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대양해군을 지향하는 해군의 핵심전력인 214(1천800t.KSS-Ⅱ)급 잠수함 3번함인 `안중근함'이 4일 오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수됐다.
지난해 말 해군에 인도된 1번함 `손원일함'과 올해 말 인도될 예정인 2번함 `정지함'에 이은 세번째 214급 잠수함으로, 건조 및 시운전을 거쳐 2009년 말 해군에 인도돼 전력화될 예정이다.
함명은 안중근(安重根) 의사의 이름을 딴 것으로, 해군이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함명에 붙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잠수함은 기존 209급의 경우 장보고, 최무선 등 통일신라∼조선시대 말까지 바다에서 큰 공을 남긴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214급 잠수함에는 손원일, 정 지 등 광복 후 국가발전에 기여한 인물명을 함명으로 붙였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김태영 합참의장은 진수식 축사에서 "지난해 대형수송함 독도함과 이지스체계를 갖춘 세종대왕함에 이어 오늘 세번째 KSS-Ⅱ급 잠수함인 안중근함을 진수함으로써 해군은 `선진강군'을 향해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며 "이를 계기로 영해 수호 의지를 굳게 다지고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대응해 현장에서 완전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완벽한 군사대비테세를 유지해 달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오늘날 우리 해군이 이 같은 막강 전력을 갖추게 된 데에는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우리의 조선사업이 있기에 가능했다"면서 현대중공업과 조선산업 관계자들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대함전 및 대잠전, 공격기뢰 부설, 적 주요기지 봉쇄 및 차단 능력을 갖춘 세계 최고의 디젤 잠수함인 세번째 214급 잠수함 안중근함이 진수됨으로써 2018년 예정된 잠수함사령부 창설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형 이지스구축함(KDX-Ⅲ)과 함께 해군의 핵심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안중근함은 길이 65.3m, 폭 6.3m에 수중 최대속력이 20노트(37km)며 40명의 승조원이 탑승할 수 있다.
손원일함, 정지함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수면으로 부상하지 않고도 공기를 공급할 수 있는 공기불요장치(AIP)를 탑재해 약 2주간 수중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AIP는 현존 디젤 잠수함 기술 중 가장 최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우리 해군이 9척 보유하고 있는 209급(1천300t급) 잠수함은 공기불요장치(AIP)가 없어 수중에서 최대 2일밖에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잠수함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생존성과 은밀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또한 독일 하데베(HDW)사가 제작한 최신형 전투시스템(ISUS-90)을 탑재, 300여 개의 표적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레이저를 이용해 정확한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잠망경을 장착하고 있다. 원자력 잠수함에 버금가는 탐지능력을 갖춘 소나(Sonar:음파탐지장비)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양에서 작전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위성통신장비(SATCOM)를 탑재해 세계 어디에서도 연합작전이 가능하다고 해군은 덧붙였다.
해군과 현대중공업은 2000년 12월 독일 하데베조선소와 214급 잠수함 3척을 기술도입 형태로 건조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뒤 2002년 10월 제작에 착수했다.
해군은 214급 1∼3번함을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한 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1척씩 모두 6척의 214급 잠수함을 추가 건조하는 한편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사업비 2조5천억 원을 투입해 3천t급 잠수함 9척을 독자 개발할 계획이다.
이날 안중근함 진수식에는 김태영 합참의장과 정옥근 해군참모총장 등 군 주요 인사와 현대중공업 임직원은 물론 안중근 의사 숭모회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