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영화를 보면 현기증이 나기 일쑤여서 안봐야지 안봐야지 하고 또 보게 되는게 바로 고어 영화다. 잔인하게 살육하는 장면에서 이전에 느끼지 못한 카타르시스랄까? 웬지 나 자신이 미친놈같이 느껴진다. 이런 고어 영화에 극도의 긴장 넘치는 스릴러를 가미한다면?
나는 미국영화가 이 세상 영화의 전부인줄만 알았다. 영어음성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일본공포영화를 알게 되었고 낯선 배우들의 일본음성에 기괴함을 느꼈다. 엑스텐션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음성 특유의 비비꼬는 발음을 내뱉는 배우들의 음성이 낯설게 느껴지는 데다가 하필 영화의 배경은 한적한 시골이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다. 숙제를 하기 위해 시골 친구집에 자기로 한 주인공은 첫날밤, 살인자가 집으로 침입하고 친구의 가족들을 모조리 살해한 뒤, 친구를 어디론가 납치하고 주인공은 친구를 구하기 위해 살인자를 추적한다. 집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살인과 집에 더 남은 사람이 없나 찾아다니는 살인자를 피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어떻게든 친구를 탈출 시키려는 주인공의 노력은 영화의 스릴러적 장면에서 더욱 부가된다.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주유소 가게에 들어가지만 살인자와 친분이 있는 가게 주인은 주인공을 미처 도와주기 전에 도끼에 찍혀 죽는다.
영화는 제목에서 말한대로 '하드고어 스릴러'라 할 수 있다. 집에 침입해 아버지를 죽이는 장면은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이 떠오르고 어머니를 면도칼로 난자하는 장면은 나이트메어의 프레디를 떠오르게 한다. 피는 사정없이 튀기고 어린 아들마저 살인자가 쏜 엽총에 등을 맞고 들판에 버려진다. 주인공은 그 광경을 목격하고 공포에 치를 떠는 한편 의리를 알기에 친구를 어떻게든 살인자에게서 떨어뜨리려 한다. 영화 후반부에서 살인자와 주인공은 마주치고 오줌보 쪼그라드는 긴장속에 격한 싸움을 벌인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반전인데 나는 여기서 배급사인지 프랑스 영화사인지 스놉시스를 쓴 놈을 전기톱으로 갈아버리고 싶다. 광고문구 자체가 스포일러였기 때문이다. 더 이상 말하면 여러분들이 이 영화를 관람할 때 아주 재미가 없어지므로 여기까지 하겠다. 하지만 반전은 정말 기가막히다.
하드고어의 백미를 장식하려는 듯 자동차안에서 잔디깎기용 전기톱에 갈리는 운전자의 모습은 매우 처참하다. 도움을 구하기 위해 무작정 차 뒤에 앉은 주인공은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아 출발하지 못하는 운전자가 전기톱에 갈려 뿜어져 나오는 피를 그대로 맞는다. 그리고 끔찍함에 지르는 비명은 아직도 머릿속을 멤돈다. 아.. 그때를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다. 정말 잔인했다.
고어영화 좋아하시는 분들껜 강추이고 반전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께도 강추이다. 단, 자신의 정신력이 강한지 의구심이 가는 분들은 웬만하면 무삭제는 보지 않길 바랄뿐이다.