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그냥 가볍게 볼 수 있는 추억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바로 훈련의 꽃! (....아닌가^^;;) 유격훈련이지요.
유격하면 모두 떠올리실 겁니다.
일단 우리의 친구인 조교들이겠지요.
저 빨간 복장을 잊으실 수는 없을 겁니다! ㅋ
저같은 경우는 병장인데도 이상하게 꼬여서 조교선발이 안된 관계로...ㅠ.ㅠ
유격장에서 일이병 조교들한테 사정없이 까였습니다 ㅋ
마음에 안들면 저 조교들은 최강의 카드 열외를 사용하지요.
그다음에는 그냥 굴려주는 겁니다...ㅠ.ㅠ
그다음에는 역시 CS복이 아닐까 싶군요.
유격장에서는 그냥 진흙탕이고 강물이고 굴러대기 때문에 일반 전투복을 입지 않습니다.
대신 구형군복인 CS복을 나누어주고 미리 주기(자기의 번호를 표시)를 해두지요.
근데 이게 첫날에는 그런대로 입을만 한데,
훈련에서 받은 진흙이나 강물이랑 땀이 범벅이 된채 고이 숙성이 되어주시기 때문에...
다음날 아침이 되면 이거 진짜 냄새가 작살입니다.....
내게 그걸 어떻게 입었었나 몰라...ㅠ.ㅠ
아쉽게도 CS복에 대한 클로즈업 사진을 못구함....
마지막으로 유격 중에서도 백미에 해당하는 PT체조 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군인이 실시하는 도수체조와는 다소 다릅니다.
도수체조는 다팔목가옆등목 팔온뜀팔숨 의 12가지인데 반해
유격의 PT체조는 14개인가 15개인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근데 이 체조의 레벨이 작살납니다....
체조는 본래 마지막에 구호를 붙이면 안되지요. 하지만 이 유격장에서는 특수한 룰이 추가됩니다.
구호가 나왔다? 수많은 대대원 중에 구호가 하나라도 들렸다?
일단 그놈은 열외시킨 후 본격적인 처벌이 시작됩니다...ㅜ.ㅜ
모든 올빼미들에게 PT를 반복시키는 거지요...ㅠ.ㅠ (유격장에선 계급장을 아예 안붙입니다. 모두 올빼미라 칭하지요.)
많은 분들은 이 사진에 나오는 PT체조 8번인 온몸비틀기가 힘들다고 하십니다.
저 역시 이것때문에 죽을 지경이었죠 ^^;;
하지만 전 이게 더 힘들었습니다. 아마 12번인가...14번인가로 기억합니다.
점프뛰면서 발바꾸어 무릎앉아를 하는 것이었죠.
한 40개쯤 넘어가면 발이 벌벌 떨리면서
50~60개가 넘어가면 앉는 자세취하기가 힘들어집니다.....ㅠ.ㅠ
대부분의 훈련은 중간중간 적당히 짬이 나기에 몸을 사릴 수 있는 반면에
이 유격은 그렇지가 못했었죠.
순전히 병사들의 체력과 신체단련이 목적이기에
온종일 사정없이 굴립니다.
더군다나 이 유격은 주로 장마철에 받았었죠.
다시말해.....진흙탕과 썩은 물에 그냥 굴리는 겁니다 ㅋ
처음에는 몸을 사리다가도 흙탕물이 속옷까지 범벅이 되고나면
그때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CS복의 썩은내가 느껴지지 않아요...
전 이 유격훈련 4일째가 생일이었던지라....ㅠ.ㅠ
병장달고 일이병한테 까이면서, 쏟아지는 빗방울과 함께 생일을 추억했었더랍니다..쿨럭
여기까지 마치고 나면 최후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바로 복귀행군......
일반적인 행군과는 다릅니다.
유격훈련으로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40km에 달하는 거리를 걸어 복귀하는 것이지요.
한 2시나 3시경에 출발해서 부대에 도착한 것이 새벽5시경.....
더군다나 물품들이 물에 젖어서 군장의 무게가 플러스되었었죠...
저거 하고나서 아마 2일간은 제대로 못걸었습니다....ㅠ.ㅠ
이제 곧 유격의 시즌이 슬슬 돌아옵니다.
지금 유격을 준비하고 있을 우리의 후배나 동생들을 위해
생각만이라도 한번쯤 해줍시다.
수고하고 있다고 말이지요 ^^;;
나: 이제 슬슬 유격가지?
친구: 응...이번엔 복귀행군이 50km라더라....죽겠어...
나: 아...그렇구나. 나같으면 죽어버린다? 우캬캬캬!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