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국내 방위산업체가 개발하여 생산하고 있는 국산무기들의 국산화율을 문제 삼으며 ‘무늬만
국산’이라 평한 것은 지나친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사례로 제시된 ‘이지스전투함’의 경우 모두 127종의 장비가운데 99종이 국산장비로 국산화율이 78%지만 총 사업비
가운데 53%가 미국으로 지출되었고, 국내연구개발사업비 가운데 17.3%만이 국산화에 투자돼 사실상 국산이라 할 수 없다고
하지만 모든 부품을 100% 자국제품으로 채워야만 국산이라고 보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나 컴퓨터 등도 일부 핵심부품은 외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기업에서 독자 설계하고 제작했기
때문에 국산브랜드를 달고 해외에 수출까지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것은 대부분의 기업에서 이뤄지고 있는 분업의 형태라 할 것이다.
즉 한 기업에서 모든 부품을 생산하는 것 보다는 일부 특화된 기업에서 각기 부품을 생산하고 이것들을 하나로 종합해
제품을 완성해 나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산장비도 예외는 아니라고 본다.
물론 일부 의원들이 지적한 것처럼 모든 부품을 국산화하고 국산 기술에 의해 무기를 생산한다면 그처럼 좋은 일은
없겠지만, 때로는 일부 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한 연구개발비와 개발 후 판로 등을 고려할 때 외국산 부품을 수입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된다면 굳이 국산화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사업비의 규모만으로 국산화율을 따지기 보다는 주요 부품이나 핵심 기술이 어느 정도 국산화 되었는지, 또 우리
실정에 맞도록 독자적인 설계를 하고 제작했는지가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방산장비 대부분이 우리 손으로 만들어지는 날이 올 때까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