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버스터
미국이 전략무기로 분류해 국외 수출을 통제했던 GBU-28 폭탄의 한국 판매를 승인함에 따라 2010~2014년 국방중기계획에 이 폭탄의 구매 계획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시작은 낙동강 오리알 된 퇴역 자주포 포신 재활용
한정판 생산이 순식간에 200여발 추가 생산으로 이어진 성공 사례( ? )
핵탄두 탑재 가능, 이스라엘도 100여발 도입
F-15E "스트라이크 이글"에서 투하되는 GBU-28의 모습
시작은 퇴역한 M110 8인치 자주포의 포신을 재활용하는 것이었지만 이 폭탄 1발이 약 6m 두께의 콘크리트와 30m 깊이의 일반 토사를 관통해버리는 기염을 토하자 161발을 추가 생산해 도입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별명이 "벙커버스터"일까만은...
인류 역사상
수없이 많은 무기들이 개발되어 운용되거나 사라져갔고 개중에는 수십개 국가에서 널리 운용된 명작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는 처음부터 명작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으면서도 태생이 매우 초라한 경우가 많다.
GBU-28은 위력이 강력했지만 워낙 급하게 개발된 탓에 자주포 포신을 절단하는 등의 개조를 거친 결과 이처럼 거대한 덩치를 자랑했다.
이 때문에 운용은 주로 폭격기나 전폭기에서만 이뤄졌고 일반 전투기들은 제공과 공지 타격임무만을 수행했다.
어지간한 미군의 폭탄이나 미사일로 파괴하기에는 너무나도 깊은 심도에 위치하고 있어 타격조차 입히지 못할 판국이었던 것이다.
개발진으로서는 전장에서 올라오는 요청에 거의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었지만 당장 20년 이상 개발에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적당한 성능의 폭탄을 개발하는데 애를 먹고 있던 찰나였다.
그렇다고 이렇게 고민만 하다가는 전쟁이 끝날 지경이고... 결국 개발진은 대안을 떠올렸다.
"무식하게 크고 폭약을 가득 채운 폭탄을 개발한다면?"
GBU-28이 얼마나 큰 폭탄인지를 알 수 있다.
당시 미군이 보유한 폭탄들에 탑재된 폭약은 평균 2,000파운드 정도였다.
하지만 덩치를 최소 3m 이상으로 키우고 폭약도 최소 4,000파운드 이상을 탑재한다면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개발진의 의견은 점차 일치되어 갔지만 문제는 이 정도의 폭약을 탑재할 탄체를 단시간내에 개발할 여유가 없었다는 점!
그렇게 절망하던 그들이었지만 때마침 그토록 갈망하던 폭탄의 탄체를 확보하게 해줄 "존재"가 나타났다.
비록 그 대상은 너무나도 초라했지만 개발진에게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니....
그 대상은 바로 퇴역한 M110 8인치 자주포!!
"저 폭탄때문에 우리는 발뻗고 잠도 못자겠네"
"내 걱정하지 말고 자네 걱정이나 하시게나. 난 이미 저 세상으로 갔잖아"
GBU-28 "벙커버스터"는 이처럼 미국의 적들에게 안전지대는 없다는 것을 입증시켰다.
항공 유도폭탄 개발하는데 웬 육군의 퇴역 자주포냐?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원래 명작이라는 것이 꼭 독창적이어야할 필요는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벨기에의 FN/MAG 58이 독일의 MG 42, 미국의 M1917, BAR 등의 장점을 충분히 규합해 명총의 대열에 들어가고, 독일의 G36이 마찬가지로 있는 총의 장점을 최대한 융합해 세계적인 군용소총의 대열에 오른 것처럼 이 신형 폭탄 역시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해진 경우니 말이다.
개발진은 8인치 포탄은 물론, 전술핵도 발사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한 내구성과 덩치( 구경이 8인치니 )를 충분히 보유한 M110의 포신에 주목했고 어차피 육군 입장에서는 퇴역해서 애버딘 야외 전시장에 전시하거나 고철로 처분해야할 M110이니 마찰이 일어날 것도 없고( 여담이지만 1990년대 중반, 미 해병대가 육군용 M240을 가져다가 M240G로 채용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육군은 M60을 끝까지 고집하고 있다가 해병대에서 자기들 총 멋대로 가져다가 선전하는 꼴에 열받기도 했으니 ) 이미 퇴역해서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으니 개발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해도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어차피 못쓰게 된 물건 재활용이니 )
이리하여 개발은 M110의 포신을 절단한 후 그 내부에 폭약을 채운 후 기존의 GBU-24 "페이브 웨이Ⅲ"의 유도장치와 신관 등의 부품을 결합해 1991년 2월, 항공기에서 투하해 두께 7m의 콘크리트를 관통하는 시험에 성공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물론 그 와중에 적지 않은 양의 M110 예비차량과 포신, 부품들이 한국으로 넘어갔지만 ) 그 위력은 예상처럼 강력했다.
완성된 GBU-28의 1발당 단가는 당시 돈으로 124,000달러에 불과했다.
자주포 포신을 개조한 폭탄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진들
아프가니스탄의 산악지대를 믿고 지하로 은신했던 오사마 빈 라덴은 졸지에 이리저리 쫓겨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현재도 미군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추격을 피해 은신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
하지만 그의 지지기반이었던 탈레반 정권은 붕괴되었고 안전할 것이라 판단했던 아프가니스탄의 산악지대도 그에게는 결코 좋은 안전지대가 되주지 못했다.
이는 기존의 퇴역 자주포 포신을 개조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는데 엄청난 파괴력에 비한다면 정말 터무니없을 정도로 저렴한 셈이다.
여하튼 이렇게 완성된 폭탄에는 GBU-28 "벙커버스터"라는 제식명이 부여되었는데 단기간 내에 개발된만큼 미군 내부에서는 이 폭탄에 대한 의구심이 짙었지만 그것은 첫 폭격에서 기우였음을 입증했다.
F-111F 전폭기에 탑재되어 투하된 GBU-28은 단숨에 이라크군 지하 사령부를 날려버리는 괴력을 발휘한 것이다.
직경 37cm, 전장 3.88m의 덩치에 5,000파운드에 달하는 폭약을 탑재했으니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지만 이 결과로 GBU-28의 무지막지한 위력을 확인한 미군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 결과 초창기 너무나도 급하게 개발되어 그 성능을 의심받았던 GBU-28은 걸프전쟁에서 2발이 투하된 이후 도리어 미 공군의 강력한 요청으로 1997년, 예산이 통과됨에 따라 약 161발이 추가 생산( 그래봤자 M110 포신 개조지만 )되는 행운을 누렸다.
이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개량이 실시되어 GBU-28은 F-15E "스트라이크 이글"에 탑재됨으로써 적의 중추부를 타격하는 임무에 투입되는 히든 카드로 군림했다.
물론 GBU-28은 너무나도 덩치가 커서 일반 전투기로는 운용이 불가능한 단점이 있었고 이 때문에 GBU-37이나 GBU-38 JDAM 등이 채용되었다.
하지만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개량형 GBU-28은 남부의 산악지대와 칸다하르 등지에 위치한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의 지하 동굴과 거점에 투하되어 그 위력을 과시하였다.
(펌) 퍼싱의 전쟁 영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