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분홍신...(스포 有)

블루마블 작성일 05.07.28 23: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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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상태나쁨


보러 가기 전에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는데..(며칠 전에 봤습니다.)
포스터도 마음에 들고, 김혜수 연기도 기대됐고..(김혜수 팬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게 되면 큰 기대를 하고 보더라도 기대에 따른 실망감 같은걸 잘 안 느끼는 편입니다.
아무튼.. 큰 기대를 안고 보러 갔던 분홍신...
대 실망이었습니다.
처음에 어느 여고생이 지하철에서 분홍신을 신고 걸어가다가 다리 잘리는 부분.
그 부분만 보고 '아하, 뭔가 있겠구나' 싶었는데...
'전혀 아니올시다' 였네요.
우리나라 공포영화(비단, 우리나라 영화 뿐만이 아니겠지만..)의 주된 패턴.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큰 사운드와 함께 무언가 나타나서 놀래키는 것.
분홍신에서 공포랍시고 보여주는 것들의 대부분이 고리타분한 그런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억지스런 반전 연출.
무릇, 반전이라 하면 극중 연출되었던 여러 장치나 정황들이 반전이 이루어질 때
관람자 입장에서 납득이 되어야 하는거라 생각을 하는데..(이해의 난이도와는 별개로.)
이건 너무 억지가 아닌가 합니다.
차라리 처음 여고생이 다리 잘릴 때 쓸데없이 특수효과 같은걸 넣지 말고 연출했더라면,
김혜수의 뚱뚱한 친구가 웨딩드레스 샾에서 죽을 때 몸이 붕~ 떠서 날아가거나 하는
연출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나마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혜수가 분홍신을 가짐으로 해서(귀신이 들려서) 땅 밑을 휘젓고 다니고,
그 무거운 친구를 번쩍 들어서 집어 던질 만한 괴력이 생긴거라고 하면 할 말 없습니다.
스토리의 핵심은 괜찮은 아이템이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분홍신을 보고 있자면, 뭐랄까...
미완성의 영화 같은 느낌이 드네요.
감독이 머릿속에 나름대로 무서운 연출을 하고는 있는데 그걸 스무스하게 연결 시키지 못하고
그때 그때 생각난 것을 끼워 넣기 식으로 만든 영화 같았습니다.
스토리의 앞뒤도 제대로 맞질 않고...
재밌게 보신 분들도 꽤 계시는 것 같던데...
저의 경우엔 근래에 본 영화 중 '최악의 영화'가 아니었나 싶네요.

분홍신을 떠나서 공포 영화에서 아쉬운 것 중에 하나가..
귀신이나 놀랄만한 장면이 나올 때 사운드를 갑자기 높여서 놀래키지 말았음 합니다.
셔터의 한 장면을 예를 들자면, 주인공과 애인이 차를 타고 가다가 정면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귀신을 보게 되는 장면에서 사운드를 넣지 말고 그냥 등장 시켰다면 훨씬 무섭지 않을까요?
그렇게 하면 심장마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 커서 그러는건지...
(사운드를 통해 릴랙스 시킬려고..?)

제가 여태 봐 왔던 공포 영화 중에서 손에 꼽으라면...
오멘, 엑소시스트 오리지날, 링1, 링2, 주온 비디오판 정도인 것 같네요.
오멘은 잘 기억이 나질 않고...
엑소시스트에서 악마 씌인 여자애가 거꾸로 다다닥 내려오는 장면..
링1의 마지막 장면.. 우물에서 나오다가 텔레비전으로 쑤욱~..(충격이었습니다 이건..)
링2에서 여학생 인터뷰 내용 편집하다가 나타나는 화면속의 귀신 장면..(섬뜩..)
주온의 그르륵 거리는 귀신.. 꼬마애가 고양이 소리 내며 여기저기 나타날 때...

어디 이 정도되는 영화가 없는지...

분홍신 보면서 여러가지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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