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다 보니 이야기 하나가 더 생각나네..
육군은 모르겠고 공군은 의무전대라고 부르는데... 하루는 그곳에 갈일이 생겼다..
엄지 발가락 발톱이 살을 파고들어서, 발톱 밑에 있는 살이 밖으로 솟아난건데, 알사람은 알듯이,
이건 거의 죽음이다. 입대전에 한번 같은 일이 터져서, 발톱 일부 잘라내고, 솟아나온 살도 깊숙히 절단한
경험이 있어서.. 큰일이다 싶은 마음에, 의무전대에 갔더니.. 약 몇개 주고 경과를 지켜보잰다..
물론, 이게 나을리가 없지..
몇일 있다가 다시 찾아갔더니... 눈 풀린 군의관 하나가 오더라.. 농담이 아니라, 정말, 혀도 돌아간듯한 말투와 함께
눈도 살짝 풀린것 같더라.. 그 있잖아.. 삐리삐리하게 생긴 빙쉰같은 넘... 그런 군의관 걸렸다.. 대위였던걸로 기억난다.
다음부터는 대화체로 해본다.
군의관: "이거 발톱 뽑으면 된다.."
나: (겁나 허걱 했음.. 그래서 친절히 설명해 줬다.) "제가 사회에 있을때, 같은 일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때는 요기 조금 잘라내고, 살 조금 잘라냈습니다."
군의관: 그래? 그럼 그렇게 하지 뭐..ㅡ,.ㅡ 야! 마취제 갖고 와!! 5%짜리로!
의무병: (어디를 겁나게 헐레벌떡 갔다오더니) 군의관님 5%짜리가 없는데 말입니다.
군의관: 야! 다시 한번 좀 찾아봐... 마취제 없어?
의무병: (한번 찾아보더니) 5%짜리는 없고 말입니다. 3%짜리 밖에 없습니다.
군의관: 그래? 그럼 그거라도 써야지..뭐..
말은 안했지만, 직감적으로 5%짜리는 좀 쎈 마취약 3%짜리는 약한놈... 지금 내가 3%짜리 맞는다는 것은 마취가 제대로
안될 확률이 높다... 라는 것을 알았다.
군의관: (상처 부위에 마취 주사 두어방 놓고 난후) 아프냐?
나: 네 아픕니다.
군의관: (두어방 더 놓고) 아프냐?
나: 네, 아픕니다. 정말 아픕니다.
정말.. 상처에 주사놓고, 아프냐고 거기 꾹꾹 누르는데, 겁나 아팠다. 그 순간 직감적으로 마취가 잘못되었다 싶었다.
군의관: 원래 이거 마취 잘 안돼.. 그냥 잘라내자.. 아파도 좀 참아라..
나: !!!!!!!!!!!!!!!!!!!!!!!!!!!!!!!!!!!!!!!!!!!!!!!!!!!!!!!!!!!!!!!!!!!
그러더니, 가위를 갖고 오더니, 엄지 발톱 속으로 집어넣고선, 발톱을 잘라내더이다..
나: ^&%^&%*&^*(&*%#$%^&*(!!!!!!!!!!!!!!!!!! 악!!!!!!!!!!!!!!!!!!!!!!
군의관: 아프냐?
나: (야이 빙쉰아 너도 생발톱 마취 안하고 잘라봐!) 네! 아픕니다.
군의관: 참아라.. (글쓰는 이순간에도 등골이 오싹한다.)
한동안 그렇게 발톱을 자르더니, 이젠 발톱 뿌리까지 내려갔는데, 거기는 가위같은걸로 안하고 무슨 핀셋같은것을
가지고 발톱 밑에 집어넣고 뽑기 시작하더이다... 그 옆에 솟아나온 발톱 밑 살도 여지 없이 뽑아대더이다..
나: (미칠듯이) 아!!!!!!!!!!!!! 악!!!!!!!!!
이때, 군의관 소령이 들어오고, 옆에서 지켜보더니, 저에게 묻더이다.
군의관 소령: 아프냐?
나: (야이 쉐리야. 너도 보면 모르냐?) 네!!! 아픕니다.!!
군의관 소령: 이거.. 원래 아파... 좀 참어라...!
그렇게 10분정도를 내 발가락을 후벼파더니, 다 되었다고 붕대로 감아주더이다..
그 후에 몇주 지나서 휴가를 받았고, 휴가 때, 다시 동네 병원가서, 제대로 수술 받았다...
누가 이딴식으로 했냐고 의사 선생님이 겁나게 뭐라고 했다는...ㅡㅡ;;;
13년전 일이 아직도 어제일 같다.. 웬만하면 의무전대 가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