국 내에서도 고기동 기체에 대한 연구가 곳곳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오일쇼크를 위시한 애너지 대란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기체를 개발할것' 이라는 요구가 추가되면서 이런 시험들은 난관을 맞이하게 됩니다.
시험기란 기본적으로 한대만 만들어지거나 극히 소량만 생산하는것이 기본이고, 결과적으로 가격이 비싸질수밖에 없습니다. 작게 만들면 좀 싸지겠지만, 사람을 태우려면 앉을 공간 외에도 안전을 위한 장치가 이것저것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역시 일정 크기 이하로 만들기는 어려워집니다.
특히 당시 개발하려던 시험기는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기술이 대량으로 적용된데다, 인간의 한계영역에 이르는 고기동능력을 테스트해야 했기 때문에 인명피해를 위시한 위험부담이 지나치게 컸습니다.

여기서 연구원들은 발상을 전환합니다. '아예 사람을 태우지 않은 시험기라면?'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기라면 실험용 계측기와 무선조종장비만 탑재할수 있어도 충분합니다. 결과적으로 크기도 작아지고 인명피해에 대한 걱정도 사라지며, 무엇보다도 '훨씬 싼값에' 개발할수 있게 됩니다.

결국 NASA의 드라이덴 연구소는 1973년부터 Highly Maneuverable Aircraft Technology (이하 HiMAT) 이라는 이름으로 고기동 기술시험기 개발계획을 시작합니다. HiMAT 프로젝트의 목표는 1973년 당시에 밝혀진 공기역학적 기술로 시도할수 있는 모든 일이었습니다.
이 연구에는 NASA 외에 공군의 항공역학연구실과 오하이오의 라이트 패터슨 공군기지가 참가했고, 1975년8월 락웰 인터네셔널이 두대의 HiMAT 생산을 담당하면서 개발진에 합류했습니다. 두대의 기체는 대당 17.3 million $ 라는 저렴한(?) 가격에 완성됩니다.

완성된 기체는 1979년 7월 27일 첫 비행에 성공했고, 비행 연구는 두대의 HiMAT 실험기를 통해 1983년 1월까지 3년 6개월동안 26회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두대의 HiMAT 시험기는 각각 한대씩 NASA AMES 연구소와 스미소니언 국립 항공 우주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HiMAT 실험기의 길이는 23.5ft 이며, 날개폭은 16ft 로 F-16의 절반 수준입니다.
동체 후방에 장비된 후퇴익과 카나드를 조합한 독특한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시험을 위해 다른 형상의 파츠로 교체될수 있도록 모듈 설계가 적용되었습니다.

엔진은 제네럴 일렉트릭의 J-85-21 터보제트를 장비합니다. 이 엔진의 출력은 고작 5000파운드급이지만 (최신형 F-16용 엔진의 출력은 무려 32000파운드!) HiMAT 실험기의 중량이 660파운드의 연료를 포함해도 4030파운드에 불과한 관계로, Mach 1.6의 최고속도를 내거나 25000ft 에서 음속을 내면서도 8G로 지속적인 선회를 할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같은 고도와 속도에서 F-16의 한계기동은 4.5G 가량)

기체가 워낙 작은 관계로 랜딩기어는 스키드 방식을 사용했고, 결국 이륙은 NASA 소속 B-52의 우측 주익에 장비된채로 45000ft 까지 올라간 뒤에, 거기에서 투하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했습니다.
일단 분리된 HiMAT는 장비된 TV카메라의 영상을 지상기지에 전송하고, 지상기지에서는 테스트 파일럿이 그 영상을 보고 원격 조종하는 방식으로 각종 시험을 진행했습니다. 갑자기 지상기지와의 연결이 끊길때를 대비해 시험할때마다 TF-104G 한대가 항상 HiMAT 시험기의 비행을 감시했습니다.

HiMAT는 기본적으로 소형 무인기였고, 개발진들은 이런 특성을 감안해 무인시험기로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다종다양한 혁신적 기술들을 조그만 기체에 우겨넣었습니다.

개발진들은 HiMAT 특유의 고기동 능력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기존의 통제장비를 버리고 비행중 위협을 독자적으로 감지하고 자동으로 오차를 수정할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플라이 바이 와이어(Fly-by Wire:FBW)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후일 F-117 같은 다리미 비슷한것을 날아다니게 해준 신형 FBW의 부친뻘이 됩니다)
FBW의 개발은 텔레다인이 주 개발을 담당하고, 드라이덴측에서 시스템을 세팅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개발진들은 인간탑승상황에서는 상상조차 할수 없는 고기동 자료들을 입수할수 있게 됩니다.

HiMAT 시험기의 또다른 특징은 대량의 복합재료를 최초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엔지니어들은 소형 기체를 보다 가볍게 하고, 급기동중 높은 g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유리섬유계 복합재를 대대적으로 채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밀 계측된 데이터는 후일 X-29 전진익시험기등을 거쳐 현대의 민/군용기 대다수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주익끝에 장비된 작은 윙랫도 항력(Drag)을 감소시키고 연료소모를 극적으로 줄여준다는 점이 확인되어 후일 민간기 시장에서 폭넓게 사용됩니다.
이밖에도 두장의 카나드를 통한 공력통제, 전자적 능동출력통제, 무인기/지상기지간 통제시스템등이 HiMAT 실험기를 통해 검증되었습니다. 이는 상당수의 현대 항공기술들이 이 조그만 무인기를 선조로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당수 현대 항공기술의 개척자임과 동시에 대다수 현대 무인기들의 선조라니, 조그만 녀석 주제에 한일도 많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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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유용원의 군사세계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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