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 1. 5. 한미 합작의 한국군 병사: 장비, 신발, 겉옷, 모자 : 한국제. 코트, 소총, 탄환: 미제
맥아더 장군이 한강방어선을 시찰하기 위해 수원비행장에 내린 6월 29일. 수행원을 대동하고 고지에 올라선 맥아더 장군은 한강 너머로 바라다 보이는 서울 남산과 그 주변 일대를 한참동안 망원경으로 보고나서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근처의 참호(塹壕)로 걸어갔다. 그곳 개인호 안에는 한 병사가 꼿꼿한 자세로 서 있었다.
이때 맥아더 장군의 질문과 이에 대한 병사의 자신감과 사명감에 넘친 답변은 맥아더 장군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 주었고, 그로 하여금 미국 지원군을 한국전장에 신속히 투입할 결심을 하게 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맥아더 장군 : 자네 언제까지 그 호(壕)속에 있을 것인가?
국군 병사 : 옛! 각하께서도 군인이시고 저 또한 군인입니다. 군인이란 명령을 따를 뿐입니다. 저의 직속상관으로부터 철수하라는 명령이 있을 때까지 여기 있을 것입니다.
맥아더 장군 : 그 명령이 없을 때엔 어떻게 할 것인가?
국군 병사 : 옛! 죽는 순간까지 여기를 지킬 것입니다.
맥아더 장군 : 오! 장하다! 자네 말고 다른 병사들도 다 같은 생각인가?
국군병사 : 옛! 그렇습니다. 각하!
맥아더 장군 : 참으로 훌륭하구나! 여기 와서 자네 같은 군인을 만날 줄은 몰랐네. 지금 소원이 무엇인가?
국군병사 : 옛! 우리는 맨주먹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놈들의 전차와 대포를 까부술 수 있게 무기와 탄약을 주십시오.
맥아더 장군 : 음! 그리고 또 없나?
국군병사 : 옛! 없습니다.
맥아더 장군: 알았네, 여기까지 와 본 보람이 있었군.
이때 맥아더 장군은 병사의 손을 꼭 쥐고 나서 통역을 맡고 있던 김종갑 대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령! 이 씩씩하고 훌륭한 병사에게 전해주시오. 내가 도쿄로 돌아가는 즉시 미국 지원군을 보낼 것이라고. 그때까지 용기를 잃지 말고 훌륭히 싸우라고."
- 정일권(丁一權)장군 회고록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